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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불법촬영 등 젠더 폭력

[몰카의 계절②] 진화하는 몰카성능…단속실적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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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잘 모르는 지자체가 단속 주도…실적 저조

-탐지기 피하는 고가 몰카도 쉽게 구할 수 있어

-효율 떨어진다는 지적에 경찰이 직접 나서기로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카메라를 이용한 성범죄 건수가 증가하며 수법도 고도화되고 있지만, 이를 단속하는 장비와 인력이 부족해 실제 단속 현장에서는 적절한 대처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카메라를 이용한 성범죄는 지난해 5185건을 기록했다. 지난 2012년 2400건으로 시작해 연평균 21%씩 적발 건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실제 단속 현장에서 탐지기를 이용한 적발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몰카 범죄 등을 잘 알고 있는 경찰은 몰카 탐지기가 없고, 반대로 몰카 탐지기를 갖고 있는 지자체와 전파관리소는 몰카 범죄 특성에 어둡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시의 탐지기를 이용한 몰카 단속 실적은 0건이었다.

지자체 단속 과정에서 경찰이 자문을 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 단속 효율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내부에서도 나왔다. 한 일선 경찰 관계자는 “지자체가 단속에 나가면 동행해 몰카 피해 발생 지역을 돌아보는 경우도 자주 있었다”며 “그러나 형식적인 협업에 그치는 경우도 많아 실제 효과는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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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이용한 성범죄 건수가 증가하며 수법도 고도화되고 있지만, 이를 단속하는 장비와 인력이 부족해 실제 단속 현장에서는 적절한 대처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시계 형태로 위장한 몰래카메라 [사진=헤럴드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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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관계자 역시 “신고가 들어온 곳에 탐지기를 들고 가 단속을 진행할 수는 있지만, 탐지기가 있다고 해서 몰카를 다 잡아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최근에는 몰카 성능이 좋아지면서 구형 탐지기에는 쉽게 잡히지 않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몰카 탐지기는 보통 몰카가 작동할 때 발생하는 주파수를 탐지해 몰카 위치를 알려주거나 레이저를 이용해 몰카 렌즈에 반사된 빛을 찾아낸다. 그러나 탐지기가 있다고 해서 모든 몰카를 잡아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고가의 몰카 장비는 주파수를 잡아내기도 어렵고, 장소에 따라 레이저를 이용한 탐지기를 쓸 수 없는 곳도 많다.

단속도 어려운 상황에 탐지기를 피할 수 있다는 고가의 몰카는 인터넷에 버젓이 팔리고 있다.

용산의 한 몰카 판매자는 “판매 자체가 불법이 아닌데다 여러 용도로 사용될 수 있어 수요자는 꾸준하다”며 “대놓고 탐지기에 걸리지 않는 몰카를 찾는 고객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런 문제 때문에 국회에서는 몰카 판매를 아예 금지하는 내용의 ‘몰카판매금지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몰카 피해가 매년 증가하자 경찰은 직접 몰카 탐지기를 동원해 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경찰은 올해 여름도 주요 피서지에서 몰카 범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하고 전국 57개 경찰서를 ‘여름경찰관서’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몰카 피해가 다수 발생한 지역부터 탐지기를 우선 보급해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탐지기를 이용한 단속 자체가 몰카 범죄 예방 효과가 있다”며 “지속적인 단속 활동으로 몰카 범죄 피해를 예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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