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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과 방산업체 도 넘은 유착...금품수수·재취업 등 수천억 계약 뒷거래

머니투데이 오세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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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과 방산업체 도 넘은 유착...금품수수·재취업 등 수천억 계약 뒷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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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뚫리는 방탄복' 납품 비리 감사 결과 발표]

23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감사원 관계자가 철갑탄 방탄성능 시험으로 전면이 관통된 방탄복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감사원은 2015년 6월 8일 부터 9월 4일까지 국방부, 방위사업청 등 5개 기관을 대상으로 방탄복 등 전력지원물자  획득비리 기동점검을 실시해 비리를 밝혀냈다./사진=뉴스1

23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감사원 관계자가 철갑탄 방탄성능 시험으로 전면이 관통된 방탄복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감사원은 2015년 6월 8일 부터 9월 4일까지 국방부, 방위사업청 등 5개 기관을 대상으로 방탄복 등 전력지원물자 획득비리 기동점검을 실시해 비리를 밝혀냈다./사진=뉴스1


군이 '철갑탄' 방호용 방탄복 기술을 개발했음에도 이보다 성능이 훨씬 떨어지는 '보통탄' 방호 수준의 방탄복 납품계약을 뒷거래를 통해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이면에는 금품수수라는 뇌물과 재취업 보장이라는 방위사업업체의 검은 뒷거래 제안이 있었고, 군은 이른바 '뚫리는 방탄복'을 생산해 문제가 됐던 해당 업체와 다시 계약을 맺은 것이다.

감사원은 지난해 6~9월까지 17명의 감사인력을 투입,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등을 대상으로 방탄복 등 국방예산의 26.7%를 투자하는 전력지원체계에 대한 '전력지원 물자 획득비리 기동검점'을 실시한 감사결과를 23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군 당국은 지난 2007년 12월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5년간 총 28억여원을 투입, 나노입자 기술로 '액체방탄복'을 개발했다.

2010년 11월 공인 시험기관에서 액체방탄복은 철갑탄에도 견디는 방호성능을 입증했고, 개발 완료단계에 도달한 국방부는 조달계획까지 수립했다.


그러나 군 당국은 2011년 10월 갑자기 철갑탄 방호용 액체방탄복의 조달계획을 철회하고, 업체투자 연구를 통해 '다목적방탄복'을 개발해 신형 방탄복으로 보급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끝난 성능이 입증된 액체방탄복이 멀쩡하게 있는데도 새로운 업체와 계약을 맺은 것이다.

군 당국과 방탄복 계약을 맺은 생산업체는 대령급 이상 21명을 포함, 29명의 군 출신 인사들이 재취업해 있는 곳이다.

특히 이 업체는 지난해 북한군이 사용하는 소총에도 뚫리는 구형 방탄복을 특전사령부에 납품하면서 시험성적서를 조작, 임원들이 재판에 넘겨진 회사다.


그럼에도 이 업체는 국방부 고위장성 A씨에게 접근, 인적네트워크를 이용해 2011년 8월 자신들 회사에서 다목적방탄복 공급을 독점할 수 있게 청탁을 했고, A씨는 이 업체의 요구에 따라 철갑탄 방호용 방탄복 조달계획을 철회하고, 이 업체와 다목적방탄복 공급 계약을 맺은 것이다.

이 업체는 A씨에게 3900만원의 금품을 제공했고, 육군 관계자인 B씨는 방탄복 성능 기준 등 국방부 내부정보를 해당 업체에 넘기면서 5100만원의 돈을 받았고, 후에는 이 업체의 이사로 취업했던 것으로 감사결과 드러났다.

이에 따라 이 업체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14만8500개(1284억 원)의 다목적방탄복을 방위사업청과 수의계약으로 체결하는 등 공급 독점권을 보장받게 됐으며, 2019년부터 경쟁계약으로 전환되더라도 2025년까지 16만개(1492억 원)의 다목적방탄복 공급을 독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군 장성과의 뒷거래를 통해 총 27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성사시킨 셈이다. 감사원은 이 업체가 이미 260억원 상당의 방탄복 3만5000여개 납품을 완료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감사원은 이 방탄복과 관련 "올해 6월 해당 방탄복을 철갑탄으로 시험한 결과 낮은 속도에서도 완전관통됐다"면서 "해외파명 등 특수임무 부대 장병들은 철갑탄이 관통되는 성능미달 방탄복으로 철갑탄 공격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강조했다.

오세중 기자 dano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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