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렝게티·응고롱고로·타랑기레 등에 매년 수십만명 사파리투어
사자·코끼리·물소·표범·코뿔소 등 '빅 5' 가장 인기
사자·코끼리·물소·표범·코뿔소 등 '빅 5' 가장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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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뜰무렵 세렝기티 [게티이미지뱅크] 무단복제 금지 |
(아루샤<탄자니아>=연합뉴스) 김수진 특파원 = 탄자니아 북부에 있는 세렝게티(Serengeti)는 마사이족의 언어로 '끝없는 평원'을 뜻한다. 면적만 1만5천㎢ 상당으로 우리나라 충청도에 조금 못 미치는 크기다.
탄자니아 세렝게티 국립공원 주변에는 응고롱고로(Ngorongoro) 자연보호구역, 타랑기레(Tarangire) 국립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 사는 수백만 마리의 동물들은 이들은 인간이 만든 경계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으며 물과 먹이를 찾아 마음껏 오간다.
매년 수십만 명이 이들을 보려고 사파리(safari) 투어를 한다. 세렝게티 사파리 투어에만 연 30만명이 참여한다. 사파리는 스와힐리어로 '여행, 탐험'을 뜻하는데, 보통 차를 타고 야생동물을 찾아다니는 여행을 말한다.
지난 15일(현지시간)부터 3박 4일간 세렝게티 국립공원과 응고롱고로, 타랑기레 사파리 투어에 참여해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직접 체험했다.
◇ 연간 30만명 찾는 세계적인 국립공원 세렝게티
말 그대로 끝이 보이질 않았다. 지붕이 열리는 사륜구동 차량에 머리를 내밀고 평원을 달리는 동안 누런 풀밭과 곳곳에 서 있는 나무만이 눈에 들어왔다. 세렝게티는 6월부터 건기로 접어들기 때문에 우기 때 푸르던 풀들이 모두 누렇게 변한다.
이 기간 세렝게티를 방문하면 물과 먹이를 찾아 이동하는 동물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6월 초에는 누 떼가 북서부로 이동하는 장관을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사자, 코끼리, 기린, 얼룩말 등 약 300만 마리의 포유류가 살고 있다. 사자, 코끼리, 물소, 표범, 코뿔소를 '빅 파이브(big five)라 부른다. 이들은 사파리 관광객에게 가장 인기있는 동물이기도 하다.
기자가 합류한 일행도 30분가량을 달린 끝에 약 4∼5m 떨어진 거리에서 나뭇잎을 뜯어 먹는 코끼리 무리를 만날 수 있었다. 우지끈 소리가 날 정도로 나뭇잎을 열심히 뜯어 먹던 코끼리는 갑자기 사파리 차를 향해 걸어오는 듯 하더니 무심히 지나쳐 반대편 풀밭으로 건너갔다.
그 주변에는 얼룩말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었다. 한 얼룩말은 장난기가 발동했는지 고개를 위아래로 마구 흔들더니 땅에 누워 네 다리를 들고는 등을 비벼댔다.
조금 더 달리니 이번에는 늘어지게 낮잠을 자고 있던 사자 가족이 나타났다. 잠에서 깬 사자들은 몰려든 사파리 차들의 주변을 맴돌다 다른 풀숲으로 사라졌다. 이 밖에도 수많은 동물들을 만날 수 있었다. 처음 마주쳤을 때 탄성을 내지르게 한 누 떼, 톰슨가젤, 임팔라, 타조 등은 시간이 지날수록 흔한 풍경이 됐다.
아프리카에서 사파리를 하는 게 일생일대의 꿈이었다는 브라질의 마리아나 지드라브카(38)는 "기대했던 것 이상"이라며 "아프리카에서 사파리를 하지 않는다면 아프리카를 경험하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탄자니아 정부는 세렝게티를 1951년 최초로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공원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외국인 1인당 70달러(약 8만원), 차량 한 대당 200∼300달러(약 23만∼34만원) 상당의 입장료를 내야 하며, 여기서 얻은 수익금으로 밀렵 등을 막기 위한 경비대를 운영한다. 세렝게티 국립공원 한가운데에는 정부가 운영하는 캠핑지도 있다.
