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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이혼 자녀 면접교섭 내용 변경, 아이 복리 우선 고려해야"

머니투데이 한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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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이혼 자녀 면접교섭 내용 변경, 아이 복리 우선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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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가정법원 면접교섭센터 /사진=뉴스1

서울가정법원 면접교섭센터 /사진=뉴스1


이혼 후 아이를 일본으로 데려가 전 남편이 아이를 만나는 데 협조하지 않은 여성이 이혼 조정 당시 정한 면접교섭의 내용을 변경해 달라고 법원에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면접교섭권이란 아이를 보호·양육하지 않는 한쪽 부모와 자녀가 서로 직접 만나거나 연락 등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이 여성은 아이와 함께 일본으로 가게 된 사정변경이 있는 만큼 면접교섭 내용을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여성이 전 남편의 면접교섭을 피하기 위한 개인적 목적으로 이같은 청구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자녀의 복리 실현이라는 면접교섭 제도의 취지와 어울리지 않는 만큼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서울가정법원 가사항고1부(수석부장판사 민유숙)는 A씨(37)가 전 남편 B씨(43)를 상대로 낸 면접교섭 내용 변경 심판에서 1심 심판 일부를 취소하고, 면접교섭 내용을 변경해달라는 청구를 기각했다고 10일 밝혔다.

2010년 12월 B씨와 결혼한 A씨는 2011년 아이를 낳았다. 이후 2012년 9월 법원에 이혼소송을 냈다. 이혼 소송 과정에서 A씨와 B씨는 친권자와 양육자 지정을 두고 심하게 대립했다.

B씨는 이혼소송 중 아이와 면접교섭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사전처분을 신청했다. 법원은 "B씨가 이혼사건의 판결 선고일 또는 조정 성립일까지 매주 아이를 만날 수 있다"는 사전처분 결정을 내렸다. A씨는 이에 반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후 무단으로 전 남편이 아이를 만나지 못하게 해 100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이들의 이혼 소송은 2014년 2월 끝났다. 법원은 A씨를 친권자 및 양육자로 지정하고, B씨에겐 아이의 성장에 맞춰 면접교섭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조정 결정을 내렸다. 특히 A씨가 면접교섭을 이행하지 않으면 1주일의 기간마다 위약금 30만원을 B씨에게 지급하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같은 결정은 A씨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같은해 3월 확정됐다.


그런데 A씨는 법원 조정 결정이 확정된 지 9일째 되는 날 일본으로 출국했다. 이어 면접교섭 내용을 변경해 달라는 심판을 청구했다. 결정 이후 자녀를 일본에서 양육하게 된 사정변경이 있으니 내용을 변경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B씨도 맞대응에 나섰다. B씨는 A씨가 협조하지 않아 이혼 조정 결정 당시 확정된 면접교섭 내용대로 아이를 보지 못했다며 친권자 및 양육자로 자신을 지정해 달라는 심판을 청구했다.

1심은 "새로운 방법으로 면접교섭을 해야 한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지만 2심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A씨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이혼 조정시 정한 위약금을 B씨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면접교섭에 대단히 비협조적인 A씨가 B씨의 면접교섭을 피하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일본으로 출국해 정착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은 사정변경은 면접교섭을 회피하려는 지극히 개인적 목적으로 스스로 야기한 것일 뿐 아이의 복리실현에 정면으로 반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법원이 이같은 사정변경까지 고려해 면접교섭의 내용을 변경하는 것은 자녀와의 정기적 교류를 통해 자녀의 복리를 실현하려는 면접교섭 제도를 유명무실하게 하고 앞선 결정의 취지에도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므로 결코 허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같은 이유로 친권자 및 양육자를 자신으로 변경해 달라는 B씨의 청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아이의 나이, 생활환경, A씨와 아이의 관계 등을 고려해 볼 때 아이의 복리를 위해 친권자 및 양육자를 변경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A씨가 앞으로도 B씨의 면접교섭에 비협조적이면, 아이의 정서안정과 원만한 인격발달을 방해해 복리를 해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아이를 위해 친권자 및 양육자를 변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정수 기자 jeongsu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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