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폭력, 몰카, 스토킹.. 강력범죄 피해자 10명 중 9명 여성
- 신간 <범죄는 나를 피해가지 않는다>에서 여성 대상 범죄의 예방법 제안
- "양극화와 상대적 박탈감 심해질수록 여성 대상 범죄 늘어나"
- '범죄 동기화된 심리를 이해한다' = 적외선 투시경을 끼고 야간전투 임하는 것
- 韓, 왜 데이트폭력 잦을까? "그래도 돼"라고 하는 가해자의 '심리적 안도감’ 때문
- '남녀는 동등하다, 더불어 살아간다'는 범죄예방교육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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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7년 7월 19일 (수)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오윤성 교수(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 정관용> 데이트폭력, 몰카 범죄, 스토킹, 성범죄. 저희도 이 방송에서 잘 다루고 있습니다마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 정말 끊이지 않고 있고 심지어 일상화되고 있다,이런 생각마저 듭니다. 왜 이렇게 늘어날까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그래서 이번에 <범죄는 나를 피해가지 않는다>라는 책을 펴내신 범죄심리 전문가이시죠. 순천향대학교 경찰행정학과의 오윤성 교수를 오늘 스튜디오에 초대했습니다. 오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 오윤성> 안녕하세요.
◇ 정관용> 책 제목이 <범죄는 나를 피해가지 않는다>부제가 여성의 안전을 위한 범죄심리입니다. 범죄심리라고 하는 단어가 뭐죠?
◆ 오윤성> 범죄심리라고 하는 것은 사실 심리학의 하부 영역인데 이 범죄의 원인과 그 원인을 규명하고 거기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는 학문이다, 이렇게 간단히 설명을 드릴 수 있습니다.
◇ 정관용> 범죄자들이 범행을 저지른 그 심리를 패턴화시켜서 분석하고 그런 것.
◆ 오윤성> 그렇죠.
◇ 정관용> 그걸 우리가 알면 안전을 지킬 수 있다, 그런 거로군요. 범죄학자로서 또 아내와 딸이 있는 사람으로서 이 책을 쓰게 됐다, 이런 표현을 쓰셨는데 어떤 얘기입니까?
◆ 오윤성> 사실 세상에서 자발성만큼 무서운 원동력은 없다. 이렇게 저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이제 제 전공의 특성상 여러 가지 사건분석을 많이 할 수가 있었는데요. 이런 것만 알고 있더라면 하는 그런 부분들, 그러면 이것을 알려주기만 한다면 적어도 그런 피해는 당하지 않을 수 있다라고 하는 이런 것들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사실은 제가 평소에 저희 집의 아내와 딸에게 주로 하던 여러 가지 얘기들을 좀 다른 분들도 알고 계시면 좋지 않겠나 하는 그런 생각이죠. 가해자와 피해자의 심리를 분석을 하면서 뭔가 책으로 돼 있는 것이 없어서 한번 좀 쓰고 싶었습니다.
◇ 정관용> 여성이 범죄 피해자 중에서 어느 정도나 차지합니까?
◆ 오윤성> 지금 이제 2015년도의 강력범죄 피해자는.
◇ 정관용> 거기에서 말하는 강력범죄라는 것은.
◆ 오윤성> 주로 살인, 강도, 강간하는 그런 중범죄들인데요. 이런 피해자가 여성이 88. 9%를 차지를 하고 있는데. 특히 주목할 것이 5년 동안 약 4. 5배가 증가를 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강력범죄 피해 대상자 10명 중에서 9명이 여성이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사진=시사자키) |
◇ 정관용> 그러네요. 왜 그렇게 여성 범죄가 많아집니까?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 오윤성> 사실 약한 대상을 피해상대로 삼는 그러한 것은 동물의 세계에서는 가장 기본적이죠. 그렇지만 지금 우리 사회 같은 경우는 좀 우려할 만한 수준까지 갔다. 물론 외국 같은 경우도 남성에 비해서는 여성들이 범죄 피해자가 많은 것은 사실인데 지금 좀 이게 경계를 해야 될 수준.
