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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로 이전한 네오플 사옥 전경 |
[제주 = 스포츠서울 김진욱기자] ‘제주도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없다?’
지난해 게임 업계에 쉽지 않은 시도가 있었다. 넥슨의 자회사인 게임 개발사 네오플(대표 김명현)이 제주도로 이전하는 것이었다.
다음카카오가 과거 2004년 본사를 제주도로 이전한 이후 IT 기업으로는 최대 규모 이전이다. 네오플 직원 500여명과 함께 가족들까지 합하면 적게 잡아도 1000여명에 이른다.
네오플은 2001년 설립됐으며 ‘캔디바’, ‘신야구’를 비롯해 글로벌 히트작 ‘던전앤파이터’, ’사이퍼즈’ 등을 선보이며 국내 대표적인 게임 개발사로 성장해온 기업이다.
네오플의 제주 이전 전에는 갖가지 좋지 못한 소문이 입에 오르내렸다. 직원과 상의없이 일방적으로 제주도 이전을 결정하고 통보에 가깝게 알렸다는 불만은 물론, 일부 직원들을 권고 사직하기 위한 것은 아니냐는 소문이 그것이다.
이러한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네오플에서는 다양한 당근을 내놨다. 미혼 직원에게는 26평형, 기혼 직원에게는 33평형 임대아파트를 제공하고 월 1회 서울왕복 항공권 지급, 제주도 정착지원금 200만원 등을 지원했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12월 14일 이전을 마무리하고 9개월여가 흘렀다.
과연 제주로 내려간 네오플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2명의 네오플 직원의 입을 통해 제주도에서의 삶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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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플 이재원 팀장 |
◇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 많아져 좋아요! - 기혼 대표 이재원(39) 팀장
7살 아들을 둔 이 팀장(사업기획팀)은 제주로 내려온 것을 ‘좋은 기회’라고 말한다. 2006년 넥슨에 입사해 지난해 10월 직장을 네오플로 옮겼다. 그리고 바로 네오플이 제주로 내려오면서 우연치 않게 제주에서의 삶을 시작했다.
제주 이사후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은 가족과의 관계다.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시간이 나면 아들과 함께 곳곳에 있는 박물관을 찾는다. 제주에서는 어디든 1시간이면 닿는다. 외출을 하지 않는 경우 축구를 좋아하는 아들과 함께 가까운 운동장에 나간다. 대부분의 운동장이 천연 혹은 인조 잔디가 깔려 있어 다칠 위험도 없다.
부모님들과의 관계도 더 돈독해졌다. 이 팀장은 “서울에서 살았다면 매주 부모님댁을 가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는데, 제주에 있다보니 종종 부모님들이 제주로 내려오시는 편”이라며 “자주 못 뵈는 만큼 부모님들과 특별한 시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활짝 웃는다.
출퇴근할 때도 사택에 있다보니 주로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10~20분이면 도착한다. 식사도 사내 식당에서 대부분 해결한다. 대부분의 업무는 서울에서 있을 때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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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제주 넥슨 어린이집 도토리소풍 |
어린 아이를 둔 동료들은 회사 바로 옆에 모회사 넥슨이 운영하는 ‘도토리 소풍’ 어린이집을 이용해 너무 편리하다고 한다. 참고로 어린이 집은 총 대지면적 1200평, 건축면적 240평, 연면적 총 400평 규모로 160명의 영유아를 보육할 수 있다. 아직까지 100여명 정도밖에 수용을 못했다고 하니 아이를 가질 예비 엄마 아빠들에게는 든든한 후원군이 하나 더 있는 것이다.
다만 사택 주변에 미용실 같은 편의 시설이 없어서 초기에 불편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주변에 편의 시설이 들어오고 있어서 점차 나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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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플 장훈석 대리 |
◇높아진 삶의 질, 결혼도 고민하고 있어요! - 미혼 대표 장훈석(30) 대리
글로벌실 중국 서비스 팀에서 일하는 장 대리는 이제 혼자서 사는 것을 마감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서울에서 살 때는 주거비용과 육아비용 부담때문에 결혼이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제주에 내려오니 내 집은 아니지만 24평 집도 있고, 육아를 맡아줄 어린이 집도 있어서 결혼과 출산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서울에서와 달리 회사 일을 끝내고 사택에 있는 또래들과 함께 술 한잔을 기울일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이 마음에 든다. 평소 바다를 좋아하는데 걸어서 바다에 나가 산책을 할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임대비에서 자유로워지니 차를 구입하거나 넉넉한 여가 생활을 즐기는 동료들을 많이 본다. 회사에서 아침, 점심, 저녁을 모두 해결할 수 있어 편리하기도 하다.
주말에는 사택에 모여살다보니 관심사가 비슷한 몇몇이 모여 쉬는 날이면 제주 투어를 다닌다. 차 한대로 다닐 만큼의 인원들이 모여 다니며 저마다의 경험을 쌓는다. 이러한 경험은 휴일 다음날 회사 인트라넷을 통해 서로 공유하며 다음 행선지 결정에 도움을 준다.
장 대리는 “단점이라면 사택에 모여 살기때문에 서로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 있다는 점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아직까지는 나쁜점 보다는 좋은 점이 더 많은 듯 하다”고 말한다. jwki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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