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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혁신파크의 미확인비행물체(UFO) | 창의공원의 트랜스포머 건물들

시티라이프 박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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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혁신파크의 미확인비행물체(UFO) | 창의공원의 트랜스포머 건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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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어 쓰는 컨테이너, 포장마차와 노래방이 붙어 있는 사무실, 워크숍이 가능한 양봉 캠핑카. 태양광으로 구동되는 건물들에서 청년들이 빔 프로젝터로 PT 준비 중이다. 접거나 펼치면서 미니 농구와 축구를 즐길 수 있는 운동장에선 3:3 미니게임이 벌어진다. 지난 3월 서울 은평구 녹번동에 위치한 서울혁신파크 창의공원 내에는 ‘혁신’이라는 센터명과 걸맞는 요상한 건물들이 들어섰다.

누구나 배우고 즐길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공간 태양열과 빗물을 이용해 식물을 키우고 물고기 배설물과 태양열을 에너지로 바꾼다.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으면 야외 책 도서관에 누워서 잡지를 뒤적인다. 그러다 지치면 밤하늘 별도 관찰하고, 포장마차에서 술도 한 잔 한다. 누구나 쓸 수 있는 이 다목적 체험공간은 시민의 용도에 따라 합체·분리된다. 국립보건원, 질병관리본부 등으로 쓰이던 건물은 2012년 박원순 서울시장의 서울혁신파크 조성 계획에 따라 청년허브, 사회적경제지원센터 등이 입주했고, 2014년 서울혁신센터가 설치됐다.

지난해 말, 폐쇄된 일부 담장을 개방해, 시민과 주민들을 위한 농구장 8배 크기의 녹지 공간을 만들었고, 여기에 국내외 작가 그룹이 가변형 복합시설물과 다목적 공간을 마련한 것. 복합시설물은 시범기간인 오는 6월30일까지는 무료로 이용 가능하며 이후 일부 시설물은 유료로 전환할 계획이다. 모든 공간은 장기대관이 가능하며 신청 후 사용 가능하다.

야외도서관 ‘비파크’

통통 튀는 샛노란 컬러의 건물이 사선으로 박혀 있다. 도서관 안에 나무가 뻗어 있는가 하면 책도 꽂혀 있다. 알록달록한 기둥들로만 세워진 소형 도서관에 앉아 바람을 느끼며 책을 읽는다. 4개의 도서관으로 이뤄진 건물은 기존의 딱딱하고 정적인 도서관 모습이 아니다. 비파크(Book+Park)는 도서관을 ‘몸’, ‘숲’, ‘다른 삶’, ‘생각’ 등의 각기 다른 개념들과 콜라보한 곳. 비정형적인 공간에서 책을 읽으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를 것만 같다.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Info 비파크 이용시간 11:00~20:30 / 토 11:00~18:00(일 휴점)


▶‘다른 삶’과 책 도서관


옐로와 네온, 그린 컬러가 눈에 띈다. 과거와는 사뭇 달라진 삶의 풍경, 저성장 시대의 생존법을 고민하는 책들이다. 베이비붐 세대와 그 자녀 세대인 에코세대의 삶이 어떤 식으로 교차되는지 읽어보자.


▶‘숲’과 책 도서관

나무로 된 테이블과 조형물만 봐도 ‘숲 속 도서관, 도서관 속 숲’이라는 콘셉트가 바로 눈에 들어온다. 나무와 책이 어우러진 이곳에서 숲을 이야기하는 책들과 만나보자.



▶‘몸’과 책 도서관

건강에 대한 책들을 모아놓은 도서관이다. ‘내 몸에 정직한 일상을 꾸리는 방법. 무엇을 먹고 어떻게 움직이면 좋을지 이야기하는 책들과 만납니다’가 콘셉트다.


▶‘생각’과 책 도서관


인문학 도서를 구비한 곳이다. 몽골 천막, 비행선 같기도 하다. 인문을 통해 삶을 공부하고 세상을 사유하는 책들을 비치했다.

