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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JTBC의 일밤②] ‘비긴어게인’, 이정도면 예능 아닌 ‘본격 음악’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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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본격적인 음악프로그램이었어요.”

새 예능 ‘비긴어게인’ 출연진들이 제작발표회에서 한 말이다. 예능프로그램인 줄 알고 임했는데 촬영을 하고 보니 ‘음악예능’에서 음악적 요소가 훨씬 강조되어 있다는 것이다.

지난 25일 오후 첫 방송된 JTBC 새 예능프로그램 ‘비긴어게인’에서는 아일랜드로 떠난 이소라와 유희열, 윤도현, 노홍철이 본격적인 버스킹을 하기 전 호흡을 맞춰보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는 출연진들 각각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는 모습이 비춰졌다. 이소라는 “나는 개념이 방 아니면 지구다. 지구에서 돌아다니는 것은 몸이 좀 힘들겠지만, 정신적으로는 괜찮을 것 같다”면서 초반부터 심상치 않은 독특함을 뽐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소라는 멈추지 않는 수다본능과 군것질거리 하나에 행복해하는, 소녀 같은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이소라는 평소 바깥활동을 자제하고 집 안에서만 생활한다고 알려졌기에, 그가 보여준 뜻밖의 모습은 흥미가 대단했다.

노홍철은 “누나”라는 호칭을 입에 달고 살며 이소라와의 만남에 감격을 드러냈다. 나중에는 팔짱을 꼭 끼고 붙어 다니는 단짝이 되어 이소라와 찰떡 케미를 선사했다. 이들보다 다소 차분한 분위기의 유희열과 윤도현은 이를 흐뭇하게 바라봤다. 그러면서도 순간순간 튀어나오는 장난기를 보여주며 네 사람의 조합이 괜히 이루어진 게 아니라는 걸 증명했다.

자칫하면 어중간한 장르가 될 수 있는 ‘비긴어게인’이 음악프로그램으로서 확실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는 이유는 예능과 음악의 밸런스를 훌륭히 조율했기 때문이다. 방송은 초반 네 멤버들의 캐릭터를 간략히 설명해주고, 이후부터는 이들의 연습장면이나 즉흥적으로 펼친 버스킹 등을 위주로 보여줬다.

다소 시끌벅적한 화면에 ‘비긴어게인’이 예능프로그램이긴 하다는 생각이 들 때쯤, 방송은 얼른 감미로운 음악과 출연진들의 연주를 곳곳에 배치한다. 특히 음악이 흘러나올 때는 출연진들의 잡담이나 쓸데없는 자막을 지양하고, 오롯이 소리만 들려줘 ‘감상’이 가능하게끔 했다.

방송 곳곳에는 영화 ‘원스(Once)’의 흔적이 등장했는데, 영화의 장면과 교차해서 보여주는 편집 또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때문에 ‘비긴어게인’은 음악을 가미한 예능프로그램이기 보다, 영화 ‘원스’와 ‘비긴어게인’의 예능판에 가깝다는 인상을 남겼다.

‘비긴어게인’은 아직 첫 회밖에 방영되지 않았다. 하지만 음악과 예능의 확실한 분량조절, 이미 실력을 인정받은 멤버들의 고퀄리티 버스킹은 보여주고자 하는 그림을 확실히 알렸다. 일요일 밤, 또 다시 힘든 월요일을 맞이해야 하는 시청자들이 찾고 싶은 프로그램이 될 가능성이 보인다.

/lshsh324_star@fnnews.com 이소희 기자 사진=JTBC ‘비긴어게인’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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