◇ 세계 최대 화산 분화구 응고롱고로·바오바브나무로 유명한 타랑기레
세렝게티 남쪽에는 세계 최대 화산 분화구를 중심으로 형성된 응고롱고로 자연보호구역이 있다. 200만 년 전만 해도 킬리만자로보다 높고 큰 산이었다는 이 지형은 화산 작용으로 무너져 내려 8천300㎢에 달하는 대평원이 됐다. 지구 상에서 가장 크고 잘 보존된 분화구 중 하나다.
본래 응고롱고로는 원래 세렝게티의 일부였다. 하지만 원래 이곳에 살던 마사이족의 수가 점차 늘면서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침해하게 됐다. 더욱이 마사이족은 소, 양, 당나귀 등을 기르며 생활하는 유목민으로 적게는 수십, 수백 마리에서 수천 마리의 가축을 몰고 다니기 때문에 야생동물과 서식지 경쟁이 점차 심해 졌다. 결국 1959년 탄자니아 정부가 응고롱고로를 세렝게티에서 분리해 보호구역으로 지정, 사람과 가축을 이 일대에서 살도록 했다. 지금도 5만 명 이상의 마사이족이 이 지역에서 가축을 기르며 생활한다.
응고롱고로에서도 세렝게티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동물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운 좋게 사자 가족의 식사 장면을 지켜볼 수 있었는데, 암사자 두 마리와 새끼 사자 다섯 마리가 방금 사냥한 물소를 한창 뜯어먹고 있었다. 암사자는 이따금 입 주변이 붉게 물든 새끼 사자를 사랑스럽게 핥아줬다. 수사자는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사파리 가이드 경력 10년의 베네딕토 세게샤는 "사자 무리에서 보통 암컷이 사냥해 새끼를 먹인다"며 "수사자는 무리를 이끌고 이동하거나 다른 무리와 충돌이 있을 때 나서는 역할을 맡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응고롱고로보다 조금 더 남쪽으로 내려오면 타랑기레(Tarangire) 국립공원이 있다. 2천850㎢ 규모로 세렝게티나 응고롱고로에 비하면 작은 편이지만 공원을 가로지르는 타랑기레 강을 따라 수많은 야생동물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타랑기레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식물 바오바브 나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5∼6천 년을 산다는 바오바브나무는 건조한 기후 속에서 물을 아주 조금씩 사용해 광합성을 하고 천천히 자란다. 일행이 마주한 바오바브 나무 역시 지나온 세월을 증명하듯 둘레가 족히 10m는 돼 보였다.
세계샤는 "시간 여유가 없는 여행자들에게는 도심에서 가깝고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타랑기레 국립공원 사파리 투어를 권한다"며 "하루 이틀 정도면 충분히 둘러보면서 코끼리, 기린과 바오바브 나무 등 다양한 동식물을 관찰할 수 있다"고 말했다.
gogo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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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녘 세렝게티 국립공원의 모습 (아루샤<탄자니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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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렝게티 국립공원 상공을 떠다니는 열기구 사파리 (아루샤<탄자니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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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렝게티 초원을 누비는 코끼리 (아루샤<탄자니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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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렝게티 초원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는 톰슨가젤(아루샤<탄자니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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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리 차량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사자 (아루샤<탄자니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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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고롱고로에서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는 누 떼와 얼룩말 무리 (아루샤<탄자니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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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고롱고로 보호구역에서 이동 중인 마사이족 (아루샤<탄자니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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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중인 사자 가족 (아루샤<탄자니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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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 사자를 혀로 핥는 어미 사자(아루샤<탄자니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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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랑기레 국립공원의 바오바브 나무 (아루샤<탄자니아>=연합뉴스) |

![해뜰무렵 세렝기티 [게티이미지뱅크] 무단복제 금지](http://static.news.zumst.com/images/3/2016/07/20/AKR20160720006300009_15_i.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