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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두번 죽였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가족들 1심 판결에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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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가습기 살균제 참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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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 잃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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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통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들


"국민 인식과 동떨어진 어처구니 없는 판결"

【서울=뉴시스】변해정 기자 = 가습기 살균제 사태 책임자로 지목된 제조업체 임원들에 대한 법원의 1심 판결에 대해 피해자와 가족들이 크게 분노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 모임(가피모)과 환경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환경보건시민센터는 6일 선고 직후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와 유족은 물론이거니와 일반 국민들 생각과도 동떨어진 어처구니 없는 판결"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기는 커녕 두번 죽였다"면서 "이대로라면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참사가 또 나올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검찰 구형량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판결이 내려진 데에는 검찰의 책임이 크다고도 했다. 이들은 "검찰이 첫 고발장이 접수된 지 4년이 지나 수사에 착수해 살인자들에게 면피할 시간을 줬다"면서 "검찰의 늑장 수사와 법원의 안이한 판단, 정부의 책임 회피가 어우러진 결과"라고 언급했다.

피해자 가족 박기용씨는 "대한민국에 정의가 있습니까. 수백 명의 아이들이 죽고 상해를 입었는데 검사는 항소해야 된다"고 울분을 토했다. 뱃 속의 태아와 28개월 아이를 잃은 송영란씨도 "죄를 물을 수 있도록 제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인 만성 폐질환 환자 임성준군의 어머니 권미애씨는 울음만 쏟아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최창영 부장판사)는 이날 선고 공판에서 신현우(69) 전 옥시레킷벤키저(옥시) 대표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세퓨의 오모(41) 전 대표와 조모(52) 연구소장 등도 징역 5~7년이 선고됐다.

가피모와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지난 2012년 8월 1차 고발을 시작으로 지난해 4월까지 10여차례 제조사 책임자들을 살인죄 등으로 처벌해달라며 고소·고발을 했다.

앞서 이들이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대다수 국민들도 검찰 구형보다 더 높은 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직업환경건강연구실과 공동으로 전문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에 의뢰해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0.6%가 '무기징역'이 적정하다고 답했다. '징역 20년 이상'이라고 밝힌 비율도 31.0%나 됐다. 국민 10명 중 8명꼴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측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봤다고 정부와 시민단체에 신고된 건수는 총 5341건(명)이다. 이중 1112명이 숨졌다.

hjp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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