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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이슈 불법촬영 등 젠더 폭력

男화장실엔 없고, 女화장실에만 있다는 '구멍'..."몰카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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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몰카로 의심되는 구멍. [트위터 캡처]


공중화장실에서 남자 화장실에는 없고, 여자 화장실에만 있다는 정체불명의 '구멍'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다. 여성들은 "나도 봤다"고 증언하고 있지만, 남성들은 대체로 "못 봤다"고 말하고 있다. 어떤 '구멍'일까?

지난 15일 트위터의 한 사용자는 신촌의 한 공중화장실에서 찍은 거라며 사진 한장을 올렸다. 화장실 칸의 문을 안에서 찍은 사진으로 잠금장치 주변에 뚫려 있는 구멍이 네티즌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것이다. 구멍은 불규칙하게 뚫려 있다.

사진을 올린 이는 "그러니까 이게 실수가 아니고 고의란 말이지?"라고 적었다. 잠금장치 등을 설치하기 위해 뚫은 나사못용 구멍이 아니라 누군가 의도적으로 뚫었을 가능성을 문제 삼은 것이다. 해당 트윗은 게시된 이후 지금까지 1만 8800여회 리트윗됐다. 사진은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다른 SNS로까지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화장실 사진이 이토록 관심을 받는 까닭은 다름 아닌 '몰카'에 대한 공포 때문이다. 해당 사진을 본 이들 중 남성들은 화장실에서 이러한 구멍을 보지 못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반대로 어떤 여성 사용자는 페이스북을 통해 "10곳 중 7곳에는 이런 구멍이 있다"고 말할 정도로 여자 화장실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구멍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해당 사진에 등장한 것과 같은 '구멍들'이 진짜 몰카를 위해 누군가 의도적으로 뚫어놓은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화장실 구멍에 대한 여성들의 공포는 몰카의 소형화 추세와 맞물려 확산한다. 실제로 나사못, 볼펜, 시계, 안경 등으로 위장된 몰카를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만약 화장실 문에서 일반적으로 나사못이 위치하는 자리에 설치돼 있다면, 눈여겨 보지 않는 한 몰카가 있음을 알아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경찰은 여름 해수욕철을 맞아 몰카 특별단속에 나서기까지 했다. 경찰청은 지난달 전국 지방경찰에 몰카 특별단속을 위한 전파탐지장비 16대와 렌즈 탐지기 70대를 지급했다. 해수욕 나들이객이 몰리는 부산의 경우 화장실에 몰카 범죄 예방을 위한 특별 조형물까지 설치했다.

최근 3년 동안 전국에서 발생한 몰카 범죄는 2749건으로 드러났다. 2014년 817건, 2015년 952건, 지난해 980건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이 기간 월평균 몰카 범죄 발생 건수는 6월 100건, 7월 109건, 8월 124건으로 주로 여름에 집중되는 양상이다. 봄철(3∼5월 평균) 85건, 가을철(9∼11월 평균) 70.3건, 겨울철(12∼2월 평균) 30건보다 월등히 높은 셈이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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