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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이소담 기자]잘생김의 대명사 정우성과 국민호감 참바다 유해진이 관객몰이에 나선다. 이들이 내세운 주무기가 참으로 극과 극이라 더욱 흥미롭다. 나쁜 놈 정우성과 좋은 놈 유해진이 이상한 놈들과 싸운다. 그것도 아주 치열하게 말이다.
● '더 킹' 멱살잡이 부르는 권력형 쓰레기 정우성(feat.우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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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킹'은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폼나게 살고 싶었던 태수(조인성)가 대한민국을 입맛대로 좌지우지하는 권력의 설계자 한강식(정우성)을 만나 세상의 왕으로 올라서기 위해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정우성이 맡은 한강식은 20대 초반에 사법고시를 패스하고 노태우 정권 시절 '범죄와의 전쟁'을 통해 목포를 평정한 인물이다. 권력의 중심에 있는 한강식은 자신이 설계한 목표를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이를 통해 검사장 후보로 거론된다.
'관상'에 수양대군 이정재 등장신이 있었다면 '더 킹'엔 권력실세 한강식 역 정우성의 등장신이 있다. 한 눈에 봐도 훤칠한 키에 잘생긴 외모, 고가의 슈트를 차려입고 위악을 떠는 우아한 나쁜 놈 한강식. 이는 정우성이 연기했기에 가능했다. 겉으론 그 누구보다 고급스러움을 지향하지만 그 속은 위선과 삐뚤어진 욕망으로 가득한 인물. 그것이 바로 한강식이다.
정우성은 '더 킹'을 통해 오롯이 권력형 쓰레기로 분했다. 고급 펜트하우스에서 술을 마시다가도 자신이 설계한 일이 성공한 순간 대중가요에 맞춰 춤을 춰대는 인물. 클론의 '난'에 맞춰 춤을 추고, 자자의 '버스 안에서'를 열창하고, 굿판에선 서슴없이 몸을 흔들고 무속인 앞에선 그 누구보다 긴장하는 한강식. 정우성은 멀리서 보면 권력 실세, 가까이서 보면 코에 썩은 내가 진동하는 입체적 인물을 유쾌하게 연기해내며 한강식을 웃음거리로 전락시킨다. 마치 현대판 마당놀이를 보듯 말이다.
이에 정우성은 "권력이라는 우아하고 멋들어진 옷을 입고 결국 자신 안에 있는 속마음을 꺼내면서 악취를 풍기는 장면이 있다. 한강식 입장에서는 그의 가치관이고 철학이지만, 그게 얼마나 바람직하지 못하고 나쁜 생각인지 보여주는 장면이라 기억에 남는다"고 밝힌 바 있다. 우아한 쓰레기란 말이 참으로 잘 어울리는 한강식은 아마도 정우성 덕에 대한민국 영화사에 길이 남게 될지도 모르겠다.
● '공조' 옆집 아저씨 같은 친근한 형사 유해진(feat.국민호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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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엔터테인먼트 제공 |
지난해는 그야말로 유해진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해였다. 그동안 주조연을 넘나들며 충무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던 유해진은 원톱 주연을 맡은 영화 '럭키'를 통해 코미디의 부활을 알리며 무려 697만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모았다. 국민호감 참바다 씨의 힘은 이렇게나 컸다.
그런 유해진이 새해를 맞아 2017년판 '투캅스'로 돌아왔다. 이번 그의 파트너는 현빈이다. 함께 한 배우를 돋보이게 만들면서 스스로도 빛나는 배우 유해진의 진가는 '공조'에서 여전했다. '공조'는 남한으로 숨어든 북한 범죄조직 리더 차기성(김주혁)을 잡기 위해 남북 최초 공조수사가 시작되고, 임무를 완수해야만 하는 특수부대 북한형사 림철령(현빈)과 임무를 막아야만 하는 생계형 남한형사 강진태(유해진)의 예측불가 팀플레이를 그린 작품. 유해진에겐 제대로 판이 깔린 셈이다.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과묵한 북한 형사 림철령 옆에서 시종일관 떠들어대며 뒤로는 공조수사를 방해할 궁리만 하는 남한 형사 강진태. '공조' 유해진은 자신에게 딱 맞는 맞춤옷을 입고 '럭키' 못잖은 웃음폭탄을 선물한다. 유해진을 두고 강진태 캐릭터를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유해진 아닌 강진태는 떠올리기 힘들다. 아재개그는 빛을 발하고 여기에 '럭키'에서 맛보기로 선보였던 액션도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유해진의 가장 큰 강점은 바로 특출 나게 잘생긴 외모는 아니지만, 현실에 존재하는 우리네 옆집 아저씨 같은 친숙함이다. 특유의 푸근한 인상과 넉살 그리고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를 통해 입증된 사람 좋은 면모는 '대국민 호감 배우'라는 수식어를 탄생케 했다. '공조'에서도 유해진은 실제 자신의 모습을 투영시키며 굳게 닫혔던 북한 형사 림철령의 마음을 열어젖힌다. 그리고 관객 또한 빠져들 수밖에. 흥행 배우로 우뚝 선 유해진의 꽃길이 꽤나 오래 지속될 것이란 걸 '공조'로 다시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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