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 꽂은 채 혼자 걷거나, 과도한 음주도 피해야"
몰카용 카메라 판매 제한해야 근절..시민들 입법청원
[이데일리 김보영 기자] 본격적인 무더위 시작과 함께 ‘몰래카메라’(몰카) 범죄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경찰에도 비상이 걸렸다. 경찰은 각 일선 경찰서를 중심으로 여름 휴가철 몰카 범죄를 방지를 위한 캠페인을 벌이는 등 예방 활동에 분주하다.
시민들은 개인적으로 몰카 탐지기를 구매하는가 하면 ‘몰카 판매 금지법’ 입법 청원에 나서는 등 날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는 몰카범죄 예방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특히 우리나라는 몰카용 소형카메라 판매와 구매가 자유로워 누구나 손쉽게 몰카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점에서 판매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경찰 몰카단속·예방 캠페인 분주
부산 남부경찰서는 최근 광안리 해수욕장 인근 생활문화센터 지하 1층 공중화장실 복도에 몰카 범죄 근절을 위한 이색 입체 조형물을 설치해 화제를 모았다.
한 쪽에서 바라보면 ‘몰카 촬영 금지’ 문구와 함께 범죄자의 모습이, 다른 쪽에서는 경찰관의 모습과 ‘지켜보고 있다’는 문구가 나타나게끔 만들어졌다.
경찰은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시민들도 몰카범죄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경각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물놀이장에서 카메라나 스마트폰을 들고 주위를 서성거리는 사람을 경계해야 하며 혼자가 아닌 일행들과 뭉쳐 다니는 편이 좋다”며 “이어폰을 꽂은 채 혼자 걷거나 과도한 음주 행위 역시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몰카탐지업체 서연시큐리티 관계자는 “공중화장실 환풍구나 천장, 변기 측면, 옷장, 휴지 상자 등에 몰카가 설치되어 있지 않는지 유심히 살펴보는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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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카 누구나 손쉽게 구매…“판매 제한해야”
몰카 탐지기를 자체적으로 구입하는 시민들도 늘고 있다.
안전·보안용품 전문 쇼핑몰의 한 관계자는 “26만원 상당의 휴대용 몰카 탐지기 판매량이 지난해 월 평균 200개에서 올해 300개로 50% 증가했다”며 “요즘은 관련 업체 뿐만 아니라 개인이 몰카 탐지기를 구매하거나 대여하는 경우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몰카 범죄 근절을 위한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 제안 창구 ‘광화문 1번가’에 접수된 제안들 중 ‘경찰 내 몰카 근절 전담팀 설치’ 제안은 1만 5000명 이상의 공감을 얻었다. 입법 청원 사이트인 ‘국회 톡톡’에서도 1만 8000여명의 시민들이 ‘몰카 판매 금지법 통과’를 청원했다. 몰카 판매 금지법은 몰카용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는 소형 카메라의 판매자와 판매처를 제한하는 게 골자다.
현재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몰카 판매 금지법 입법화를 검토 중이다.
이 법안을 처음 제안한 디지털성폭력대항단체(DSO)는 “미국 등 일부 해외 선진국들은 전문가나 허가 받은 사람만 소형 카메라를 판매할 수 있게 제한하고 있다”며 “누가 어떻게 피해자가 될지 모르는 현실 앞에 불안과 고통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토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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