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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찍는 몰카, 몰래 팔지 않는 몰카
도청 장치, 감청 기기, 거치용/휴대용 몰카, 비아그라, 흥분제
인적이 드문 낡은 상가 건물 3층. 입구에 붉은 글씨로 적힌 입간판이 심상치 않습니다.
가게마다 유리창에 '몰카'라고 적힌 글씨도 눈에 띕니다.
한 달에도 수십 차례 언론에 오르내리는 이름, 몰래카메라(몰카).
최근 성범죄에 악용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 몰카가 어떻게 버젓이 판매되는 걸까요.
"사무직이시면 카드형이나 명함지갑 모양이 좋겠네. 이게 가볍고 사무실에서 쓰기 좋아요." - 몰카 판매 매장직원 A
지난 8일 방문한 한 전자상가. 몰카 구입은 쉬워도 너무 쉬웠습니다. 단추, 물병, 지갑, 라이터, 자동차 키 모양까지 종류도 다양합니다.
"USB모양. 이게 최신형이에요. 이건 절대 안 들켜. 웬만한 전문가도 렌즈 위치를 찾기 힘들거든." - 몰카 판매 매장직원 B
가격은 10만원에서 30만 원대. 추가 비용을 내면 개인 소지품을 즉석에서 몰카로 개조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것보다 몰카 찾는 손님이 두 배 이상이야. 하루에도 몇 명씩 올 때도 있고." - 몰카 판매 매장직원 B
많은 날에는 하루 4명 이상 몰카 제품을 찾습니다. 작년보다 수요가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어차피 불법도 아닌걸요. 쓰다가 걸리면 손님이 책임지는 거고 우린 모르죠." - 몰카 판매 매장직원 A
이토록 당당한 몰카 판매와 손쉬운 구매가 가능한 이유는 현행법상 몰카 거래가 불법이아니기 때문입니다. 타인의 신체를 찍어 '반포·판매'하는 행위만 규제하고 있죠.
온라인에서도 몰카를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검색창에 '몰카 안경'이라고 검색해봤습니다. 판매 사이트만 수십 개. 성능과 모양, 가격대별로 관련 상품이 70개 이상 올라옵니다.(7일 기준)
전문가나 허가 받은 사람에게만 소형 카메라 거래를 허락하는 미국과 대비되는 지점입니다.
구멍 뚫린 몰카 판매는 결국 범죄로 이어지는 모양새입니다. 몰카 범죄는 2006년 517건에서 지난해 5천185건으로 10년 만에 10배 이상 증가했죠.
이에 많은 사람들이 몰카 판매에 문제 의식을 느끼기 시작했는데요. 지난 4월에는 온라인 법안 발의 사이트에서 '몰카 판매 금지법' 제안에 약 1만6천명이 서명했습니다.
판매를 규제하지 않은 채 계속되는 몰카 단속.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단속이 되지 않도록 개선이 필요합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은 기자·조윤진 김유정 인턴기자
junep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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