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한 20대 남성이 길가에서 여자친구를 폭행하는 영상이 번지며 '데이트 폭력' 문제의 심각성이 알려지고 있지만 정작 관련 법안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경찰청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최근 5년간 데이트 폭력으로 인해 사망한 피해자는 총 233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약 46명의 여성이 데이트 폭력으로 숨지고 있는 것이다.
데이트 폭력이란 미혼의 동반자 사이에서 둘 중 한 명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폭력을 뜻한다. 성폭력·폭행·성희롱·협박·스토킹 등의 내용이 모두 포함된다.
이 같은 데이트 폭력 사건은 점차 증가 추세다. 지난해 연인 사이에서 발생한 폭력사건으로 입건된 수는 총 8367명(구속 449명)으로 2015년(7692명) 대비 약 9% 증가했다.
데이트 폭력 수위의 심각성도 늘고 있다. 19일에는 만취한 20대 남성이 여자친구를 벽에 밀친 뒤 주먹을 휘두르고 정신을 잃자 발로 차는 등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알려졌고, 지난달 26일 충북 청주에서는 20대 남성이 여자친구를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사건도 발생했다.
단순 폭행부터 살인까지 다양한 형태로 데이트 폭력이 나타나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는 보복이 두려워 신고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관련 법은 여전히 미비해 피해자들이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가정폭력 등과 달리 데이트 폭력은 격리조치, 피해자 보호 등을 할 수 있는 관련 법안이 마련돼 있지 않다.
지난해 2월 19일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데이트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안'을 발의했지만 19대 국회 임기가 만료되면서 통과되지 못한 채 폐기됐다.
의안에는 △데이트 폭력 범죄를 알게된 의료인과 구급대원은 의무적으로 신고 △재발 우려시 격리와 접근 금지 청구 가능 △데이트 폭력 피해자의 진술권 보장 등의 내용이 담겼다.
박남춘 의원실 관계자는 "데이트 폭력 범죄가 심각하기 때문에 지난번 법안에다가 몇 가지 내용을 더 추가해서 올해 안에 데이트폭력범죄 법안을 다시 발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형도 기자 hum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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