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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의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낸 업체로 지목된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신현우 전 대표(68)./사진=뉴스1 |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의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낸 업체로 지목된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신현우 전 대표(68)에게 검찰이 징역 20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최창영)의 심리로 29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신 전 대표에 대해 "허위 표시광고로 소비자를 속여 영유아를 영문도 모르게 죽어가게 했고 부모들이 평생 죄책감에서 살아가게 했다"며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반면 신 전 대표 측 변호인은 "매출 규모가 작은 가습기 살균제의 원료물질을 변경하는 것은 연구소장의 처리 분야였기 때문에 신 전 대표는 관련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며 "보고가 제대로 잘 돼 원료물질 변경에 대해 인식했다면 적당한 조치를 취했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모든 제품의 원료 변경까지 대표가 일일이 결재해야 한다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을 강요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바람직하지 않은 경영방식이다"며 "대표는 각 부서의 책임자에게 일임하고 이를 신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신 전 대표가 퇴직한 2005년 이후 용기가 변경되면서 피해가 확대됐고 이때 주된 피해가 집중됐다"며 "퇴사 이후 일까지 책임지라는 것이 온당한 일인지, 신 전 대표를 1번 피고인으로 주범처럼 삼는게 온당한 것인지는 의문이다"고 밝혔다.
또 사기 혐의에 대해서는 "인체 안전성 여부는 진실 규명이 가능한 구체적 사실에 해당하지 않고, 기망행위는 없었다"며 "라벨 문구가 허위라는 사정에 대해 전혀 인식하지 못했고, 일부 공소시효가 완성돼 허위표시 행위에 대한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주장도 폈다.
변호인은 그러면서 "소속 직원들을 지휘·감독하지 못한 과실 책임에 대해서는 인정한다"며 "유족들에게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을 안겨드린 잘못은 깊이 반성하고 있고, 그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기 위해 여생을 봉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피해 아동 임성준 군(13)의 어머니인 권모씨는 법정에 나와 "우리 아이가 일주일에 두 번씩 병원에 가야해서 오기가 힘들었지만 오늘이 아니면 기회가 없을 것 같아 꼭 오고 싶었다"며 입을 뗐다.
권씨는 이어 "신 전 대표 측은 본인이 퇴임한 2005년 이후에 피해가 더 컸다고 주장하지만 우리 아이는 2003년에 태어났고, 2005년 전에 피해를 입은 아이들 중에 지금 살아있는 아이가 없다"며 "첫 단추를 제대로 끼웠다면 이렇게 문제가 됐겠냐"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평생 당신 자식들, 그리고 손주들 보면서 '아 내가 이런 아이들을 죽였고 아프게 하고 있었지'라는 생각으로 살아줬음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신 전 대표 등은 유해물질이 포함된 가습기살균제를 판매해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옥시는 해당 제품 광고를 하면서 '인체에 안전한 성분을 사용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살균 99.9% - 아이에게도 안심'이라는 허위 문구를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경은 기자 kel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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