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 세퓨, 홈플러스 등 기업에겐 벌금 1억5000만원 선고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유해 성분이 포함 된 가습기살균제를 만들어 팔아 대규모 인명 피해를 일으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옥시레킷벤키저(옥시) 전 대표 신현우(69) 씨에게 징역 7년이 내려졌다. 함께 기소된 옥시 전 대표 존 리(49·미국) 씨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 최창영)는 6일 업무상과실치사·표시광고법위반·상습사기 혐의로 구속기소된 신 씨에게 징역 7년형을 선고했다.
신현우 전 옥시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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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 연구소장을 지낸 김모 씨와 조모 씨는 각각 징역 7년, 옥시레킷벤키저 법인은 1억 50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졌다.
이와달리 옥시 전 대표 존 리(49·미국) 씨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일부 직원들의 추측성 진술만 있을 뿐 업무상 과실치사 범죄 혐의를 증명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신 씨등은 안전성을 경시하고 준수해야할 의무를 위반해 결코 회복될 수 없는 엄청난 피해를 입혔다”며 “피해자 가족들은 제품을 직접 구매해 사용한 탓에 사랑하는 아들과 딸을 죽게했다고 자책하며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재판부는 이날 신 씨의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와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가습기살균제 사용과 폐손상 사이 인과관계를 인정했고, 신 씨와 옥시 측에게 결함있는 제품을 만들어 판매한 업무상 과실이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상습사기 혐의는 “신 씨등이 제품의 유해성을 알면서도 소비자들에게 판매대금 상당 돈을 뜯어내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로 봤다. 이에 따라 신 씨가 받을 수 있는 최대 형량도 7년이 됐다.
재판부는 신 씨에 이어 옥시 대표이사로 재직한 존 리 씨에 대해서는 “직접 보고관계에 있던 외국인 임원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존 리 씨가) 제품 안전성이나 라벨 표시문구가 거짓임을 의심할 만한 보고를 받았다 보기 어렵다”고 무죄 이유를 설명했다.
신 씨등은 지난 2000년 10월 독성화학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함유된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을 만들어 팔아 73명을 숨지게 하는 등 181명의 피해자를 낸 혐의로 지난해 6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또다른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 세퓨의 대표 오유진(41) 씨도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오 씨는 지난 2008년 말부터 2011년 11월까지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이 들어간 ‘세퓨 가습기살균제’를 만들어 판매해 사망자 14명 포함 27명의 피해자를 낸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가습기 살균제 PB(자체 브랜드) 상품을 개발·판매해 피해를 발생시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관계자들에게도 선고가 내려졌다.
홈플러스 전 그로서리 매입본부장 김원회(62)씨는 징역 5년, 홈플러스 법인은 1억 5000만원 벌금형을 받았다.
가습기살균제 자체브랜드 상품 제조,판매 책임자인 롯데마트 노병용 전 영업본부장(66)과 롯데마트ㆍ홈플러스의 가습기살균제를 만든 용마산업사 대표 김종군(51)씨는 금고 4년에 처해졌다. 금고형이란 징역형과 마찬가지로 교도소에 수감되는 형벌이지만, 노역을 하지 않는다는 차이가 있다.
yea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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