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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난민구조NGO기구, 불법 난민조직과 내통?…사진 공개돼 곤욕(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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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검찰 "조사 중인 NGO활동가들, 난민 밀입국조직과 직접 연계는 없어"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2일 이탈리아 당국에 의해 난민 구조선이 몰수된 독일의 난민구조 비정부기구(NGO)가 난민 밀입국조직과 내통하는 듯한 장면이 담긴 사진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3일 뉴스통신 ANSA에 따르면 지중해에서 난민 구조 활동을 펼치고 있는 NGO 가운데 하나인 독일의 유겐트 레테트가 운영하는 난민 구조선 이우벤타가 지중해에서 난민 밀입국 조직으로부터 난민들을 건네받는 듯한 사진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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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밀입국조직으로부터 난민들을 일사불란하게 인계받는 듯한 사진이 공개돼 곤욕을 치르고 있는 독일 NGO 선박 [ANSA 홈페이지 캡처]



네덜란드 선적의 길이 33m의 배인 이우벤타는 전날 불법 이민을 방조한 혐의로 이탈리아 해안경비대와 경찰에 압수 조치돼 이탈리아 남단 람페두사 섬으로 호송됐고, 현재 승조원들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우벤타호가 위급한 상황에 처한 난민들을 수색하거나 구조하는 것이 아니라, 해상에 유유히 배를 멈춘 채 난민 밀입국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업자들로부터 일사불란하게 난민들을 건네받는 장면을 담긴 사진이 공개되자 이탈리아에서는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분노의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인도적인 목적에서 위험을 무릅쓴 채 난민들의 목숨을 구하는 데 헌신해 온 것으로 알려진 NGO가 실은 난민밀입국 조직으로부터 손쉽게 난민들을 인계받아 이탈리아 항구로 실어나르는 '택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일각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상당수가 실망감을 표현했다고 ANSA는 전했다.

유겐트 레테트는 비난이 폭주하자 트위터로 성명을 내고 "(선박 압수로 지중해 난민에 대한)수색·구조 작업을 수행할 수 없는 것에 유감"이라며 "생명을 구하는 일은 현재에도, 미래에도 우리의 최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유겐트 레테트는 이탈리아 정부가 지중해에서 활동하는 NGO 단체들의 적극적인 난민 구조 활동을 억제하기 위해 최근 제정한 '행동 규약'에 서명하지 않은 6개 NGO 가운데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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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람페두사항에서 몰수된 독일 NGO 유겐트 레테트의 선박 '이우벤타' [AP=연합뉴스]



이탈리아 정부는 행동 규약을 수용하지 않는 단체의 선박은 이탈리아 항구로의 입항이 거부될 수 있다고 경고했으나, 9개의 난민구조 NGO 가운데, 유겐트 레테트와 국경없는의사회(MSF) 등 6개 단체는 규약 준수를 거부했다.

현재까지 규약에 서명한 NGO는 세이브더칠드런, 몰타에 기반을 둔 MOAS, 스페인의 프로악티바 오픈 암스 등 3개다.

이탈리아 정부는 이날 아직 서명을 하지 않은 NGO를 다시 한번 압박했다.

마르코 민니티 내무장관은 일간 라 스탐파와의 회견에서 "NGO들이 행동 규약에 서명을 하지 않는다면 계속 활동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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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민니티 이탈리아 내무장관 [AFP=연합뉴스]



이탈리아 정부와 유럽 국경 보안 기구인 프론텍스는 지중해에서 난민 구조 활동을 벌이는 NGO 선박들이 더 많은 목숨을 구할 목적으로 리비아 해역에 너무 바짝 다가가 구조활동을 벌임으로써 난민들을 부추겨 유럽으로 위험한 항해를 감행하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행 난민들로부터 돈을 받고 이들을 허름한 배에 실어 지중해로 내보내는 난민 밀입국 조직의 이득에 결과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이탈리아에서는 이와 관련, 일부 NGO 단체의 경우 난민 밀입국 조직으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는 등 '짬짜미' 의혹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이우벤타호의 압수 명령을 내린 시칠리아섬 트라파니 검찰 관계자는 "유겐트 레테트의 활동가들은 인도적인 목적으로 활동을 펼친 것이지 난민 밀입국 조직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고 일단 세간의 의혹에 선을 그었다. 현재까지 이 단체 활동가 가운데 기소된 사람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이우벤타호의 압수와 관련, "이번 일이 난민구조 NGO에게 적용되는 '행동 규약'의 집행 결과인지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듣지 못했다"면서도 "이번 사건을 처리 중인 이탈리아 당국을 신뢰한다"고 밝혔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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