컨텐츠 바로가기

10.06 (일)

[Y메이커②] '뜨거운 사이다' 문신애 PD가 예능계에 던진 사이다 한 마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Y메이커①] '뜨거운 사이다' 문신애 PD "여성도 정치·군사 이슈 논할 수 있다"에 이어 )

최근 10년 동안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여성 예능'은 한 손에 꼽힐 정도로 드물다. 2007년 종영한 '여걸식스', 2013년 종영한 '무한걸스', 지난 5월 시즌2까지 인기리에 방송한 '언니들의 슬램덩크' 정도다. 현재 방송 중인 프로그램으로는 '비디오스타'와 '뜨거운 사이다'뿐.

'뜨거운 사이다'가 여성 예능으로서 갖는 차별점은 버라이어티나 기존 남성 예능의 스핀오프가 아닌 주체적으로 여성의 목소리를 내는 토크쇼라는 데 있다. 출연진은 물론 PD, 작가를 포함한 제작진까지 모두 여성으로 구성된 '뜨거운 사이다'를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Q: 첫 회 첫 번째 이슈로 여성 예능의 부재를 다뤘다. 특히 '뜨거운 사이다'는 여성 이슈 토크쇼로 방송 전부터 눈길을 끌었다.

문신애 PD (이하 문): 예전에는 2034 여성의 관심사가 단순히 패션이나 뷰티 트렌드였다면 지금은 건강한 미용, 합리적 미용으로 신념이나 가치관이 바뀌었다. '나답게 나로서기'라는 채널 슬로건처럼 2034 여성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지금 당장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현안이나 여성의 삶과 밀착된 이슈를 주제로 2034 여성들이 원하는 목소리를 끌어내고 싶었다. 이를 위해서는 토크쇼 형식이 가장 적합했다.

Q: 출연진부터 제작진까지 모두 여성인데 어떤 특징이 있나?

문: 저희가 다루는 이슈를 이야기할 때 장벽이나 장애물, 방해 없이 온전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제작 이전 기획 회의를 할 때든, 실제 카메라가 켜지고 토크를 할 때든, 무슨 이야기를 해도 공감대와 연대감이 형성되더라.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Q: 김숙의 경우 국내를 대표하는 여성 예능인이다. PD로서 든든함이 들 것 같다.

문: 김숙은 '뜨거운 사이다'를 기획하고 출연진을 구성할 때 첫 번째로 생각한 분이다. 처음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했을 때 굉장히 호의적인 반응을 줘서 섭외하게 됐다. 실제로 MC들 중에서 맏언니이기도 하고 리더 스타일이다. 출연자들의 뜨거운 사이를 만들어주는 구심점 역할을 해준다. 토크할 때도 예능적인 재미나 흐름을 너무 잘 짚어줘서 든든하다.

Q: 여성이 주가 된 이슈 토크쇼이기 때문에 일부 남성 시청자의 비난을 받기도 한다. 성별 갈등을 더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는데?

문: 그런 비난은 사실 저희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EBS '까칠남녀'에도 쏟아진다. 처음 프로그램을 만들기 전부터 예상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저희 생각보다 더 민감하게 젠더 이슈에 반응한다는 걸 체감했다. 저는 오히려 여성 시청자의 날카로운 피드백을 더 신경 쓰면서 방송을 만들고 있다.

Q: '문제적 인물' 코너 게스트를 섭외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문: 기본적으로 사회에 메시지를 던질 수 있는 분들을 섭외하고자 한다. 또 다른 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었던 분들 위주로 모신다. 이은의 변호사나 이영 감독처럼 이전에 보지 못했던 그림들을 많이 연출하고 싶다. 여성끼리 모여 이런 이야기도 나눌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 앞으로 조금 더 귀감이 될 만한 분들을 모시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Q: '문제적 인물' 첫 번째 게스트 로타의 경우 온라인에서 이미 벌어진 논란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문: 로타라는 인물을 통해 대중문화에 미묘하게 들어가 있는 로리타, 소아성애 논란을 주제로 이야기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섭외했다. 조금 더 날카롭고 시원하게 파고들지 못한 부분은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TV라는 매체 특성상 진입장벽이 분명히 존재하고 이에 반해 매체 확산력이 있다. 온라인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담론을 TV에서 꺼내는 것 자체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 트위터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하지 않는 분들도 굉장히 많기 때문에 TV를 통해 이런 주제를 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부모님 세대는 저희 방송을 통해 '여혐'에 대해 알게 되고 공감하게 된다면 가치가 있지 않을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Q: 주로 패션, 뷰티 관련 프로그램을 연출해왔는데 '뜨거운 사이다'를 맡으며 새롭게 느낀 점이 있는지?

문: 패션프로그램을 많이 했지만, 넓은 의미의 트렌드, 2030 여성의 관심사를 계속 들여다봤는데 어떤 시점을 이후로 여성이 사회 이슈에 목소리를 내는 게 트렌드가 됐더라. 계속 트렌드를 옆에서 보고 표현한 사람이라 '뜨거운 사이다'가 크게 다르게 느껴지지는 않지만 저 또한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패션이나 트렌드 프로그램은 정답이 있지만, 이슈 토크쇼는 훨씬 다층적이다. 새롭게 느낀 점이 있다면 기본적으로 똑똑한 여성이 생각보다 훨씬 많다는 거다. 용기 있고, 소신 있는 똑똑한 분들이 굉장히 많다. TV라는 매체를 통해 이런 분들을 더 소개하고 싶다.

Q: 2017년에야 여성 이슈 토크쇼가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기도 하다. 여성 예능인, 여성 연출자가 드문 국내 방송가에 '사이다 발언' 한마디 해준다면.

문: 우리 사회에 유쾌하면서도 매력적인 여성이 굉장히 많다. 콘텐츠를 제작하는 입장에서 이런 좋은 인적 자원이 더 많이 활용됐으면 좋겠다. 대신 여성이 출연할 때 온전히 그 개인, 주체로서 어필할 수 있도록 시야를 넓혔으면 한다. 또 이런 사회 이슈를 세련되게 풀 수 있는 방법이 많으니 그런 방법들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연구하면 좋겠다.

Q: 여성 PD로서 한국 사회가 어떤 지향점으로 나아갔으면 하나?

문: '뜨거운 사이다' 부제 '할 말이 많으면 하는 게 당연하다'처럼 모두가 자기 목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동시에 그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 말을 하는 것만큼 중요한 게 들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희 프로그램 출연자가 모두 여성이라 좋은 점은 서로의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는 것도 있다. 이번에 김이나 작사가가 녹화를 마치고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내가 이야기할 때도 아이컨택하고 귀담아 들어주는 게 인상 깊었다"고 하더라. '뜨거운 사이다'를 통해 우리 사회가 더욱 이런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YTN Star 김아연 기자 (withaykim@ytnplus.co.kr)
[사진제공 = 온스타일]

▶뉴스 덕후들의 YTN페이스북

▶YTN과 친구가 되어주세요

[저작권자(c) YTN(Yes! Top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