다목적 스페이스


▶밀어 쓰는 콘테이너(밀·쓰·콘)

2층 컨테이너의 경우 앞뒤로 이동이 가능해 가변적으로 쓰일 수 있다. 클럽, 공연, 전시, 파티 등 각종 팝업 행사에 걸맞는 곳으로 1층 서쪽 끝의 컨테이너에는 제작과 체험이 가능한 문화예술 툴킷이 비치돼 있고 2층은 강연장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2층은 동시에 50인 이상 이용 불가.


▶전봇대집

야외시설물 중 가장 눈에 띈다. 이용이 저조했던 테니스장을 철거한 후 조명탑을 그대로 살려 ‘전봇대집’이라 이름 붙였다. 눕거나 앉을 수 있는 소파와 소지품을 넣을 수 있는 의자들을 놨다. 건설 공사 시 안전시설물로 한시적으로 쓰이는 골조에 비닐을 씌웠으므로 그물에 기대선 안 된다. 통에 모아진 빗물은 공중 텃밭에 쓰이며, 기본적으로 태양열, 태양광, 햇빛온풍기로 전기를 돌리는데, 태양광으로는 하루 최대 3시간까지 이용 가능하다. 빔 프로젝터와 부착형 스크린 등이 설치돼 있어 마켓, 공연, 컨퍼런스를 열 수 있으며 100여 명 수용이 가능하다.

판매시설


▶같이가게

‘가치’있는 것을 ‘같이’ 파는 가게일까. 질병관리본부 시절 수위실이었던 곳을 리모델링한 ‘같이 가게’에서는 혁신파크에 입주해 있는 그룹들의 다양한 작업물을 전시, 판매한다. 빈티지한 모습을 그대로 살린 내부에서는 워크숍도 열린다.


▶이동식 상점

좁은 골목을 돌아다니던 옛날 ‘지게꾼’에서 착안했다. 케이스 커버를 열고 지지대나 선반, 천막을 펼치는 식으로 필요한 기능에 맞게 가변적으로 바꿀 수 있다. 테이블형, 수레형, 지게형, 자전거형 등이 있다.


▶파전 아저씨집

포장마차의 기능을 가진 ‘파전 아저씨집’에서는 기본적으로 음식을 조리해 팔지만 장터, 기타 판매 행위도 가능하다. 판매물품은 혁신센터와 협의가 필요하다.


▶스마트 정글

얼핏 ‘스몰 빌라’처럼 보인다. ‘스마트’라는 이름이 붙은 만큼 각종 스마트 기기로 회의나 워크숍을 진행할 수 있는 ‘스몰 모바일 오피스’로, 조명과 스마트기기가 전부 태양광으로 구동된다. 개폐 가능한 스크린 보드 슬라이딩 도어를 열고 들어서면 스마트오디오, 의자, 스크린이 완비된 사무실이 나타난다. 천장에는 빔 프로젝터와 스피커, 벽에는 가변형 테이블이 설치돼 있으며 단체 회의 시 가구의 하부에 수납된 의자를 꺼내 쓸 수 있다.

작업공간


▶모바일 키친스테이션

카트에 버너를 결합해 음식을 조리해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의자와 테이블이 있고 식수 또는 설거지를 할 수 있는 물 주머니도 준비돼 있다.


▶움직이는 작업실

3개의 유닛으로 구성돼 있으며 선반을 바깥으로 열어 공간 확장이 가능하다. 메인 작업 공간(Blue), 휴식 및 아이디어 창작공간(Orange), 공간 확장용(Green) 등 세 가지 유닛을 갖고 있으며, 사용자가 하고 싶은 대로 유닛을 펼쳤다가 모았다가 할 수 있다. 유닛을 합체시키는 방법은 고정 철물을 돌려 위로 올린 후 원하는 각도 만큼 회전시킨 후, 아래의 고정 철물을 돌려 고정시키면 된다. 작업 시 전등을 켜기 때문에 외부에서는 반투명의 불빛으로 누군가 사용 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차도농라운지

핑크와 농부? 거대한 분홍색 레고 블록을 연상시키는 이곳은 ‘차가운 도시의 농부’(차도농)를 위한 공간이다. 500원 동전을 넣으면 씨앗 뽑기가 가능한 씨앗 디스펜서가 있다. 농업 관련 서적, 소규모 모임공간도 마련돼 있다. 벽면에 붙어 있는 철제 타공판은 자석을 붙여 농사 정보를 공유하는 게시판으로 쓸 수 있다. 천 소파가 있으며 바닥이 카펫이므로 흙과 먼지를 털고 들어오자.

