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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태리 / 이지숙 기자 |
[헤럴드POP=부산, 성선해 기자] 같은 영화에 출연했지만 운명은 갈렸다. 배우 김민희(34)와 김태리(26)의 온도차, 부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25회 부일영화상이 7일 오후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렸다. 지난 1958년 국내 최초의 영화상으로 출범한 부일영화상은 긴 역사뿐만 아니라 비교적 공정한 심사로 권위까지 갖춘 시상식으로 평가받는다. 때문에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활약을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다.
영화 '아가씨'(감독 박찬욱)에 숙희 역으로 출연한 김태리는 이날 신인 여자 연기상을 받았다. 그와 경쟁을 펼친 건 '곡성' 김환희와 '스틸 플라워' 정하담, '검은 사제들' 박소담, '우리들' 최수인 등 쟁쟁한 신인들이다. 가장 치열했던 부문이기도 하다.
트로피를 받아든 김태리는 "'아가씨' 준비 과정과 촬영 현장 기억들은 다 행복하고 그리움으로 치환됐다"라며 "많은 고민들과 나름의 싸움들을 붙들고 앞으로도 걸어나가겠다"라고 당찬 소감을 밝혔다. 신인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옹골찬 그의 소신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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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민희 / 본사DB |
그러면서도 김태리는 "내가 첫눈에 반한 김민희에게 이 영광을 돌린다"라고 덧붙였다. 공교롭게도 김민희 역시 '아가씨'로 여자 주연 연기상 후보에 올랐던 상황. 하지만 그는 시상식에 불참했고, 영광은 '비밀은 없다'의 손예진에게 돌아갔다.
앞서 김민희는 지난 6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에서 만난 홍상수 감독과 내연 관계라는 설이 제기되면서 이미지 타격을 입었다. 그는 이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아, 의혹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사실 김민희는 오랫동안 연기력 논란에 시달렸다. 하지만 '화차'(2012)로 배우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여기에 '아가씨'에서는 학대 당하며 길러진 부잣집 아가씨 히데코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극찬을 이끌어냈다. 김태리와의 '女-女 케미스트리' 역시 파격적이지만 신선했다.
이에 힘입어 '아가씨'는 청소년관람불가임에도 누적 관객 수 400만 명을 돌파하며 사랑받았다. 평단의 호평과 흥행을 모두 거머쥔, 배우 김민희에게는 최고의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는 개인사로 그 영광을 누리지 못하고, 스포트라이트에서 비껴났다.
반면 그의 하녀 숙희로 분해 '아가씨'를 함께 이끌었던 김태리는 제16회 디렉터스 컷 시상식 여자 신인 연기자상을 수상했으며, 부일영화상에서는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생애 단 한 번 밖에 오지 않는 영광을 마음껏 누리고 있는 것. 아가씨와 하녀의 뒤바뀐 처지, 부일영화상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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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민희, 김태리 / 본사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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