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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최아름 주식회사 닷팀장] 글로벌 벤처 꿈 이뤄준 ‘경제사절단’의 힘

헤럴드경제 유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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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최아름 주식회사 닷팀장] 글로벌 벤처 꿈 이뤄준 ‘경제사절단’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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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난 20년간 시각장애인 보조기기 시장은 변하지 않고 있으며, 여전히 소수의 기업들이 이익을 독점하고 있을까?”

2년여 전 지금의 닷(dot)은 점자와 점자교육을 통해 시각장애인들의 삶이 더욱 풍요로워질 세상을 꿈꾸며 첫 발을 내딛였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보조기기를 만드는 닷은 대학생 3명이 창업한 청년스타트업이자, 젊은 벤처기업이다.

닷워치는 기본적으로 일반 스마트워치와 기능이 유사하다. 하지만 기존 세라믹 점자 모듈에 비해 전자석으로 개발한 점자 모듈 덕분에 크기와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었다. 또한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기술벤처 지원을 받는 닷은 개발도상국 시각장애 아이들이 점자교육을 통해 꿈을 품게 만들어 주자는 포부로 아프리카 땅으로 향했다.

환대를 받았던 케냐에서의 미팅들은 많은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다. 하지만 정작 일이 진행되는 과정들은 매우 지난했다.

대한민국 국가브랜드가 도움을 주리라는 대한 막연한 기대도 현실과는 달랐다. 54개국, 10억 명 이상의 인구로 이루어진 아프리카 대륙에서 한국은 생경한 나라였다. 케냐타 대학교의 초청으로 강연을 했을 때도 많은 대학생들이 한국을 몰랐고, 미팅에서 만난 사람들은 삼성과 LG를 중국기업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적어도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순방 전까지는 그랬다.


이번 경제사절단을 통해 우리는 4건의 MOU체결과 닷워치 8000대, 약 100만 달러의 성과를 거뒀다.

이처럼 1년이 갓 넘은 벤처기업이 단 3회의 출장만으로 이와 같은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던 이유는 코트라 나이로비 무역관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이다. 이 행사를 통해 온 몸으로 느낀 국가 브랜드의 공신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특히 아프리카 같은 개발도상국에서는 더욱 그러했다.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기술벤처기업’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입장하니 비즈니스 게임에서 이미 우리는 강력한 우승후보인 셈이었다.

순방 준비를 위해 밤새 불이 켜져 있었던 미팅룸, 바닥에 굴러다니는 먹다 만 도시락과 컵라면, 쉬지 않고 뛰어다니는 구두소리, 울려 퍼지는 타이핑 소리, 수백 개가 넘는 이름표와 상담일지, 코트라 직원들의 꺼지지 않는 전화벨 소리…. 이번 성과는 이 모든 것들이 차곡차곡 쌓여 이룬 결과이다. 케냐 현지 주요 방송사와 일간신문에 박 대통령의 방문과 한국 관련 보도가 쏟아져 나올 때, 창조경제의 성과물로 우리 회사가 소개 되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벤처기업에게 한국은 너무 좁고, G20국가는 이미 경쟁이 치열하다. 그래서 개발도상국에서 빠르게 기회를 찾아 혁신의 우위를 선점해야 한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모든 기회의 순간은 한 번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번의 최고의 순간을 만들어내기 위해 수많은 우공(愚公)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우직하게 돌을 옮기고 있을 것이다. 그 작은 돌들이 쌓여 머지않아 함께 산을 옮길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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