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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가해기업, 2년5개월째 구상금 납부 거부

파이낸셜뉴스 정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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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가해기업, 2년5개월째 구상금 납부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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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피해자를 낸 ‘가습기살균제’ 가해 기업들이 사건 2년5개월여가 흐른 지금까지 정부와 구상금을 놓고 여전히 법적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일부 기업들은 구상금 납부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환경부와 소송 당사자인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따르면 환경산업기술원은 지난 2014년 12월1일 가습기살균제 피해 책임을 물어 제품 제조사와 판매사 13곳을 상대로 구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13곳은 한빛화학, 옥시레킷벤키저, 용마산업사, 롯데쇼핑, 홈플러스, 제너럴바이오, 홈테어, 세퓨, SK케미칼, 애경산업, 이마트, 퓨앤코, GS리테일 등이다.

구상권은 타인이 부담해야할 것은 자기가 미리 낸 뒤 이를 타인에게 청구할 수 있는 권리인데 구상금은 여기에 쓰인 금액이다.

즉 환경부와 환경산업기술원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에게 장례비나 치료비를 먼저 지급한 뒤 제품 제조·판매사에게 해당 금액을 청구하는 소송이다. 현재까지도 상당수 제조·판매사들은 피해규모나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며 책임을 미루고 있다.

구상금은 청구서를 접수할 때 1~2차 피인정인(폐질환 인정을 받은 피해자) 지원금 22억4000만원이었으나 2015년 11월과 2017년 4월 두 차례에 걸쳐 피인정인이 늘어나 현재 38억4000만원으로 확대됐다.


소송은 2014년 말에 시작됐지만 2년 5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한 차례의 변론도 이뤄지지 않았다. 변론은 증인신문 등 통상 법정에서 잘못 여부를 따지는 심리를 말한다.

대신 2015년 4월과 2015년 7월, 2015년 10월 등 3차례에 걸쳐 변론준비기일만 진행됐다. 변론준비기일은 양쪽 주장이나 증거가 복잡해 별도의 준비과정을 통해 어떻게 심리를 하겠다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그나마 2016년엔 변론준비기일 조차 잡히지 않았다.

환경산업기술원 관계자는 “구상금 납부 의사가 있는 일부 기업은 그 동안 발생한 이자를 산정해 납부할 예정”이라며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CMIT)과 메칠이소티아졸리논(MIT) 소송 등 여러 가지 민감한 사항이 있어 재판이 지연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4차 변론준비기일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환경산업기술원은 13곳 가운데 폐업한 세류 등을 제외한 10곳에 대해 부동산가압류를 2016년 8월에 끝냈다. 나머지 2개는 채권가압류를 진행 중이다.

환경부와 환경산업기술원은 오는 6월 중 가습기살균제 3~4차 피인정인 지원금에 대한 구상금 청구소송도 진행할 계획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사들은 소송 답변서에서 ‘(다른 민사) 소송의 최종 결과에 따르겠다’는 취지의 변론을 펴고 있다”면서 “구상금을 내겠다는 것은 도의적인 것보다는 법적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가 강해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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