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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보도] 카이스트 13위·서울대 14위…톱10에 국내대학 全無

매일경제 이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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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보도] 카이스트 13위·서울대 14위…톱10에 국내대학 全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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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 THE 아·태 대학 랭킹 / 중동제외 13개국 평가 ◆

환한 표정의 KAIST 학생들 KAIST 기계공학과 학생들이 기계공학동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KAIST는 THE 아시아·태평양 대학평가에서 전체 13위, 국내 1위를 차지했다. [사진 제공 = KAIST]

환한 표정의 KAIST 학생들 KAIST 기계공학과 학생들이 기계공학동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KAIST는 THE 아시아·태평양 대학평가에서 전체 13위, 국내 1위를 차지했다. [사진 제공 = KAIST]


KAIST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학 평가에서 13위를 차지했다. 서울대는 14위, 포스텍은 15위, 성균관대는 21위로 각각 뒤를 이었다. 하지만 국내 대학은 아·태 지역 대학 중 톱10에 단 한 군데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국내 대학의 국제화 수준 향상 등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대학평가기관 THE(타임스고등교육)는 5일 새벽(한국시간) 2017 THE 아·태 대학 순위(THE Asia-Pacific University Rankings 2017)를 발표하며 이 같은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아·태 대학 순위는 올해가 첫 발표로 중동을 제외한 아시아, 호주, 뉴질랜드 등 13개 국가 대학들이 평가 대상이다. 매일경제는 THE의 각종 글로벌 대학평가 순위를 국내에서 독점 보도하고 있다.

평가 결과 KAIST는 아·태 지역 13위에 올라 국내 대학 중 수위를 차지했다. 국내에선 서울대가 2위, 포스텍은 3위에 올랐다. 지난 3월 발표된 '2017 THE 아시아 대학 순위'와 동일한 국내 순위를 기록해 이들 3개 학교가 국내 대학 톱3 지위를 굳혔다.


성균관대는 4위에 올라 연세대와 고려대를 제치고 국내 종합사립대 1위를 차지했다. 5위는 고려대로 전체 순위는 30위, 6위는 연세대로 전체 순위 41위를 기록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7위(전체 순위 45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경희대는 국내 대학 8위(51위)에 올라 국내 종합사립대 중 4위에 이름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한양대는 9위(52위), 이화여대는 10위(공동 73위), 중앙대는 11위(79위) 등을 각각 차지했다. 울산대는 12위(83위), 부산대는 13위(100위)를 기록했다. 모두 13개 국내 대학이 100위권에 들었다. 세종대, 서강대, 영남대, 인하대, 건국대, 아주대, 전북대, 전남대, 경북대 등 대학은 200위권 내에 포함됐다.

전체 1위는 싱가포르국립대가 차지했다. 중국 베이징대(2위)와 호주 멜버른대(3위), 중국 칭화대(4위), 싱가포르 난양공대(5위) 등이 다음을 이었다. 6위는 홍콩대, 7위 홍콩과기대, 8위는 호주국립대, 9위 일본 도쿄대, 10위는 호주 퀸즐랜드대가 각각 차지했다.

이번 성적표는 국내 대학들 입장에서는 대체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국내 대학은 아·태 지역 대학 톱10에 한 곳도 이름을 넣지 못했다. 앞선 아시아 대학 순위 결과에서는 KAIST와 서울대, 포스텍이 나란히 8·9·10위로 상위 10개 대학에 포함된 바 있다.


300여 개 대학(201위 이하는 등수 표시 없음) 순위를 매긴 이번 평가에서 국내 대학은 총 25개가 포함됐다. 대상 국가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역시 300개 대학을 선정한 지난 아시아 대학 순위 때와 비교해보면 전체 숫자가 줄었다. 당시엔 26개 국내 대학이 순위 내에 포함됐다.

이번 순위에서 상위 10개 자리는 호주(3개), 싱가포르(2개), 중국(2개), 홍콩(2개), 일본(1개) 등이 독식했다. 중국과 홍콩, 싱가포르 대학의 위세가 등등한 가운데 100위 내에 호주와 뉴질랜드 대학이 모두 39개가 포함돼 약 40%나 차지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전문가들은 "한국 대학의 톱 클래스 진입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은 낮은 수준의 국제화"라고 입을 모았다.


필 베이티 THE 편집장은 "KAIST와 서울대, 포스텍 등 대학들은 평가지표 중 '교육 여건' 항목에선 상위 10위권에 들 정도로 점수가 높다"면서도 "'국제화'지표에서는 상위 50위 안에 든 한국 대학이 단 한 곳도 없다"고 밝혔다.

대학평가 권위자인 김승억 세종대 부총장은 "100위권 안에 영어를 사용하는 오세아니아주 대학은 39개, 우리나라는 13개 대학만 포함돼 있어 대조를 이뤘다"며 "결국 국제화 수준이 순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김 부총장은 "국제화란 단순히 외국인 교수와 학생 수만 늘리는 걸 의미하는 게 아니라 국제 공동연구를 활성화해 논문 수 및 피인용 수 증가, 국제적 평판도 향상을 이루는 게 핵심"이라며 "순위 상승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국내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해 외국인 학자들과의 공동 연구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베이티 편집장은 "이번 순위에서 한국 대학들이 톱10에 포함되지 못해 아쉽다"며 "한국 대학 시스템이 서구 대학 시스템과 경쟁하기 위해 '진정한 도전(real challenge)'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이호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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