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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지 사야카, 11년 만에 온다…일본 바이올린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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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지 사야카, 11년 만에 온다…일본 바이올린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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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음악이 저를 대변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음악을 대변하고자 합니다. 물론 해석에 저의 선택과 개인적인 경험으로 인한 감정이 큰 부분을 차지할 것입니다. 그러나 연주할 때 제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제일 낮은 순위로 두고 있습니다."

일본 음악계의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바이올리니스트 쇼지 사야카(33)가 한국에서 잇따라 공연한다. 23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서울시향과 함께 '쇼지 사야카의 프로코피예프'를 연다. 29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에서는 피아니스트 손열음(30)과 듀오 리사이틀을 펼친다.

그녀가 한국에서 공연하는 건 2005년 도쿄 필하모닉(지휘 정명훈)과 함께 내한한 이후 11년 만이다.

쇼지는 서울시향·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공동으로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을 다시 방문돼 기대하고 있습니다. 정명훈 지휘자와 10년 전 단 한번 공연해봤지만, 한국과 한국사람, 그리고 한국음식을 매우 좋아한다"고 밝혔다. "게다가 이번에는 처음으로 뛰어난 손열음씨와 함께 공연을 하게 돼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엄청난 스테미나를 이끌어내는 음악가"(그라모폰) 등의 평을 받는 쇼지는 현재 동년배 바이올리니스트 중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5세 때 바이올린을 시작한 쇼지는 비에냐프스키 콩쿠르, 비오티 발세시아 콩쿠르 등에서 연이어 우승을 거머쥐며 바이올린 신동으로 이름을 알렸다.

4세 때 오페라 가수가 되고 싶었다는 그녀는 "그러나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예쁘지 않은 제 목소리 때문에 오페라 가수의 꿈을 포기하라고 저를 설득했다"며 "그래서 차선택인 바이올린을 시작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1999년 16세의 나이에 파가니니 콩쿠르 역대 최연소 우승 이후, 마리스 얀손스, 로린 마젤, 주빈 메타, 콜린 데이비스 경, 샤를 뒤투아 등 세계 정상급 지휘자들과 협연해 왔다. 특히, 상트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의 상임 지휘자인 유리 테미르카노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의 70·75번째 생일에 유일한 외국인 연주자로 초대됐다. 2012년 함께 프로코피예프 협주곡을 녹음하기도 했다.

도이치그라모폰 전속 아티스트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그녀는 정명훈 도쿄필 명예음악감독이 지휘한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과 함께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을 레코딩, 평단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2011년 서울시향의 일본 투어에서 협연하기도 했다.

쇼지는 이번 서울시향과 협연에서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협주곡 2번을 들려준다. '칸틸레나'(자장가·느린 서정적 선율)라는 말로 요약되듯이 느리고 우아하며, 낭만적인 감정이 충분히 살아있는 곡이다.


19세가 되던 해, 프랑스에서 테르미카노프와의 공연을 위해 처음 공부한 작품이라고 알린 쇼지는 이 곡을 "판타지로 가득하며, 다채로운 작품"이라고 해석했다. "누군가가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시작되는데, 곧이어 러시아 동화 속 주인공들과 괴물들이 등장하는 그림이 쉽게 연상되죠. 따뜻함에서 살얼음 같은 추위, 밝은 햇살에서 암흑 속의 비웃음, 그리고 부드러운 느낌에서 위험한 느낌까지 광범위한 분위기를 담고 있어요."

금호아트홀 독주회에서는 손열음과 함께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18번, 슈만 바이올린 소나타 1번,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중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인 5번 '봄', 재즈·블루스 요소가 귀를 사로잡는 라벨 바이올린 소나타 2번을 연주한다.

"이 작품들은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고, 친숙하게 느끼는 작품들입니다. 그리고 손열음씨의 연주를 들으면서, 모차르트와 베토벤과 같은 클래식 레파토리에 대한 같은 생각을 공유할 수 있을 거란 느낌을 받았습니다."


연주를 앞두고 박물관이나 갤러리를 방문하거나, 때로는 연주나 감상을 통해 받은 영감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음악은 예술 세계의 한 축을 이루는 것으로, 예술과 분리시킬 수 없는 것이에요. 음악의 영감을 얻기 위해 따로 박물관을 가거나 책을 읽지는 않아요. 독서를 하는 것도,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도 모두 음악을 연주할 때와 동등한 즐거움을 가져다 주죠. 특별하다거나 지적인 활동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단지 즐길 뿐이죠."

쇼지의 꿈은 90세가 됐을 때, 3중주단 '보자르 트리오' 창단 멤버이자 살아 있는 전설적인 피아니스트 메나헴 프레슬러(93)처럼 연주하는 것이라고 했다. "젊은 때에는 음악 속에 많은걸 담으려고 하죠. 그러나 저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심플함을 추구하고 싶습니다. 갈 길이 멀었지만, 이것이 제가 진정으로 기대하는 것입니다."

한편 쇼지가 협연하는 이번 서울시향의 포디엄에는 이스라엘 출신의 젊은 지휘자 라하브 샤니(27)가 오른다. 2017/18시즌 빈 심포니의 수석 객원지휘자로 임명된데 이어, 최근 네덜란드의 명문 악단인 로테르담 필하모닉의 차기 상임지휘자로 지목을 받아 세계 음악계를 깜짝 놀래켰다. 라벨의 스페인 광시곡, 버르토크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을 들려준다. 쇼지와 손열음은 27일 오후 8시 부산 을숙도문화회관 대공연장, 28일 오후 8시 울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 무대에도 함께 오른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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