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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김과장' 첫방②]"비선실세 등장" '김과장' 시국풍자 시동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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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헤럴드POP=황수연 기자]첫 방송부터 세다. 기업 비리부터 내부 고발자의 자살 방조, 재벌과 검사의 비밀스러운 커넥션까지 대한민국의 어두운 단면들이 한꺼번에 드러났다. 심지어 대놓고 '비선 실세'라는 단어가 언급됐다.

25일 KBS 2TV 새 수목드라마 '김과장'(극본 박재범, 연출 이재훈)이 첫 방송됐다. 대기업 TQ 그룹은 검찰에 의해 분식회계 및 탈세 혐의를 받고 있었고, 내부고발자 경리부 이 과장이 갑작스러운 자살기도로 중태에 빠지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 뒤에는 '힘'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다. 이 과장의 중태 소식에 TQ그룹 박현도(박영규 분) 회장은 "회사를 위해서 그런 희생을 했다"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고, 중앙지검 회계 범죄 수사부 검사 서율(이준호 분)은 박 회장과 만남을 가지며 조언을 건넸다.

또한 서율은 공석이 된 경리부 과장 자리를 '무조건 복종하고 깡 있는 인간, 자존심 같은 건 애초부터 없는 인간, 쓰고 버려도 전혀 뒤 탈이 없는 인간'의 것으로 정해놓고 겉으로는 스펙과 출신을 안 보는 것처럼 지원자를 받았다.

쓰고 버려도 뒤 탈 없는 인간, 그게 바로 김과장 김성룡(남궁민 분)이었다. 돈에 대한 천부적인 촉을 가진 '삥땅' 전문가 김성룡은 말끔한 얼굴에 능글맞은 성격을 가졌고, 화려한 언변에 허세와 깡은 기본으로 탑재된 인물이었다.

이날 김성룡은 남다른 '삥땅' 철학을 강의하며 대한민국을 풍자했다. 그는 "대한민국 어디 안 썩은 데 없고 안 허술한 데 없잖아. 이 얼마나 좋은 세상이야 해 먹기 천국이다. 또 뒤탈 없이 해 먹으려면 구린 돈만 해 먹어야 한다"며 즐거워했다.

'비선 실세'도 언급됐다. 김성룡이 배덕포(김응수 분)의 밑에서 회계 장부를 관리하며 몰래 '삥땅'치는 모습을 아니꼽게 보던 부하들이 "다들 사장님은 허수아비고, 김과장이 비선 실세라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이간질한 것. 배덕포는 '비선 실세'라는 단어에 모든 비리를 눈감아주던 작은 눈을 부릅뜨며 분노를 표했다. 그렇게 김성룡은 내쳐졌고 서울 TQ그룹으로 향하는 계기가 됐다.

앞서 이재훈 PD는 지난 23일 제작발표회에서 "대통령이 나라의 주인이 아니듯이 기업 오너도 회사의 주인이 아니라는 것을 TQ그룹의 부조리한 비리와 맞서 싸우는 모습에서 보여주겠다. 청문회에서 볼 수 없었던 통쾌함을 선사할 것"이라고 기획 의도를 전했다.

이처럼 '김과장' 첫 방송은 마치 현 세태를 보는듯한 은근한 풍자가 담겨 있었다. 단 이 시국처럼 침통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김과장 남궁민의 코믹 원맨쇼가 어두운 현실도 웃음으로 풀어내며 다가올 시원한 반전을 기대케 했다.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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