놀이운동시설


▶큰나무 코쿤

애벌레 형상의 고치 모양 ‘큰나무 코쿤’은 오르고 내리고 만지는 놀이터를 지향한다. 작업에 대한 스트레스 해소와 함께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 있는 자연 놀이터다.


▶멀티 농구대

키, 숫자에 상관 없이 여러 명이 골을 넣을 수 있는 멀티 농구대는 5명 이상이 함께 옮겨야 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스페이스 만다라정

전통 주거 형태로 보면 ‘정자’와 비슷하다. 꽉 막힌 벽은 투명한 유리문으로 바꿨고, 천장과 사방이 투명해 천체망원경을 통해 하늘을 볼 수 있다. 개인화된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공동체적 정신을 만들자는 의미로 기획됐다.


▶풍뎅이짐

초록색 정글짐 형태의 풍뎅이짐은 자연공간에서의 놀이시설로 흙과 함께 즐기는 플레이그라운드다.


▶앞뒤없는 운동장

말 그대로 이 놀이시설에는 ‘앞뒤’가 없다. 접었을 때 미니축구, 농구장, 테니스 등 서로 다른 플레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때론 2명으로 팀을 나눠 할 수 있는 미니 축구장도 되었다가, 3명씩 팀을 이뤄 축구를 즐길 수 있는 반원축구장도 된다. 기자재룸의 그물을 꺼내 각 면의 모서리에 걸면 그물벤치가 된다.

▶5V House 하늘, 땅, 사람

하늘이 보이는 천체전망대이자 음향시설로, 보스(BOSE)의 미니 블루투스 스피커가 설치돼 있다. 흰색 벽면을 통해 빔 프로젝터로 영화를 보거나, 작품 감상 또는 프로포즈 이벤트가 가능하다. 광고나 음란물

등의 콘텐츠는 사용할 수 없다. 태양열 전지를 사용하므로 다음 사용자를 위해 사용한 기기의 전원은 늘 꺼야 한다.

워크숍룸


▶가라오케하우스

고재욱 작가가 만든 ‘움직이는 노래방’으로, 주거도 가능하다. 스피커와 가라오케 기계 등 노래방 시설과 함께 2인이 몸을 누일 수 있는 간이침대, 가스버너 등 최소한의 주방과 간단한 건조식품이 비치돼 있다. 바퀴가 달려 있어 이동 가능하며 미닫이 문을 열면 공연을 할 수 있는 스테이지가 된다.


▶허니루트하우스

소위 움직이는 양봉하우스다. 벌집과 꿀단지 모양에서 착안한 양봉 하우스를 트레일러 위에 얹었다. 캠핑카를 연상시키는 구조로 1층은 취침과 저장공간, 2층은 조리와 모임이 가능한 입식 생활 공간, 사다리로 올라갈 수 있는 3층은 양봉작업 공간이다. 이동하다가 정차할 때는 네 모서리 끝의 ‘작기’를 지면에 내려 고정시킨다.

조형물


▶노마딕가든

거대한 로봇 강아지 같은 대형 조형물이다. 대량 생산 시스템을 통해 생산된 전자 기기들을 모아 만든 조형물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준다.


▶에너지 스테이션

공원을 둘러보다 배터리가 떨어졌다면 이곳에 들르자. 빨간색 공중전화 박스 위에 태양광 지붕을 달았다. 전기 자전거나 노트북 충전을 할 수 있는 소형 전기 충전소로, 햇볕을 가려주는 차양에 태양광 발전 패널을 달아 충전하는 동안 비나 햇빛을 피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서울혁신파크의 혁신가들이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떠올린 아이디어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글 박찬은 기자 사진 서울혁신센터, 임준영(야외도서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528호 (16.05.1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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