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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불리는 독일軍…군사강국 부활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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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불리는 독일軍…군사강국 부활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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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력 증강·리투아니아 파병…활동범위 넓혀

나치 군국주의 반감…獨 내부서도 '갑론을박'



독일 연방군(Bundeswehr) © AFP=뉴스1

독일 연방군(Bundeswehr)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윤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에 방위비 분담을 늘릴 것을 요구하면서 독일군(Bundeswehr)이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미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지만 나치 군국주의에 대한 반감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독일 군사력의 변화가 트럼프 행정부 대서양 정책에 발맞춘 듯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독일 내에서도 베를린 장벽 붕괴 이래 전례없는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독일은 서유럽의 군사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절차를 빠르게 밟아나가고 있다. 우선 독일군은 병력을 오는 2024년까지 19만800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민방위 규모도 6만1000명까지 증강키로 했다. 냉전 이후 꾸준히 줄여온 병력 규모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리투아니아에도 독일군 약 500부대를 파병했다. 리투아니아는 러시아의 역외 영토인 칼리닌그라드와 국경을 맞댄 곳이다. 러시아가 발칸반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데 대한 나토 측의 방어 공세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냉전 이후 독일의 가장 적극적인 군사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리투아니아 파견부대 대변인 토르스텐 스테판 독일군 중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가 쓸모없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며 "우리는 (미군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독립성을 갖출 필요가 있으며 그렇게 될 것"이라고 했다.

라이문더스 카를로블리스 리투아니아 국방장관도 독일군의 움직임을 옹호했다. 그는 "미국의 리더십이 유지돼야 하지만, 유럽에서도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지역의 안정을 위해 독일을 불러들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독일은 왜 안되나?"라며 독일군의 움직임에 대한 우려에 반문을 제기했다.


리투아니아도 2차 대전 당시 나치의 침입을 받은 나라 중 한 곳 이지만, 독일군이 다시 들어오는 것에 대해선 반감이 덜하다. 러시아로부터 지켜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2차 대전을 겪은 한 시민은 "독일인에 대한 반감은 없다. 역사일 뿐이다. 지금은 그들을 나무랄 순 없다"고 말했다.

독일군의 몸집 불리기에 가장 거부감을 보이는 이들은 독일 국민이다. 나치의 군국주의에 대한 오랜 두려움과 반감 때문이다. 독일 시사 잡지 슈테른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독일 국민의 55%가 국방비 증가를 반대했다. 찬성 비율은 42%였다. 나토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목표도 국민들의 반대로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져왔다.

그러나 트럼프 취임 이후 독일 내에서도 독일군의 부활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일부 정치인과 언론들은 관련 이슈를 끊임없이 언급하며 국방비 증강을 요구하기도 했다.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자이퉁 편집장은 "만약 트럼프가 지금의 정책을 고수한다면 미국은 유럽이 1945년 이래 최대 수준으로 방위력을 확장하도록 할 것"이라며 "국방비가 늘어날수록 분쟁이 늘어날 것이고, 핵 방위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주장도 제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yj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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