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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 밀려온 난민 꼬마 2주기…"세계는 아일란을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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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란 가족 터키언론 인터뷰…"누구나 난민될 수 있다" 공감 호소

연합뉴스

시리아 아이들, 난민이 되거나 폭격을 당하거나…
(서울=연합뉴스) 카타르 작가 칼리드 알바이흐가 카툰 '시리아 어린이에게 주어진 선택'에서 '남는다면'(If you stay)이라는 문구 위에는 옴란 다크니시의 모습을, '떠난다면'(If you leave)이라는 문구 위에는 아일란 쿠르디의 모습을 그려 시리아에 남아 있거나 탈출하거나 목숨이 위태로운 시리아 어린이들의 처지를 전했다. 다크니시는 작년 8월 시리아 알레포에서 공습으로 무너진 주택 잔해 틈에서 구조됐으며 난민 꼬마 쿠르디는 작년 9월 가족과 함께 지중해를 건너던 중 익사해 터키 해변에서 발견됐다. 2016.8.19 [알바이흐 트위터 캡처=연합뉴스] photo@yna.co.kr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 남서부 휴양지 보드룸 해안에서 난민 꼬마 아일란 쿠르디(당시 3세)가 숨진 채 발견된 지 오늘로 꼭 2년째다.

아일란의 가족은 2014년 시리아 북부 쿠르드계 밀집지역인 코바네를 떠나 터키에 도착했다.

아일란의 가족은 낯선 터키땅에서 살림살이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았다. 아일란의 형 갈리프가 다닐 학교도 없었다.

이듬해 9월초, 유럽행을 결심한 아일란의 가족은 다른 시리아 난민과 함께 그리스 코스섬으로 가는 배에 올랐다.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배는 에게해에서 좌초했고 아일란과 어머니, 형이 모두 목숨을 잃었다. 같은 배를 타지 않은 아버지만 세상에 남았다.

보드룸의 해안에 잠든 양 엎드린 아일란의 모습은 전 세계에 시리아 난민의 비극을 일깨웠다. 아일란을 계기로 유럽은 대규모 난민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난민을 보는 세계의 시선이 다시 냉담해지는 데는 몇 달 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아일란의 고모 티마 쿠르디가 2일 터키 언론과 인터뷰에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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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영국 매체 1면에 일제히 실린 아일란의 모습
[EPA=연합뉴스]



캐나다에 거주하는 쿠르디는 "그때 전 세계가 아일란의 모습에 함께 울고 누구나 일말의 책임감을 느꼈지만 그 후 2년간 상황이 비극적으로 전개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은 테러리스트 공포에 질려 난민도 이주민도, 무슬림도 원치 않는다고 말하거나, 정치인이 아니라며 난민 문제를 외면한다"면서, "정작 온갖 나라가 시리아를 노리고 시리아로 몰려갔다"며 외국의 이중적 태도를 꼬집었다.

쿠르디는 누구나 난민 또는 이주민의 처지가 될 수 있다며 난민에 공감을 호소했다. 각국 정치인에게도 이런 목소리를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

쿠르디는 아일란 이후에도 난민 아이들 수천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지적하며, 난민 문제의 해결책은 전쟁을 끝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말만 하지 말고, 난민을 만드는 근본 원인인 전쟁을 끝내야 한다"면서 "난민에게 물어보면 대부분은 (외국에 살지 않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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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시리아 국경지방 텐트촌의 난민 꼬마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작년 8월 터키 남부의 난민촌 천막앞에서 난민 꼬마가 햇빛에 눈을 찡그리며 서 있다. 2016.9.1 tree@yna.co.kr



가족을 한꺼번에 잃은 아일란의 아버지 압둘라는 현재 이라크 쿠르드자치지역로 이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KRG)의 마수드 바르자니 대통령의 제의를 받아들여 쿠르드자치지역 수도 아르빌에 살고 있다고 한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시리아 난민은 550만명이며 이 가운데 약 절반이 18세 미만 아동이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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