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착제로 붙인 인조손톱
알레르기 접촉 피부염 유발
소독 않고 귀 뚫는 청소년
금속 알레르기, 감염에 취약
제모, 치아 미백, 네일케어, (귀걸이·피어싱용) 귀 뚫기…. 병원이나 전문기관이 아닌 집에서 피부 관리나 미용을 즐기는 ‘셀프 메디·뷰티족’이 늘고 있다. 관련 제품은 사용하기 편리한 데다 경제적이라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무심코 사용하다 보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사소한 상처와 피부 손상이 반복돼 피부염, 세균 감염, 화상으로 악화할 수 있어서다. 아름다움만 쫓다 건강을 놓칠 순 없다. 셀프 메디·뷰티를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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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모제는 화학 성분을 이용해 피부 표면에 자란 털을 녹인다. 고대안산병원 피부과 문혜림 교수는 “대부분의 제모제는 알칼리 성분”이라며 “피부가 알칼리성 환경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피부 보호 장벽이 파괴돼 자극과 염증에 취약한 피부로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모 왁스는 왁스 성분을 녹여 제모 부위에 발라 사용한다. 왁스를 뜯어내면 털의 뿌리까지 함께 제거된다. 문제는 왁스를 피부에 붙였다 떼어 내는 과정에서 각질층이 손상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제모 직후에는 각질이 제거돼 피부가 부드럽고 윤기 나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피부가 건조해져 알레르기 접촉 피부염, 건성 피부염이 생길 수 있다.
가정용 레이저 제모기는 털이 만들어지는 모낭에 광선을 쬐어 털이 자라지 못하게 하는 원리다. 피부색이 어두운 편이거나 휴가를 다녀온 후 피부가 검게 그을린 사람은 사용 시 주의해야 한다. 멜라닌이 많이 분포돼 있는 만큼 광선 흡수량도 증가해 화상을 입을 수 있어서다. 김범준 교수는 “사용자의 피부색에 맞는 레이저 강도를 선택해야 한다”며 “특히 제모 부위에 레이저를 골고루 도포해야 균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모한 자리에 보습제 발라야
요즘에는 깨끗하고 하얀 치아를 유지하기 위해 집에서 수시로 치아 미백을 한다. 치아에 바르는 젤 형태부터 붙이는 패치, 광선을 쬐어 미백 효과를 주는 가정용 의료기기까지 다양한 제품이 있다. 치아 미백 제품의 핵심 성분은 과산화수소다. 과산화수소는 쓴맛의 무취한 액체이며 보통 식품이나 약제의 표백제·소독제로 쓰인다. 국소용 과산화수소 용액은 치아를 표백하는 효과가 있어 치아 미백용으로 사용된다.
문제는 용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과잉 사용할 때다. 과산화수소가 잇몸과 피부 점막에 닿으면 부식을 일으킬 수 있다. 경희대치과병원 보존과 장지현 교수는 “고농도 과산화수소로 장기간 치아 미백을 하면 칼슘·인 등 무기질이 치아에서 빠져나가 약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용하면 치아 과민증, 즉 시린이 증상도 잘 생긴다.
이럴 때는 사용을 즉각 중지하고 치과를 방문해 상태를 점검받아야 한다. 요즘에는 온라인 직구(직접구매)나 구매대행 업체를 통해 해외 치아 미백 제품을 구입하는 사례가 많다. 장지현 교수는 “한글 표시가 없는 해외 제품은 과산화수소 농도나 사용법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며 “임의로 사용했다가 부작용을 겪을 수있다”고 강조했다.
고농도 과산화수소 미백 삼가야
매니큐어와 함께 인기를 얻고 있는 ‘젤 네일’도 사용할 때 주의해야 한다. 젤 네일은 컬러 젤을 손톱에 바른 후 자외선을 쬐어 굳히는 방식이다. 일반 매니큐어보다 지속성과 광택감이 뛰어나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젤 제품의 단점은 쉽게 제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젤을 손톱에서 제거하려면 전용 드릴로 갈아내거나 인위적으로 뜯어내야 한다. 손톱을 아세톤에 10~20분간 노출시켜 젤을 녹이기도 한다. 젤 네일을 떼어낼 때 손톱의 보호막이 같이 제거되면 표면이 건조해지고 손톱에 변형이 오기 쉽다. 아세톤 때문에 단백질이 손상돼 손톱이 하얗게 변하기도 한다. 손톱 주변을 깨끗이 정리하기 위해 각질(큐티클) 제거를 자주 하는 것도 위험하다. 가천대길병원 피부과 김희주 교수는 “큐티클은 손톱 보호막 역할을 한다”며 “함부로 제거하면 2차 세균 감염에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젤 네일’ 석 달 이상 사용하면 안 돼
귀걸이나 피어싱을 하기 위해 집에서 스스로 귀를 뚫는 경우도 있다. 집에서 뚫을 때는 ‘귀 뚫는 총’으로 불리는 용품을 구입해 사용하거나 얼음찜질로 귀를 얼얼하게 한 뒤 끝이 뾰족한 귀걸이로 뚫는다.
가정집에는 멸균·소독 기구를 갖춰놓기 힘들다. 소독하지 않은 상태에서 피부에 상처를 내면 감염 위험이 커진다. 특히 소아나 청소년은 감염에 취약하고 금속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 쉽다. 김희주 교수는 “여학생에게서 금속 알레르기가 처음 발생하는 계기가 귀를 뚫는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많다”며 “목걸이·시계 밴드 등 금속을 접촉했을 때 피부염이 생긴 경험이 있다면 셀프 귀 뚫기에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상처가 난 뒤 흉터가 크게 남는 켈로이드성 피부라면 아예 귀를 뚫지 말아야 한다. 켈로이드성 피부인 사람이 귀를 뚫으면 귓불에 울퉁불퉁한 혹이 올라온다. 수술로 제거해도 재발이 잦을 만큼 치료하기 까다롭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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