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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고향 선배? 기부천사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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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고향 선배? 기부천사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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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위기 강구초교 축구부 지역명문 만든 프로축구 FC서울 김진규
프로축구 FC서울 수비수 김진규(30·사진)의 첫인상은 차갑고 무서워 보인다. 그러나 그의 속내와 마음 씀씀이를 아는 사람들은 “따뜻한 남자”라고 입을 모은다.

김진규는 축구계를 대표하는 ‘기부천사’다. 김진규는 최근 자신의 고향인 경북 영덕군 강구초등학교와 모교 안동고등학교에 각 1000만원씩을 전달했다. 강구초등학교에는 7년간, 안동고등학교에는 13년간 지원을 이어왔다.

김진규는 21일 전화통화에서 모교인 안동고에 기부하게 된 사연부터 밝혔다. 김진규는 “사실 중학교 졸업 후 다른 학교를 가려다 안동고로 가게 됐다. 그런데 그곳에서 덜 여물었던 나를 최건욱 감독님이 인간으로 만들어주셨다. 안동고에서 나는 완전히 새롭게 태어났다”고 말했다. 모교에 대한 사랑과 고마움을 느낀 김진규는 졸업 후 전남 드래곤즈에 입단한 첫해부터 안동고에 용품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강구초등학교는 지역에 대한 애정과 친구를 돕겠다는 마음이 합쳐졌다. 김진규는 “내가 졸업한 영덕초등학교는 이미 축구부가 해체됐는데, 영덕에 유일하게 남은 강구초등학교 축구부가 해체 위기라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마침 중학교 동창인 최호관이 그곳 감독으로 갔는데 선수가 달랑 5명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김진규의 도움 등으로 해체 위기를 딛고 일어선 강구초등학교는 올해 3월 남해 보물선배 우승을 차지하고, 주말리그 왕중왕전에 진출하는 등 지역 명문 축구팀이 됐다.

김진규는 최근엔 고향에서 마을 부녀회장(영덕읍 덕곡1리)으로 일하는 어머니 정금자씨를 통해 영덕읍사무소에 불우이웃돕기 성금 1000만원을 기탁했다. 또 포항의 요양원 한 곳에도 500만원을 기부하며 온정의 손길을 더 넓혔다.

그는 “시골이다 보니 어려운 사람이 적지 않다. 돈을 벌고 있다면 지역에 환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축구 후배들이나 지역에 계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하면 만족감과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면서 “앞으로 선수 하는 동안에는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