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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적은 저기" "그만 좀 괴롭혀" 지지율 움직인 한마디

머니투데이 김성휘 ,구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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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적은 저기" "그만 좀 괴롭혀" 지지율 움직인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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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런치리포트-역대급 슈퍼 TV토론]②북한·공약·네거티브 공략해 논쟁 유발]

대선 판세에 역대급 영향력을 끼친 것으로 기록될 19대 대선 TV토론회는 모두 6회. 각 당의 본선후보 5명 참석 기준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 의무 3회, 방송사 등이 마련한 3회를 치렀다. 후보들은 때로는 촌철살인, 때로는 실언에 가까운 논쟁적 발언을 쏟아냈다. 자신의 정치적 상황을 반영하는 듯한 비유도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지난달 13일 첫 토론. 논리정연한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돋보였지만 '어록'을 쏟아낸 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다. 그는 자신을 공격하는 유 후보에게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가리키며 "주적은 저기"라며 '전선'을 그었다. 집권하면 대한민국을 세탁기에 넣고 돌리겠다며 대법원 선고를 기다리는 자신은 세탁기에 이미 들어갔다 나왔다고 했다. "친북좌파" "강성 귀족노조"도 거론했다. 홍 후보는 지지층을 자극하는 선명한 표현으로 ‘토론의 유세화’라는 새 장르를 만들어냈다. 홍 후보는 갈곳 잃은 보수 표심을 결집, 이때부터 지지율 반등 계기를 잡았다.

19일은 모두가 선 채 진행하는 스탠딩 방식을 처음 도입했다. 방식이 새로웠기 때문인지 긴장감도 높았다. 유 후보는 문 후보에게 "대한민국 법에 '주적이 북한'이라고 나와 있는데 주적을 주적이라고 말을 못하는 게 말이 되나"라고 공격했다. 문 후보는 "대통령이 될 사람이 할 발언은 아니다"라고 맞섰다. 국방백서에 '북한=주적'으로 명시돼 있느냐는 주장은 언론의 '팩트체크'를 거치는 등 논란이 됐다. 이 논쟁은 문·유 두 후보의 안보관 차이를 드러냈다.

23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문 후보에게 던진 "제가 갑철수입니까" "제가 MB 아바타입니까"는 6차에 걸친 토론회 가운데 매우 인상적인 말 중 하나다. 안 후보는 문 후보쪽에서 자신에게 이런 이미지 씌우기를 하고 있다고 봤다. '회심의 질문'인 셈인데 안 후보가 이 질문으로 큰 재미는 못 본 걸로 평가된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 이른바 '박지원 상왕론' 공세가 쏟아지자 안 후보가 "그만 좀 괴롭히십시오"라고 말한 것도 화제가 됐다.

문 후보는 논쟁적 발언을 남겼다. 지난달 25일 군대 내 동성애가 문제라는 홍 후보의 질문에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일자리공약 재원 방안을 집요하게 묻는 유승민 후보에게 "우리 정책본부장과 논의해야겠다"고 대꾸했다가 28일 토론에서 공개 사과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 발언은 촌철살인이었다. '스트롱맨'을 자처한 홍 후보에겐 "나이롱맨", 안철수 후보에겐 "사장님 마인드"라고 꼬집었다. "6000만원 이상 근로자는 자영업자나 마찬가지"라는 홍 후보에게 "노조가 주적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퇴나 단일화 압박을 받던 유 후보에겐 "굳세어라 유승민"이라고 말했다.

유 후보는 보수표심 경쟁을 벌이던 홍 후보에게 "돼지 흥분제를 이용한 강간미수 공범"이라며 독하게 쏘아붙였다. 홍 후보는 '돼지 흥분제' 일화에 대해 거듭 고개를 숙였지만 "오래전 일이고 스스로 밝힌 일"이라고 해명했다.

김성휘 ,구경민 기자 sunny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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