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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기] 소니 헤드셋 MDR-1000X, 담백한 음질에 소음차단 자유자재…'터치 잠금' 안돼 아쉬워

조선비즈 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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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기] 소니 헤드셋 MDR-1000X, 담백한 음질에 소음차단 자유자재…'터치 잠금' 안돼 아쉬워

서울흐림 / 7.0 °
음악 감상은 평소 낙(樂)이 많지 않은 현대인들이 ‘힐링’할 수 있는 쉬운 방법 중 하나다. 스마트폰과 통신 환경의 발전으로 원하는 음악을 무선인터넷으로 바로 찾아서 듣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더욱 쉽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무손실 음원(FLAC) 서비스까지 활성화될 정도로 음질에 대한 기대 수준도 높아졌다. 조금 더 좋은 이어폰과 헤드셋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한번쯤 해볼 만할 정도로 디지털 음악 서비스가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이다. 값비싼 이어폰과 헤드셋 같은 리시버 시장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최신 스마트폰을 사면 기본으로 들어있는 (번들)이어폰도 성능이 좋아졌지만 음질에 대한 사용자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10만원을 넘어 수십만원에 달하는 이어폰과 헤드셋 시장도 커지고 있다.

고가 이어폰이나 헤드셋에서 주목받는 기술이 바로 노이즈캔슬링(NC·소음차단)이다. 다양한 블루투스 헤드셋 중 출시한 지 1년 가까이 된 소니 NC 헤드셋 MDR-1000X를 직접 써봤다. 작년 9월 출시 당시 49만9000원에 출시된 이 제품은 최근 일부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약 40만원으로 할인 판매되고 있다. 중고시장에서는 관리가 꽤 잘 된 제품을 30만원 가량에 구할 수 있다.

소니 MDR-1000X 제품과 착용 모습. /김범수 기자

소니 MDR-1000X 제품과 착용 모습. /김범수 기자



◆ 주변 소음 자유자재로 차단...담백한 음질로 뽐내는 기본기

소니 MDR-10000X를 구매하기 전 음향 기기의 명가 보스 QC35가 먼저 ‘위시리스트’에 있었다. 그러다 지난 5월 미국 출장 중 소니 MDR-1000X를 이미 사용중인 동료의 추천과 미국 현지 전자 기기 유통업체 베스트바이의 할인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보스 제품보다 약 10만원 더 비싼 소니 제품을 구매, 3개월간 사용했다.
NC 기술은 사용자들 사이에서 보스가 앞서 있다는 평이 워낙 많다. QC35에 눈독을 들였던 만큼 여러 차례 청음을 해보고 MDR-1000X와 비교해보면서 전문가는 아니지만 NC 기능에서는 두 제품이 큰 차이가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NC는 리시버에 부착된 마이크에 주변 소음이 입력되면 소음의 음파와 반대되는 음파를 내보내 리시버에 유입되는 소음을 막는 기술이다. 사용자의 귀에는 최대한 소음이 걸러진 상태에서 음악만 들리기 때문에 음악의 집중도는 물론 영화 등 영상물 시청에도 좋다.

소니 MDR-1000X의 NC 기능은 실제로 비행기를 탔을 때 빛을 발한다. 비행기 날개 부근에서 들리는 엔진 소리도 차단할 수 있을 정도다. 바로 옆에서 들리는 아기의 울음소리까지 차단하는데 NC 기능은 소니와 보스 제품 모두 우위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훌륭하다.

비행기, 지하철, 카페 소음을 차단하면서도 길에서는 앰비언트(ambient·주위의 소리를 의미) 기능을 켜서 사용하면 보행 중 헤드셋 착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물론 걸어다닐 때 헤드셋은 가급적 쓰지 않는게 좋다.


소니의 MDR-1000X가 가격이 더 비싼 이유는 NC만이 아니라 앰비언트 버튼을 눌러 사람의 목소리만 투과시키거나, 주변 모든 소리를 어느정도 들리도록 설정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헤드셋 우측에 있는 터치패드를 완전히 감싸면 주변 모든 소리가 잘 들리도록 해주는 기능도 있다. 가죽 재질의 마감과 밴드 부분의 스틸 소재 마감이 보스의 플라스틱 소재보다 묵직한 느낌을 준다.

(왼쪽부터)밴드 상단은 가죽부분으로 마감돼 머리에 닿았을 때 거부감이 적다. 구형 비행기에 탔을 때 사용할 어댑터가 들어있다. NC버튼과 앰비언트 버튼을 통해 NC모드와 함께 목소리만 들리도록 하거나 주변 소리가 잔잔하게 들리도록 선택할 수 있다. /김범수 기자

(왼쪽부터)밴드 상단은 가죽부분으로 마감돼 머리에 닿았을 때 거부감이 적다. 구형 비행기에 탔을 때 사용할 어댑터가 들어있다. NC버튼과 앰비언트 버튼을 통해 NC모드와 함께 목소리만 들리도록 하거나 주변 소리가 잔잔하게 들리도록 선택할 수 있다. /김범수 기자



QC35와 MDR-1000X 중 고민하는 사용자가 실제로 많다. 만약 보스 특유의 저음을 강조한 음질에 거부감이 없거나 선호한다면 보스 제품이 나을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소리도 튀지 않고 전체적으로 담백한 음질을 원한다면 소니 MDR-1000X를 추천한다. 기존 MDR 시리즈에서 구현한 실험적인 음질이 아니라 MDR-1000X는 본래 소니다운, 전체적으로 튀는 소리 없는 담백한 음질을 들려주기 때문이다. 특정 소리가 더 잘 들리도록 무리하게 강조하지 않았다.

착용감의 경우 보스 제품이 편하다는 리뷰가 많은데 소니도 뒤지지 않는다. 다만 소니 제품은 착용했을 때 더 도드라져 ‘요다(영화 스타워즈의 외계인 캐릭터)’ 같다는 얘기를 더 자주 들을 수 있다.


◆ 터치 패드 잠금 기능 없어 아쉬워

MDR-1000X의 터치패드 기능은 장점인 동시에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헤드셋 우측면 전체가 터치패드인데 음악 재생·정지, 음량 조절, 음악 넘기기, 전화받기를 터치와 드래그로 쉽게 조정할 수 있다. 하지만 터치 패드를 잠글 수 없다. 혹시나 스마트폰 앱으로 터치 잠금 기능을 추가했을까 찾아봤지만 없다. 큰 불편함은 아니지만 잠깐씩 벗을 때나 누워서 쓸 때 고개를 돌리면 터치 패드를 건드리는 경우가 많아 신경쓰인다.

또 (이른바 뽑기 운일 수 있으나) 바지 왼쪽 주머니에 스마트폰을 두고 걷다가 고개를 90도로 회전했을 때 블루투스 끊김 현상이 발생한다. 자주 발생하는 현상은 아니지만 실망스러운 부분이다. 블루투스 통화 기능 역시 마이크 성능이 떨어져 조용하지 않은 곳에서는 통화가 어려운 점도 아쉽다.

블루투스로 쓰는 경우가 많지만 유선으로도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이럴 경우 배터리 사용시간이 늘어난다. NC 기능을 활성화시킨 상태에서 블루투스로 사용해도 배터리는 최대 20시간을 유지하는데 사용 중 전원 버튼을 누르면 배터리 잔여량을 확인할 수 있다. 사용 중 배터리 부족으로 불편한 점은 없었다.

김범수 기자(kb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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