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이면 500회, 대박자들의 모습
책 속이나 가방에 고이 모셔와
길몽 꾼 사람은 갈수록 줄어
최근 동호회 3명 동시 당첨도
책 속이나 가방에 고이 모셔와
길몽 꾼 사람은 갈수록 줄어
최근 동호회 3명 동시 당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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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에선 당첨자의 신변에 특히 신경을 쓴다. 당첨자가 제일 먼저 방문하는 1층 안내데스크에서 “당첨금을 받으러 왔다”고 말하면 보안요원 2명이 당첨자를 3층까지 안내한다. 이들이 신분 노출을 꺼리는 점을 감안해 별도로 마련한 임원 전용 엘레베이터를 이용한다. 상담실에 도착하면 PB(프라이빗뱅킹) 출신 직원이 당첨자를 맞는다. 30분간의 위·변조 확인작업이 끝나면 세금을 뗀 나머지 당첨금이 입금된 농협 통장이 건네진다.
지급 담당자인 기관고객부 황혜림 과장은 “구겨질 것을 우려해 당첨 로또를 지갑에 넣고 오는 사람은 별로 없으며, 책 속에 끼우거나 재킷·가방 안주머니 깊은 곳에 넣어온다”고 전했다. 한 번에 큰돈이 생기면 관리를 제대로 못 하는 경우가 많아 당첨금 수령과 함께 재테크 상담도 해준다. 일부 당첨자는 즉석에서 ‘좋은 곳에 써달라’며 거액을 기부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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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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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첨자들은 대부분 매주 꾸준히 2만~3만원씩 로또를 사온 사람들이다. 여성 당첨자의 경우 99%가 남편이나 가족과 함께 오지만, 남성은 혼자 돈을 타러 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돼지꿈’ 같은 길몽을 꾸고 당첨된 사람의 수는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라고 한다. 대신 최근에는 로또의 ‘전략적’ 공동구매를 통해 1등에 당첨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지난달 실시된 494회 로또 추첨에서는 한 복권방에서 1등 당첨이 셋이나 나왔다. 인터넷에서는 ‘한 사람이 같은 번호를 세 장 산 것’이라며 당첨번호 사전 유출 의혹이 꼬리를 물었다. 하지만 이는 로또 동호회 회원 3명이 당첨 가능성이 큰 번호를 동시에 응모해 당첨된 것으로 밝혀졌다.
손해용 기자 hysohn@joongang.co.kr
▶손해용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yso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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