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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킹' 궁금증③]조인성은 왜 전라도 목포 출신일까?

헤럴드경제 이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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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킹' 궁금증③]조인성은 왜 전라도 목포 출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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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이소담 기자]'더 킹' 조인성이 연기한 박태수는 왜 전라도 목포 출신으로 설정했을까.

영화 '더 킹'(감독 한재림/제작 우주필름)이 대한민국 현대사 30년을 관통한 수작으로 호평 받고 있다. 지난 18일 개봉해 6일 만에 200만 관객을 끌어 모으며 천만영화 '국제시장'보다 빠른 흥행세를 보이고 있는 '더 킹'. 한재림 감독의 세심한 자료조사와 시대정신으로 완성된 이 영화는 어느 하나 허투루 넘길 것이 없어 참으로 흥미롭다.

'더 킹'은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폼나게 살고 싶었던 태수(조인성)가 대한민국을 입맛대로 좌지우지하는 권력의 설계자 한강식(정우성)을 만나 세상의 왕으로 올라서기 위해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전라남도 목포에서 태어나 건달 아버지 밑에서 자란 박태수. 양아치 고등학생이었던 태수의 마음을 돌린 사건이 있었으니 바로 동네를 주름 잡던 건달 아버지가 한주먹 거리도 안 돼 보이는 검사 양반 앞에 무릎을 꿇고 사정하던 모습을 목격한 것이었다. 그리고 박태수는 진짜 권력은 지금의 주먹이 아니라 펜에서 나온다는 걸 깨닫게 된다. 이후 박태수는 피나는 노력 끝에 사시패스에 성공, 검사가 된다.

하지만 막상 검사가 됐지만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공부할 것은 산더미인데다 하루에 처리해야만 하는 사건만 수십개. 업무에 치이고 박봉에 치여 살아가는 태수. 그가 요직에 배치 받지 못한 건 바로 전라도 출신 그리고 대학시절 학생운동에 가담했다는 꼬리표 때문이다.


실제 '더 킹'에서는 고향에선 전라도 사투리를 쓰던 태수가 검사가 된 이후로는 표준어를 쓰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자신의 고향이 전라도 목포가 아니라 서울이라고 끝끝내 우기는 장면도 등장한다. 아버지가 어디 가서 전라도 출신임을 밝혀선 안 된다고 했다며 말이다.


한재림 감독은 "전라도 출신 사람들에 대한 옛날 사람들의 말도 안 되는 선입견이 있잖나. 박태수를 전라도 출신으로 설정하고 그가 고향을 속이는 장면을 등장시킨 건, 그게 웃기기도 하지만 실제로 있었던 일이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이어 한재림 감독은 "사실 요즘 대학생들은 지역감정이 덜하다. 지금 세대는 영화 속 지역감정이 팽배했던 시절의 이야기를 잘 모른다고 하더라. 하지만 실제 지역감정을 만들어내려고 했었고, 그렇게 만들어진 선입견인데다 영화 속 배경이 군부독재 시절이라 태수를 전라도 출신으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더 킹'에서 필요했던 건 태수의 역경과 불리한 조건들이었다"는 한재림 감독은 "양아치 아버지와 민주항쟁 가담 경력 그리고 전라도 목포 출신이란 것까지. 이런 것들이 극 초반 태수에겐 역경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나중엔 태수가 한강식과 대결하는데 있어서 무기가 되기도. 그런 아이러니함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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