◇ 정관용> 10명에 9명꼴 정도는, 외국은 그 정도는 아니다?
◆ 오윤성> 그 정도는 아니죠. 그래서 우리 사회가 여성 범죄 피해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될 그런 상황에 왔다,이렇게 보입니다.
◇ 정관용> 특별히 최근 5년 동안 아까 무려 4. 5배나 증가한 특별히 무슨 이유가 있을까요?
◆ 오윤성> 글쎄요. 그것은 여러 가지 어떤 사회적인 현상이라든가 이런 것과 연관이 될 수 있는데 이 범죄라고 하는 것은 결국 어떤 사회에 있어서의 차별, 어떤 상대적인 박탈감. 이런 것들이 증가하게 되면 약한 상대에게 공격을 해 나가는 것이 일반적이거든요.
◇ 정관용> 양극화 심화되고 상대적 박탈감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생기고. 그들이 그냥 약자를 세상으로 폭행을 저지르거나 강간하거나 이렇게 된다 이거죠?
◆ 오윤성> 그렇죠.
◇ 정관용> 그러면 앞으로도 양극화나 이런 현상을 극복하지 못하면 범죄는 점점 더 늘어나고. 여성 대상 범죄도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네요?
◆ 오윤성> 그렇습니다. 일단 상대적인 박탈감이라고 하는 것은 범죄 동기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원인을 제공을 합니다. 그래서 다 같이 비슷비슷하게 상황이 유사하다면 그거로 넘어갈 수 있는데. 뭔가 불만이 싹트기 시작하는 것이..그래서 소위 범죄학에서도 상대적 박탈감 이론이라는 것이 존재를 하고 있죠.
◇ 정관용> 그러면 여성 대상 범죄에서 우리 오 교수께서 포착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뭡니까, 이 책의 중심이라면.
◆ 오윤성> 사실 책 제목이 말해 주듯 범죄는 나를 피해가지 않는다라고 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누구도 예외가 있을 수 없다고 하는 거죠. 그래서 또 이 범죄라고 하는 것은 사전에 어떤 우리가 지진이라든가 이런 거와 같이 경고를 주고 오는 것이 아니고.
◇ 정관용> 전조가 없어요?
◆ 오윤성> 전조가 없이 경고 없이 그냥 바로 닥친다는 거죠. 그래서 가능성은 늘 있다라고 하는데. 막상 보도되고 있는 많은 범죄의 홍수 속에서 현대인들은 막연하게 불안하게 생각하고 또 뭔가 그렇게 주의 사람들에게 주의는 주지만 실상 자기와는 별로 상관이 없다라고 생각을 하는 그런 경향이 있습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 정관용> 불안해하고 주의는 주는데 나는 경계 안 한다?
◆ 오윤성> 그렇습니다. 아이들에게 나가서 조심해, 이렇게 얘기하지만 또 실제로는 본인은 경계를 하지 않는 그런 것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이제 결국은 머리싸움인데 상대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라고 한다면 내가 그것을 알아차리면 대비할 수 있다는 거죠.
◇ 정관용> 그렇죠.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 1주기에 서울 신논현역 인근에서 열린 추모 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강남역 방면으로 행진를 하는 중 묵념을 하고 있다. 이한형기자 |
◆ 오윤성> 예컨대 작년에 있었던 강남역 살인사건. 그리고 얼마 전에 있었던 골프연습장 유부녀 납치사건 같은 경우도 그분들이 집을 나갈 때는 자기는 밤에 집에 돌아올 것이다라고 생각을 하고 나갔을 거라는 것이죠.
◇ 정관용> 당연하죠.
◆ 오윤성> 그런데 막상 그분들은 자기 집에 돌아오지 못하셨어요. 그래서 적어도 평범하게 살고 계시는 많은 이웃들. 이분들의 기본적인 안전을 보장받아야 된다라고 하는 그런 필요성에서 이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 정관용> 이 책의 대목 중에 '범죄동기화된 범인의 심리'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범죄동기화된, 즉 '범행을 저지르려고 마음먹고 있는' 그런 말인가요?
