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투데이 이진규 기자 = 가습기 살균제 PB(자체 브랜드) 상품을 판매해 다수의 사상자를 낸 혐의로 기소된 롯데마트·홈플러스 관계자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최창영 부장판사)는 6일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기소된 노병용 전 롯데마트 대표(현 롯데물산 대표)와 김원회 전 홈플러스 그로서리매입본부장에게 각 금고 4년과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화학제품에 대한 전문 지식이나 검증 없이 옥시 제품을 모방·제조·판매해 다수의 인명 피해를 일으켜 중한 결과를 발생시켰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노 전 대표에게 “살균제의 제조·판매를 최종 결정하는 지위에 있었는데도 내부 회의에서 약 5분∼10분 만에 시장 상황이나 예상 매출액, 시제품 디자인 위주로 살펴보고 살균제 제조·판매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김 전 본부장에겐 “자체 안전성 검증을 하지 않고, 옥시의 살균제가 상당히 시중에 유통됐다는 점에 터 잡아 제품이 안전하다고 믿고 모방하는 식을 택해 직접적인 안전성 검증을 생략했다”며 “당연히 기울였어야 할 주의를 소홀히 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홈플러스 전 법규관리팀장 이모씨에겐 징역 5년, 전 일상용품팀장 조모씨에겐 금고 4년을 선고했다. 양벌규정에 따라 기소된 홈플러스 법인에는 벌금 1억5000만원을 선고했다.
롯데마트 전 상품2부문장 박모씨와 전 일상용품팀장 김모씨에겐 각각 금고 4년을 선고했다.
롯데마트 제품 기획에 관여한 외국계 컨설팅업체 데이먼사의 한국법인 QA팀장 조모씨와 두 회사 제품의 제조사인 용마산업 김모 대표에겐 각각 금고 3년과 금고 4년을 선고했다.
롯데마트는 2006년, 홈플러스는 2004년 옥시처럼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함유된 가습기 살균제를 출시해 각각 41명(사망 16명), 28명(사망 12명)의 피해자를 낸 혐의로 기소됐다.
홈플러스 관계자들은 옥시처럼 가습기 살균제 제품이 인체에 무해하다는 취지로 허위·과장 광고를 한 혐의(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등)도 받았다.
검찰은 김 전 본부장 등 홈플러스 관계자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도 적용했지만, 법원은 사기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무죄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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