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View｜방송] 국민들 웃음 되찾아준 ‘김과장’①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KBS2 수목드라마 ‘김과장’이 ‘사임당’을 무찌르고 무서운 속도로 치고 올라오는 기세다. 동시간대 방송되는 SBS ‘사임당, 빛의 일기’(이하 ‘사임당’)는 점점 갈수록 울상을 짓고 있다.

시청률만 봐도 알 수 있다. ‘사임당’은 15.6%로 시작해 12.3%(4회),10.7%(5회)까지 떨어졌다. 호기심으로 시청했던 이들을 잡아두지 못하는 모양새로 풀이된다. 반면 ‘김과장’은 7.8%로 시작했다. 무난했던 성적은 13.8%(4회), 15.5%(5회)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사임당’보다 약 두 배 낮은 첫 성적을 거뒀던 ‘김과장’은 결국, ‘사임당’을 저 멀리 따돌렸다.

큰 시간과 자본을 투자했고, 이름값 높은 배우가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사임당’이기에 ‘김과장’의 질주는 더욱 눈에 띈다. 스토리와 연기, 연출 삼박자가 조화를 이뤄 만들어낸 반전인 셈이다. 단순한 오피스극일 줄 알았던 '김과장'은 매력적인 요소들로 생각보다 더 극을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 ‘유쾌·상쾌·통쾌’...이런 드라마가 필요한 타이밍

대체 ‘김과장’의 무엇이 이토록 시청자들을 열광하게 만들었을까. 사실 좋은 타이밍도 무시할 수 없다. 최근 타임슬립물과 판타지물의 인기가 높았는데, ‘김과장’이 방영될 즈음에는 시청자들이 피로감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비현실적인 요소는 웰메이드 작품이 아닌 이상 어설프게 다가왔고, 신선했던 설정은 범람하며 지루해졌다.

어지러운 시국 또한 영향이 있다. 국민들은 최근 몇 개월간, 길게는 몇 년 간 믿기지 않는 뉴스들을 바라보며 분노했다. 소식만 들리면 암울한 내용들이니 도무지 웃을 일이 없었다. 이런 저런 상황들이 겹쳐 딱 ‘이런 드라마 하나쯤은’ 있어줘야 할 타이밍이었다.

가볍고 유쾌하게 볼 수 있는 ‘김과장’은 대중의 스트레스를 날려준다. 주변 환경들에 지쳐있던 이들은 ‘김과장’을 보며 답답한 마음을 해소한다. 시청자 반응을 보면 김성룡(김과장)의 행동에 대리만족을 느낀다는 평이 많다. 시청자들은 잔뜩 힘을 준 ‘사임당’보다 힘 뺀 채 현실을 풀어내는 ‘김과장’에 더욱 끌리고 있다.

◇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이 시대의 ‘직장인’

‘김과장’은 회사를 배경으로 하는 오피스물이다. 미니시리즈의 주 시청층이 20대부터 30대까지, 많게는 40대까지인 것을 감안하면, 타깃이 확실한 장르다. 익숙한 일상의 장소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들은 자연스럽게 공감될 수밖에 없다. 특히 ‘김과장’에 가장 큰 반응을 보이고 있는 시청층은 30대로, 대게 직장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연령대다.

극의 중심이 되는 소재도 ‘기업 비리’다. 얼핏 보면 우리네와 먼 이야기라고 느껴질 수도 있는 어둠의 그림자다. 하지만 기업의 비리는 지금도 비일비재하고 일어나고 있는 일이며, 우리와 가장 밀접한 장소에서 벌어지고 있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기업들의 문제점과도 맞물려 그 어느 때보다도 큰 공감을 얻고 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lshsh324@enter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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