◆ 오윤성> 좀 더 쉽게 말씀을 드리면 잘 아시는 철학자 아우구스티누스가 범죄가 이루어지는 5단계를 설명을 하고 있어요. 제일 중요한 것이 어떤 행동을 생각을 하는 거죠. 두 번째는 그 행동을 감각과 관련해서 해석을 해서 이게 나한테 좋을 것인가, 안 좋을 것인가. 세 번째는 이러한 행동이 불러올 수 있는 결과를 고려해서 만약에 본인이 그 결과를 감수할 수 있을 때 그것은 이제 실천에 옮기게 되는데 바로 그 실천에 옮기기 전까지의 단계를 우리가 범죄동기화됐다. 그래서 마음의 준비를 이미 하고 있다, 이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 정관용> 범행을 저지르려고 마음의 준비를 한 그 범인의 심리를 우리가 알아야 된다.
◆ 오윤성>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거 심리를 이해하면 내가 예방할 수 있어요?
◆ 오윤성> 실제로 상대의 마음의 움직임을 사전에 포착을 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대단히 중요한데 그래서 우리가 이제 예를 든다면 군인들이 야간전투를 하는 데 있어서 마치 적외선 야간 투시경을 끼고 전투에 임하는 사람과 그냥 어두운 상황에서 맨눈으로 전투를 하는 것하고 똑같다.
◇ 정관용> 그러니까 적외선 투시경을 쓰고 범행을 저지를 만한 사람들을 살펴라?
◆ 오윤성> 그런 얘기죠.
◇ 정관용> 실제로 예를 들면 여기 지금 책에 여러 유형이 나오고 있는데 데이트폭력 또 침입범죄, 성범죄. 이런 것들이 실제로 미리 조금만 잘 살폈으면 피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이런 얘기인 거고요. 몇 가지 예를 한번 들어봐주시면?
◆ 오윤성> 예를 들어성 침입범죄 같은 경우는 요즘에 많이 사용을 하는 것이 주로 침입하는 데 있어서 가스배관을 타고 올라오거든요.
◇ 정관용> 많이 이용하죠.
◆ 오윤성> 그래서 요즘에는 그것이 지자체라든가 협조를 해서 특수형광 안료를 거기다 칠하게 되면 결국은 그것이 자기 몸에 묻는. 묻어서 위축시키는.
◇ 정관용> 안 지워지게 되는.
◆ 오윤성> 또 하나는 CCTV를 바로 배관 있는 데를 향해서 설치를 한다든지 그런 것들만 조치를 하게 되면 상당히 예방을 할 수가 있는 것이죠.
◇ 정관용> 그렇죠. 데이트폭력 이런 것도 사실은 나는 그 사람하고 그렇게 사귈 생각이 없이 그냥 친구로 만났는데 그 사람은 너도 나를 좋아하는지 알았다, 이러다가 범행으로 가는 경우가 많잖아요.
◆ 오윤성> 거의 그런 식이죠.
◇ 정관용> 그런 건 어떻게 포착할 수 있어요?
◆ 오윤성> 사실은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하는 것이 언어와 동작이라고 하는 부호를 전달하고 상대가 그걸 해석을 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것인데. 지금 방금 말씀하신 것을 보게 되면 잘못된 신호를 주게 된다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하라라고 하는 것이거든요.
◇ 정관용> 지금 말씀이 일견 분명히 맞는 말씀처럼 들리는데 또 여성계에서는 이렇게 주장합니다. 처음 만난 사람 앞에서 과도하게 술에 취했다. 또 내가 사람 그냥 툭툭 치는 버릇이 있다. 가장 쉬운 말로는 여름에 노출이 심한 옷을 입었다. 그것이 성범죄를 불렀다. 이건 피해자 잘못이다, 이건 잘못된 인식이다라는 여성계의 반론이 있지 않습니까?
