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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예전부터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사람의 생김새를 보고도 그 사람이 건실한 사람인지, 사기성이 있는 사람인지를 관상이나 행동거지만을 보고도 판단하곤 했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의 마음 속을 알기는 어렵다고 말은 하면서도 관상의 예측성과 정확성은 기대해볼만 했다. 왜냐하면 사람의 마음작용은 일종의 기운이자 에너지이기 때문에 얼굴 표정이나 기색으로 감추기가 쉽지 않은 까닭이다. 오랜 세월을 거치며 경험으로 축척된 지혜인 것이다. 그러므로 도화기가 많은 여자들은 얼굴 표정이나 몸자태에서 흐르는 색기를 감출 수가 없었던 것이며 심지가 굳고 옳은 이들은 눈빛만 보아도 그가 얼마나 의지가 바르며 굳은지를 알 수가 있었던 것이다. 어찌보면 일차적인 운명감정은 관상학이 우선이라 할 것이다. 그러하기에 사주보다는 관상이요, 관상보다는 심상(心相)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어떤 사람이 지닌 기운을 점치는데 있어 중국이나 우리나라는 아주 예전부터 사주명리학과 함께 관상학도 운명의 방향을 예측하는데 적잖게 활용되어 왔던 것이다.
그러나 역학적으로 볼 때 이성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는 사주구성만 살펴봐도 알 수가 있다. 보통은 도화살이나 천간의 정임합(丁壬合), 12운기 중 목욕(沐浴)운기 그리고 지지의 자묘(子卯) 형살의 경우를 대표적인 이성문제의 징조라 보고 있다. 특히 여자의 경우 부부자리에 자묘형살이 있다면 조신한 가정주부의 삶은 어렵다고 봐야 한다. 만약 자묘 형살이 결혼 전의 연령대에 들어온다면 결혼 전에라도 이성문제가 많은 경우로 봐도 좋으며 심지어 청소년기에 들어오게 되면 중고등학생 때 이성문제로 학업을 계속 못하는 경우까지 생기게 된다. 유교적 관념과 가치관이 팽배했던 조선시대에 양가집들이 자녀들의 혼사문제에 있어 며느리를 보려할 때에 가장 중점을 뒀던 부분이 바로 여자사주에 과숙살(寡宿殺)이 있는지 아닌지와 도화살(桃花殺)의 유무 부분이었는데, 과숙살은 일명 과부가 될 운이 높다는 신살이요 도화살은 정숙함을 훼손받는 신살로서 여자들에게 특히나 꺼리던 기운이었다. 특히나 조선시대 같은 경우는 남성우위의 사회였기 때문에 장수하는 가운데 탈없이 후손을 잇는 것이 가장 큰 의무이자 보람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과숙살도 본인의 일주에 오는지 아니면 년주에 오는지에 따라서 그 작용의 경중을 따져보기도 하지만 여자에게 있어 과숙살은 대단한 감점 요인이 되던 시절이다. 물론 시대가 바뀌다보니 도화살의 경우는 일정 부분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지만 이러한 관점이 현대라고 해서 달라질 수는 없다.
김상회 (사)한국역술인협회 중앙부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