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母 "아이는 생살에 관 꽂고 고통 참아"
변호인 "맞장구쳤다" 발언에 검찰 "사과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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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성도현 기자 = "공포에 질려 엄마와 아빠 이름을 부르지만 무기력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어요. 생살에 관을 꽂고 아이는 신경안정제가 안 들어 맨정신으로 그 고통을 다 참아내야 했어요. 2살짜리 아이가 인공호흡기를 낀 채 할 수 있는 건 몸을 배배 꼬는 것뿐이었어요."
'가습기살균제 사망사건'의 책임자로 지목된 신현우(68)·존 리(48) 전 옥시레킷벤키저(옥시) 대표 등에 대한 사실상 1심 마지막 재판이 열린 29일 피해자 진술에 나선 고(故) 최모양의 어머니 김모씨는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이날 법정에 나온 50여명의 피해자들은 재판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며 애써 울분을 참으려 했다. 발언에 나선 일부 피해자들의 진술이 이어지면서 방청석 여기저기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창과 방패로 만난 검사와 변호인 역시 때때로 눈물을 보였다.
김씨는 "어떤 날은 생명에 위독할 정도로 피를 쏟고 장기들이 망가져 갔고 이전 모습을 찾기 힘들 정도로 퉁퉁 부었다"며 "이렇게 고통스럽게 할 거면 죽여달라고 하느님께 매달리게 된다"고 당시 힘들었던 기억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5년이 지나 그 아픔들을 기억의 저편으로 묻어두려 하지만 그 순간을 떠올리면 피가 거꾸로 솟는다"며 "한때 빛났던 완벽한 삶이 두 동강 나고 아이를 죽인 죄인으로 살아야 했다"고 울먹였다.
김씨는 "피해자들은 가족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고 이런 대참사를 계기로 사회가 바뀔 수 있다면 하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며 "몸에 해가 있는지 검증하지 않고 가습기살균제를 판 사람들의 죄를 철저하게 물어달라"고 호소했다.
피해자 임성준군(13)의 어머니는 "첫 단추를 잘 뀄으면 지금처럼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당신 자식들을 보면서 내가 이런 아이들을 죽이고 아프게 했지 생각했으면 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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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잃은 또다른 피해자 조모씨는 "옥시에서 100억원을 준들, 1000억원을 준들, 이 세상을 다 준들 죽을 때까지 지옥에서 살 것"이라며 "(배상금으로) 10억원을 준다고 저희 마음을 달랜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씨는 또 "수의를 입으신 (피고인) 분들, 숨 멎을 때까지 저희 피해자 이름을 다 기억해 달라"며 "숨진 사람들, 지금 아파서 병원에 있는 분들. 아이들, 모두 다 기억해 달라"고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최창영)는 피해자 측 발언신청을 모두 받아주는 등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법정에서 직접 피해자 측이 준비한 영상을 틀기도 하고 참고자료로 제출받아 검토하겠다고도 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피고인 측 변호인과 검찰이 변론 내용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며 언성이 높아지는 상황이 펼쳐지기도 했다.
피고인 측 변호인이 "(피고인이) 검사에게 맞장구쳐주면서 (검찰) 입맛에 맞는 조사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취지로 변론하자 검찰 측은 "업무수행 과정의 심각한 폄훼이며 사과를 요구한다"고 불쾌함을 나타냈다.
변호인의 변론을 듣던 피해자 한 명은 발언권을 얻어 "'아이에게도 안심'이란 문구가 판매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저희는 그 문구 때문에 (제품을) 산 것"이라며 "그게 쟁점이라면 잘못 생각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 사건은 올해 초 국민적인 분노 속에 검찰 수사가 다시 진행됐고 지난 6월1일 첫 재판이 시작됐다. 이후 6회의 공판준비기일과 25회의 공판기일을 거쳐 6개월 동안 마라톤 재판이 진행됐고 이제 선고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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