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잇 노동균] 최근 크고 무거운 기존의 이미지를 벗어난 새로운 폼팩터의 PC 수요가 날로 늘고 있다. 노트북 시장에서는 울트라 슬림 노트북이 이미 대세로 자리매김했고, 작지만 알찬 성능으로 무장한 미니 PC는 데스크톱 PC의 유전자를 이어받으면서도 설치가 손쉽고, 공간 활용성이 뛰어나다는 점을 내세워 빠르게 중보급형 데스크톱 시장을 대체하고 있다.

이렇듯 미니 PC가 데스크톱 PC의 대안으로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미니 PC가 '성능'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실상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미니 PC는 성능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많았다. 그러나 모바일 트렌드의 확산으로 PC의 핵심 부품인 프로세서의 미세 공정이 눈에 띄게 발전하면서 저전력과 작은 크기로도 데스크톱 수준의 성능을 구현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실제로 미니 PC 시장에서는 아톰이나 셀러론 기반의 제품 대신 코어 i3~i7 수준의 고성능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의 비중이 늘고 있는 추세다. 노트북 시장에서 넷북이 낮은 성능 문제로 천덕꾸러기가 되면서 코어 i5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이 메인스트림으로 자리 잡게 된 것과 같이 미니 PC 시장에서도 점점 고사양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나아가 최근에는 외장 그래픽 칩셋까지 적용해 고사양을 요구하는 게임도 너끈하게 구동하는 게이밍 미니 PC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제품들은 최근 유행하는 4K 초고해상도 영상 재생은 물론이고, 트리플 모니터 구성도 무리 없이 할 수 있다. 물론 가격 대비 성능만 놓고 보면 데스크톱 PC가 여전히 우위에 있지만, 오직 게임만을 위한 PC가 아니라면 활용성 면에서 데스크톱 PC보다 체급이 낮은 미니 PC의 장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국내 미니 PC 시장에서는 일찍이 'ZBOX' 브랜드로 시장을 개척해 온 조텍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의 미니 PC 카테고리 인기순위 상위 제품들을 살펴보면, 1위를 비롯해 상위 12개 제품 중 7개가 조텍의 제품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조텍 미니 PC는 스마트폰 크기의 초소형 미니 PC를 비롯해 코어 i5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까지 다양한 제품들이 포진돼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이외에도 후발주자로 뛰어든 웨이코스 씽크웨이(THIMKWAY), 에이수스, 기가바이트, MSI, VOYO 브랜드의 제품들이 상위 12개 제품에 각각 하나씩 이름을 올리면서 각축을 벌이고 있다. PC 시장에서 비교적 입지가 탄탄한 메이저 제조사들이 미니 PC에 적극 관심을 보이면서 제품의 완성도도 높아졌고, 가격도 비슷한 사양의 데스크톱 PC 못지않게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조텍 ZBOX 시리즈는 다양한 제품군만큼이나 확장성도 높다는 점이 인기의 비결로 꼽힌다. 성능은 물론, 확장성은 PC에 있어 중요한 요소다. PC는 그 자체로서는 연산을 처리하는 기기에 불과하고, 사실상 모니터와 키보드 마우스 등 주변기기를 통해서야 제대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USB나 외장하드도 사용할 수 있어야 하고, 프린터나 NAS와 같은 기기도 직접 또는 네트워크로 연결해 사용해야 한다. 사운드 입출력을 위한 오디오 단자도 빼놓을 수 없다.
이는 곧 미니 PC가 데스크톱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확장성도 그만큼 뛰어나야 함을 의미한다. 비교적 고성능의 코어 i5 프로세서를 탑재한 '조텍 ZBOX nano MI542' 제품을 보면, 미니 PC의 성능과 확장성이 얼마나 향상됐는지를 잘 알 수 있다. 이 제품은 2개의 기가비트 듀얼 랜 포트와 함께 4개의 USB 3.0 포트와 1개의 USB 2.0 포트로 총 5개의 USB 포트를 갖추고 있다. 또한, 4K를 지원하는 HDMI와 디스플레이포트(DP)도 각각 1개씩 제공하며, 3-in-1 멀티 카드 리더기도 장착했다. 오디오는 디지털 8채널을 지원해 홈시어터 PC(HTPC)용으로도 부족함이 없다.

특히 미니 PC는 기본적으로 유선 기반의 확장에 강한 데스크톱 PC와 무선 확장성이 뛰어난 노트북의 장점을 두루 취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데스크톱용 메인보드가 제공하는 주요 확장 포트를 대부분 갖추고 있으면서도 와이파이 무선랜과 블루투스까지 기본으로 지원하기 때문이다. 데스크톱 PC에서 무선 연결은 별도의 확장 카드가 필요한 경우가 많고, 노트북은 갈수록 날씬해지면서 확장 포트를 점점 줄이는 추세다. 미니 PC가 성능뿐만 아니라 확장성에도 소홀할 수 없는 이유다.
이외에도 최근에는 SSD나 HDD 등 메인 스토리지 2개를 RAID로 구성 가능한 미니 PC도 등장하는 등 색다른 시도도 펼쳐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러한 신제품의 등장은 개인 및 가정용으로는 물론이고, 미니 PC가 엔트리급 서버 용도까지 충족시키면서 다양한 산업군에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노동균 기자 yesno@i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