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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이탈리아행 난민 행렬 '급제동'…8월 도착 난민, 약 90%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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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도착한 전체 난민 수도 6.85%↓…난민 행렬 제동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지중해를 건너 끝없이 밀려들던 이탈리아행 난민 행렬에 급제동이 걸리고 있다.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로 들어오는 아프리카·중동 난민 수가 7월 이래 눈에 띄게 줄고 있다.

28일 이탈리아 일간 '일 솔레 24 오레'에 따르면 지난 달 초부터 지난 25일까지 이탈리아에 입국한 난민 수는 1만4천391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4만4천846명에서 68%나 급감했다.

연합뉴스

지중해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난민선 [AP=연합뉴스]



특히 8월 들어서는 감소 폭이 더 커져 8월 도착 난민 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86%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올 들어 지난 25일까지 들어온 난민 수 역시 약 9만8천명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6.85% 감소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2014년 이래 지속적으로 상승 곡선을 그리던 이탈리아 입국 난민 행진에 브레이크가 걸린 것은 리비아 해안 경비대의 불법 난민 감시 활동이 강화됨에 따라 리비아 항만을 떠나는 난민선 숫자가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리비아 정부의 불법 난민 단속이 강화된 여파로 세이브더칠드런, 국경없는의사회(MSF) 등 지중해에서 난민 구조 활동을 펼쳐온 대부분 NGO가 활동가들의 안전을 우려해 지중해에서의 난민구조선 운영을 잠정 중단한 것도 난민 감소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하지만, 국제이주기구(IOM)는 "이런 현상이 장기간 지속될지 여부는 아직 판단할 수 없다"고 말해 불안정한 리비아 국내 상황에 따라 난민 감소 추세가 다시 언제든 반전할 수 있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한편, 2014년 이래 60만 명의 난민을 받은 이탈리아 정부는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난민에 대한 적대적인 여론이 급부상, 정치적 부담이 커지자 최근 들어 다양한 방식을 동원해 난민 억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탈리아는 파올로 민니티 내무장관의 주도 아래 대외적으로는 리비아 해안경비대에 대한 지원 강화, 대내적으로는 지중해에서 활동하는 난민 구조 비정부기구(NGO) 압박이라는 강경한 '투 트랙'의 난민 전략을 가동하며 그동안 빗장이 풀렸던 난민 행렬을 막는 데 일단 성공한 모양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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