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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 우려까지 나오는 베네수엘라의 극심한 혼란이 주변국으로 번지고 있다. 생활고와 치안불안으로 살기 힘들어진 베네수엘라인 수만명이 ‘정치적 난민’이 돼 인접한 남미 각국에 쏟아져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 등은 브라질 북부 호라이마주의 수엘리 캄푸스 주지사가 8일(현지시간)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국경 경계를 강화할 군인 3500명을 파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에서 넘어온 이주민들로 인해 자체 경찰만으로는 주민 안전을 책임질 수 없는 지경이 됐다는 것이다. 이 지역에서 군병력을 요구한 것을 올 들어 두번째다.
작은 국경도시 파카라이마는 호라이마주에서도 가장 상황이 심각하다. 베네수엘라 산타헬레나에서 불과 15㎞ 떨어진 인구 1만2000명이 사는 곳에 3만명이 넘는 베네수엘라 이민자들이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브라질 연방경찰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이 도시에 들어온 난민 신청은 6438건으로 이미 지난해(2312명)의 3배 수준이다. 2015년(230명)에 비하면 30배도 넘는다.
줄리아노 산토스 파카라이마 시장은 “지난 10년간 딱 1건뿐이었던 살인이 지난 8개월간 6건이 넘게 일어나고 도난, 납치 사건도 있었다”며 “불법무기와 마약이 거래되며 성매매, 인신매매까지 이뤄지고 있다. 안전한 도시가 1년새 너무 변했다”고 현지 글로보에 말했다. 현금 마련을 위해 베네수엘라에서 석유를 가져와 내다 파는 사람들도 많아져 암시장도 형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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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카라이마로 들어온 베네수엘라인 중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걸어서 인근 대도시 보아비스타를 향하는 경우도 있다. 여행 목적으로 국경을 넘은 이들은 브라질 전역으로 이동해 불법 체류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들이 수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유엔난민기구(UNHCR)가 집계한 올해 난민 망명 신청자는 1만2960명에 그친다.
불안정한 사회를 떠나 피난길에 오른 베네수엘라의 정치 난민은 인구의 10%에 가까운 28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미국(1만8300명·UNHCR 난민신청 기준)과 아르헨티나(1만1735명), 스페인(4300명), 우루과이(2072명) 등지로 떠났다. 2014년과 2015년 망명 신청이 1건도 없었던 멕시코에도 베네수엘라 난민 1420명이 도착했다.
지난달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제헌의회 출범을 강행하면서 마두로 정권과 반정부 세력의 충돌은 극단으로 치닫고 사회불안은 더 커졌다. 이날 카라카스 외곽 마이케티아공항에선 총격 사건이 발생해 외국인 1명이 숨졌다. 제헌의회는 출범 다음날인 지난 5일 루이사 오르테가 디아스 검찰총장을 해임했다. 친정부 성향의 대법원은 지난 2주 사이 반정부 시위를 막지 않은 시장 5명을 해임하거나 징역을 선고했다.
사태를 수습할 능력도, 의지도 없는 베네수엘라 정부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9일 제헌의회가 민주주의를 훼손한 점을 들어 고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친형 아단 차베스를 포함한 전·현직 정부 인사 8명에 대한 추가 경제제재를 단행했다. 베네수엘라 석유 수입도 중단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남미 국가들 역시 마두로 정부를 ‘독재정권’으로 규정하고 지역의 공동시장인 메르코수르에서 베네수엘라에 대한 회원 자격을 무기한 정지시켰다.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은 “남미 대륙은 민주주의 외 대안이 존재할 공간이 없다”며 제명 이유를 설명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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