◆ 오윤성> 반론이 있죠. 그래서 사실은 그 책에다가 자세한 설명을 해 놨습니다마는 범죄가 발생을 하는 것은 피해자의 몫이 아닙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오윤성> 그러니까 가해자의 결정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이 이제 현실이라는 거죠. 그래서 그 현실을 보고 확률론적으로 피해자도 예방할 수 있는 것들을 할 때 최종적으로 범죄 피해를 당하지 않을 수 있는 확률을 높인다라고 하는 그런 확률의 차원에서 말씀을 드린 것이죠.
◇ 정관용> 피해자가 범죄 피해에 잘못이 있는 것은 아니다. 분명히 가해자가 잘못이고 가해자가 결정해서 범죄를 저지르는 건 맞다. 그런데 가해자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여성계에서는 조금 불만을 표시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YTN이 공개한 18일 새벽 서울 신당동에서 발생한 데이트폭력 사건의 CCTV 영상 |
◇ 정관용> 그러면 이렇게 범죄자가 될 수도 있는 사람들을 이런 책들을 통해서 기초지식을 갖고 살펴보면 범죄심리 파악해서 우리가, 내가 미리 대처할 방법이 생긴다, 이거고. 개개인별로 대처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이건?
◆ 오윤성> 사실은 개개인별로 대처를 할 수 있는 방법도 있고 또 시스템적으로 우리가 대처를 해야 된다는 거죠. 그건 어떤 얘기냐 하면 예컨대 이번에 최근에 많이 나오는 것이 데이트폭력입니다. 데이트폭력 같은 경우는 가장 중요한 것이 왜 우리나라에서 비단 외국보다는 데이트폭력이 높거든요? 왜 그런 상황이 되느냐면 나는 상대에 대해서 그렇게 해도 괜찮다라고 하는 안도감, 심리적 안도감이 있어요. 왜 그러냐면. . .
◇ 정관용> 가해자 남성이?
◆ 오윤성> 그렇습니다. 상대로부터 자기는 무력적 저항을 받지 않을 것이다. 또 나는 즉각 경찰에 체포되고 불이익을 받기보다는 우리 사회가 그런 면에서 상당히 느슨하거든요. 그래서 그런 심정의 안도감. 또 하나는 외국 같은 경우는 사람은 당연한 것이고 개를 때린다 하더라도 바로 신고하는 이런 어떤 사회적인 시스템이 뿌리를 내리고 있죠. 그래서 개인의 대응으로서는 이것이 해결될 수가 없다. 사회적인 어떤 시스템으로 가야 된다라고 하는 것이죠.
◇ 정관용> 주변에 폭력이 있으면 바로 신고하고.
◆ 오윤성> 경찰은 즉각 출동해서 조치를 하고.
◇ 정관용> 맞아요. 가정 내 폭력, 그런 것도 지금까지 사실 쉬쉬해 오고 옆에서 개입도 안 하려고 하고 그랬었는데. 데이트폭력도 그런 식으로 좀 적극적으로 사회가 개입해 가야 한다.
◆ 오윤성> 그렇습니다.
◇ 정관용> 지금 우리나라에서 범죄 예방 교육,이런 게 별로 없죠?
◆ 오윤성> 그렇습니다. 사실 적절한 범죄 예방 교육이 초등학교,중학교, 고등학교를 성장을 하면서 그런 걸 받은 경험이 있는 분들이 거의 없으실 거예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것이 범죄 예방, 이걸 피해라 이것보다는 가장 근본적인 것이 남녀는 동등하다라고 하는 어떤 더불어 살아간다라고 하는 이런 의식 같은 것이.
◇ 정관용> 심어줘야 되고.
◆ 오윤성> 기초에 깔려야 되겠고요. 지금 한참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게 남혐, 여혐이잖아요. 그래서 남녀가 서로 어우러져가면서 이해하고 배려하며 나가는 것이 사회다라고 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깔리고 난 뒤에 나머지 각론으로 들어가서 이런 부분을 조심해라라고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오늘 <범죄는 나를 피해가지 않는다>라고 하는, 여성의 안전을 위한 범죄심리책을 들고 오신 순천향대학교 경찰행정학과 오윤성 교수를 함께 만났습니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 오윤성> 수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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