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그린 '이순신: 전사와 수호자' 작가 온리 콤판 인터뷰
십년 전 미국 청년이 동양의 한 명장에 반했다. 미국 시카고 출신의 만화가 온리 콤판(Onrie Kompan, 32)은 한국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을 보고 우리의 ‘성웅’ 이순신에 그야말로 빠져버렸다고 한다.
최근 그래픽 노블 '이순신: 전사와 수호자(YI SOON SHIN: Warrior and Defender)’의 한국어판 출판을 기념해 내한한 콤판을 서울예술실용전문학교 특강에서 만났다. 특강 전 대기실에서 만난 그는 적잖게 흥분돼 보였다. 이 자리에 ‘불멸의 이순신’에서 수호장 오형 역을 맡았던 임대호 연극영화과 교수가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았다.
애니메이션을 전공하는 학생들의 호기심과 성원 속에 진행된 특강은 좀처럼 끝나지 않고 이어졌다. 학생들이 줄을 서 그에게 못다한 질문을 하고 사인을 받고 사진을 찍었다. 콤판의 책을 품에 안은 학생들이 모두 돌아가고 나서야 인터뷰가 시작됐다. 그는 “제게는 독자들과의 만남과 교감이 중요해서요”라며 거듭 사과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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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여성경제신문 제공 |
최근 그래픽 노블 '이순신: 전사와 수호자(YI SOON SHIN: Warrior and Defender)’의 한국어판 출판을 기념해 내한한 콤판을 서울예술실용전문학교 특강에서 만났다. 특강 전 대기실에서 만난 그는 적잖게 흥분돼 보였다. 이 자리에 ‘불멸의 이순신’에서 수호장 오형 역을 맡았던 임대호 연극영화과 교수가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았다.
애니메이션을 전공하는 학생들의 호기심과 성원 속에 진행된 특강은 좀처럼 끝나지 않고 이어졌다. 학생들이 줄을 서 그에게 못다한 질문을 하고 사인을 받고 사진을 찍었다. 콤판의 책을 품에 안은 학생들이 모두 돌아가고 나서야 인터뷰가 시작됐다. 그는 “제게는 독자들과의 만남과 교감이 중요해서요”라며 거듭 사과를 했다.
다른 미국인 친구의 추천으로 처음 ‘불멸의 이순신’을 보게 되었는데 보자마자 이순신이라는 불멸의 영웅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콤판은 “저는 러시아계 유태인 집안 출신이에요. 아마도 그랬기 때문에 더욱 그의 생애에 더욱 몰입을 했는지도 모릅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에겐 왜 저런 지도자가 없었을까 하고 생각했다”고도 덧붙였다.
이순신에 반해 버린 만화가는 그 날로 이순신 연구를 시작했다. 영어로 쓰여진 ‘난중일기’와 ‘임진장초’, ‘징비록’ 등 임진왜란과 이순신에 대한 역사서를 구해 읽었다. 한국에도 여러 차례 방문해 역사학자들의 도움을 받고 이순신 해전이 벌어진 장소를 직접 찾기도 했다. 이순신 장군의 전투와 군졸들의 모습, 거북선과 양민들의 모습까지 모두 기록했다.
자신을 도와줄 팀원들을 전세계에서 모집했다. 4년이 넘는 제작 기간을 거쳐 2009년 첫번째 시리즈가 미국에서 출간됐다. 선뜻 출판을 해주겠다는 업체가 없자 콤판이 직접 만화책을 찍었고 그 것들을 들고 미국 전역의 만화 전시회장을 찾았다. 전시장을 지나는 만화팬들을 붙들고 ‘이순신’에 대해 소개했다. 전시회마다 준비한 물량은 매진되기 바빴고 현재까지 미국에서 4만5000부 이상이 특별한 판매채널 없이 팔렸다.
지난해 11월 출판될 예정이었던 한국어판도 한차례 중단 위기를 겪었다. 후속작을 제작하기에도 자금이 부족했다. 그는 먼저 한인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결국 한국 팬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미국에서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2만5000달러 모금에 성공해 현지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그는 이순신이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에 영감을 주는 상징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한국의 위대한 영웅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콤판은 이 과정에서 자신을 도와준 한국인들이 역경을 맞설 수 있는 힘을 줬다고 말한다. 그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여러 나라에서 모인 팀원들을 하나의 목적으로 이끌어야 했다며 “계속해서 이순신의 리더십을 생각했다”고 말한다.
"이순신은 23전 23승이라는 믿을 수 없는 기록의 전승의 장군이죠. 말할 수 없는 수세에 밀렸아도 그는 전략을 구상하고 아군을 이끌었습니다."
미국인의 영웅인 수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은 가상의 인물이지만 이순신은 실존 인물이라는 면에서 더욱 마음이 간다는 그에게 미국의 맥아더 장군 등 명장과의 비교를 청했더니 “이순신과 같은 인물은 전세계의 역사를 통틀어 드뭅니다”고 답한다. 맥아더나 알렉산더 대왕과도 비교하기는 어렵다. “이순신 제독의 가장 큰 매력은 ‘인간적’이라는 것이에요. 난중일기를 보면 그는 두려움도 느끼고 고민도 합니다. 간혹 서양의 역사학자들은 이순신을 ‘전쟁의 신’이라고 부르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그는 아주 인간적인 리더입니다.”
콤판은 내부 국론 분열, 메르스 여파, 경제 둔화 등 한국이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는 “한국이 처했던 전염병, 경제 문제, 정치 갈등 같은 것은 어디에나 있는 것이에요. 삶은 그런 것이죠. 거대 국가이면서 제1의 경제대국인 미국도 총기 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지 않습니까”라고 반문한다. 그는 이어 “저는 한국인들에게서 이순신을 봅니다.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은 장수의 모습이죠”라고 말한다.
이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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