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주민 "에어컨 설치 관리비 폭등, 나태해져”
관계자 “길어야 5시간 사용, 폭등 수준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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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경비실(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 News1 |
(대전·충남=뉴스1) 조선교 기자 = “청소나 순찰을 하고 돌아오면 땀이 줄줄 흐르는데 경비실 안이 더 더워 괴로워요”
지난 16일 대전 서구 A아파트 경비실에서 선풍기 바람을 맞으면서도 땀을 뻘뻘 흘리고 있던 경비원 B씨(55)는 연신 땀을 닦아내며 푸념하듯 말했다.
장마가 지난 뒤 연일 폭염주의보가 발효되자 대전 대다수 아파트의 경비원들이 힘겨운 여름나기를 하고 있다.
B씨는 “간혹 지나가는 주민들이 나무 그늘 아래서 쉬라고 말하기도 한다”면서 “에어컨 같은 건 주민들이 불편하게 생각할 것 같아 설치해달라고 말해본 적 없다”고 말했다.
동구의 C아파트 경비원 D씨는 “뉴스를 보니까 올해 경비원 인원 감축을 비롯해 에어컨 사용 등 때문에 문제가 많이 나오더라”고 전한 뒤 “자녀들이 걱정해 전화를 걸어오기도 하지만 이 정도 더위에 대해 차마 말을 꺼내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반면, 올해 초 경비실 초소에 에어컨을 마련한 중구 E아파트의 경비원 K씨는 “옛날엔 생각도 못한 일”이라며 "지금은 잠깐 쉬더라도 제대로 쉰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K씨는 “에어컨이 설치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이렇게 처우에 대해 고민해준 것만으로도 주민들께 감사하다”며 “다른 아파트에도 설치돼 경비원 모두 여름을 잘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경비원분들이 순찰과 청소, 분리수거 등으로 경비실에 장시간 상주하지 못해 길어야 5시간 정도 에어컨을 이용한다”며 “에어컨 설치 뒤에도 피부로 느낄 만큼의 관리비 상승은 없었다”고 말했다.
16일 대전 관내 2000세대 이상의 아파트 11곳에 대해 에어컨 설치 여부를 조사한 결과 6곳은 에어컨이 설치돼 있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에어컨이 설치되지 않은 아파트의 관리사무소측은 그 이유로 동 대표와 일부 주민들의 관리비 폭등에 대한 우려와 ‘경비원이 나태해질 수 있다’는 지적 등을 꼽았다.
하지만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이런 우려와 달리 경비실의 에어컨 사용에 따른 전력 사용은 관리비 폭등으로 직결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비실은 공동시설로 적용돼 누진제를 적용받지 않는 일반용 전기를 공급받는다. 여러 가지 계약 상황 등을 고려해 소비전력인 800W인 벽걸이 에어컨을 대상으로 요금을 계산하면 하루 8시간 이용 시 30일 동안 2만원꼴의 요금이 나온다. 에어컨의 종류와 온도 등에 따라선 1만원대에 그치기도 한다.
이미 에어컨을 설치한 유성의 모 아파트의 경비실 초소 1개소가 86세대를 담당하고 있는 것을 예로 들어 2만원의 요금이 나왔을 때 1세대당 관리비 230여원이 오르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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