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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유엔 인권대표 "EU, 리비아 난민 학대 눈감고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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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리비아에서 학대받는 난민들을 외면하고 있다고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UNOHCHR)가 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비판했다.

자이드 대표는 EU가 리비아 해안경비대에 선박 등 장비와 훈련 프로그램을 지원하면서 이탈리아에 도착하는 아프리카 난민 수가 크게 줄었지만 이는 학대받는 난민을 외면한 실패한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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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에 억류된 난민 청소년 [출처:UNICEF 홈페이지=연합뉴스]



자이드 대표는 "리비아에 억류된 난민들은 굶주림과 갈증, 가벼운 질병 때문에 죽거나 고문과 구타, 노예 노동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 심지어 이유 없이 살해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리비아 난민 구금 시설에서 수만 명의 난민이 고통받고 있으며 여성들은 성폭행을 당하는 사례도 빈번하다고 전했다.

독재자 카다피가 철권통치하던 리비아의 상황이 끔찍했다면 2011년 그의 사망 이후 무정부 상태나 다름없는 상황 속에 악마 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자이드 대표는 EU의 행동을 촉구했다.

소말리아, 예멘 등에서 탈출한 난민들은 리비아에 잘못 발을 디뎠다가 구금 시설에서 고통받고 있다. 상당수는 애초 유럽행은 생각하지도 않고 리비아에서 일자리를 구해보려다 난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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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인권최고대표 [AFP=연합뉴스]



지난주 리비아 구금 시설을 둘러보고 온 국경 없는 의사회의 조안 리우 회장은 전날 유럽 각국 정부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리비아의 난민 구금 시설을 '번창하는 인신매매· 고문 기업'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자이드 대표는 "짐승 같은 일이 벌어지는 현실을 외면하지 말고 함께 행동에 나설 때다"고 말했다.

mino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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