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지대학교 대나무숲 공식 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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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에서 한 남성이 옆자리에 앉은 여성을 몰래 찍다가 발각되자 "그럼 삭제해드릴게요"라고 말해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12일 상지대학교 대나무숲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는 "6월 12일 낮 1시경에 생긴 일"이라며 장문의 글이 올라왔다.
글에 따르면 학교에 가기 위해 중앙선 하행 무궁화호에 탑승한 글쓴이는 자신의 옆에 앉은 남성이 휴대폰을 들고 카메라 렌즈가 글쓴이 쪽으로 보이도록 들고 있는 장면을 포착했다.
처음에 글쓴이는 그러려니 했지만, 휴대폰을 보고 다시 렌즈를 돌리는 모습에 의심이 들었고, 더욱 대담해지는 남성의 행동에 확신을 얻고 그 남성의 휴대폰을 뺏었다고 전했다.
글쓴이가 "갤러리 좀 볼 수 있겠느냐. 지금 저 찍으신 거 같아서 그런다"라고 욕을 하며 물어보니 남성은 안 찍었다며 휴대폰 앨범을 사수하려는 행동을 취했다고 한다.
이후 글쓴이가 휴대폰을 뺏어 앨범을 보여달라고 재차 요구하자 글쓴이가 "그럼 삭제해드릴게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말을 들은 글쓴이는 화가 나 역무원을 찾아가려고 하자, 이 남성은 글쓴이에게 있는 자신의 휴대폰을 뺏으려고 했다고 한다. 이에 글쓴이는 남성의 가방끈을 잡고 소리를 지르며 기차 내부에 있는 방송실 문을 두드렸다.
이에 여성 역무원이 나와 "왜 그러세요"라고 묻자, 글쓴이는 상황을 설명했고 역무원이 경찰에 신고해 두 사람은 원주역 파출소로 가게 됐다.
글에 따르면 이 남성은 원주역 인근 파출소에서조차 자신의 휴대폰을 경찰에 제출하지 않으려는 행동을 보였다고 한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상지대학교 1학년 학생으로 밝혀졌고, 그의 휴대폰에는 글쓴이를 찍은 7분가량 영상 뿐 아니라 지하철에서 찍은 여성들의 사진까지 발견됐다.
이에 이 여성은 "난 너랑 절대 합의할 생각 없고, 너는 지금 나에게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도 안 하고 나에 대한 죄책감도 느끼지 못한다. 너가 한 행동은 명백한 범죄다"라며 "저는 오늘 일을 경험하며 몸이 벌벌 떨리는 것을 느꼈고, 카메라 렌즈가 참 공포스러운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이 사건을 인계받은 영주지방철도특별사법경찰대 측은 13일 동아닷컴과의 통화에서 "현재 피해자 진술 조사는 마무리됐다"며 "피의자에게는 출석을 요구했으며, 추후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글을 본 누리꾼들은 "티나게 찍었네. 대놓고 찍는 수준", "젊은 나이에 벌써 세상 등지고 싶은가봐", "왜저래", "세상에 이상한 사람 많다", "기차 조심하세요", "그럼 삭제해준다고? 미쳤나", "몰카 찍지 마세요", "미친 거 아니냐. 기차도 못 타겠네", "무섭다"등의 댓글을 해당 게시물에 달았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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