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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진> 나를 꾸는 금강소나무… '영양 오지 여행' (영양=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지금 이 시기만큼 오지 여행에 좋은 계절은 없다. 경북 영양의 금강 소나무를 둘러보고 힐링할 시간을 가져보자. 사진은 출렁다리를 건너면 만날 수 있는 본신리 금강소나무 생태경영림. 2015.9.11 polpori@yna.co.kr |
(서울=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빽빽한 소나무 숲 속에 자리한 영양 검마산 자연휴양림.
깊고 깊은 숲 속에 있어 피톤 치드 가득한, 청량한 공기가 그만이다.
금강소나무가 자라는 고장 경북 영양.
호남지역 오지에 무주, 진안, 장수를 일컬어 '무진장'이라고 한다면 경북은 봉화, 영양, 청송이 오지 중의 오지로 손꼽힌다.
이쪽으로 발길을 돌린다면 분명, 힐링하고 돌아올 수 있다.
맑은 공기와 쭉쭉 뻗은 금강송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요일 저녁 밤늦은 시간 수도권에서 차 시동을 걸고 경북 영양까지 내달렸다.
길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경북의 최고 오지 영양까지 가는 길은 험하다.
왜 그렇게 먼 것일까.
내비게이션을 보고 한밤중에 깨달은 사실.
'영양은 그 험한 봉화를 거쳐서 갈 수밖에 없구나!'
'여행을 그렇게 다녔는데도 경북 영양을 이렇게 내가 우습게 봤다니'
휴양림에 예약해 뒀는데 이러다간 정말 늦어져 입장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질 위기.
다행히 차가 막히지 않아 아슬아슬하게 도착하고 보니 공기는 서늘하기 이를 데 없다.
오지 중의 오지에 밤 늦은 시간이었지만 아웃도어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침낭 사이에 들어가 자리를 잡자 서서히 온기가 퍼진다.
공기는 차고 생생하다. 가을 캠핑의 매력이다.
이런 꿀잠의 질은 도심에서 자는 것과 비교하면 몇배쯤 값어치가 있을까.
기개 있는 소나무 숲 사이에 자리잡은 영양 검마산자연휴앙림.
다음날 아침 일어나 샤워장에서 따스한 온수로 몸을 깨운 뒤 피톤치드 가득한 공기를 마시며 산책에 나서본다.
'어라 2년전 찾았을 땐 없었는데'
최근에 문을 열었다는 검마산 숲속 도서관이 눈에 띈다.
많지 않은 책이지만 휴양림을 찾은 어린 친구들의 독서열을 채우기엔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아이들이 책을 읽고 있는 그 도서관 내부에도 맑고 깊은 영양의 공기가 가득차 있어서인지 머리에 쏙 쏙 들어오는 법하다.
'이곳에서 수능시험 공부를 하면 효율이 엄청나지 않을까'
엉뚱한 상상을 하며 도서관 내부를 둘러본다.
이곳 저곳에 걸터앉고 자유스럽게 앉아 책을 읽는 아이들.
강원도 동해시에서 왔다는 김민서양은 "아빠랑 캠핑을 왔는데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정말 좋다"고 말한다.
휴양림에서 나와 울진 쪽으로 난 길에서 본 밭에선 배추 수확이 한창이다. 쌈용으로 배추 속만 딴다고 한다.
밭 주인 아주머니에게 동네에서 밥맛이 좋은 집을 물었다.
시골 여행에서 가장 큰 매력은 그 동네 향토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것.
동네 맛집이라고 해봤자 몇집 없는 시골 동네 음식점 가운데 아주 조금 더 깔끔하고 찬이 다양한 정도다.
'보글보글' 동네에서 직접 지은 농산물로 만든 된장찌개가 끓고 정성들인 소박한 반찬이 나온다.
이런 건강한 식단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은 시골 여행의 또다른 매력.
배불리 먹고 난 뒤 몇년전 보았던 영양의 금강소나무들이 그 자리에 잘 자라고 있는지 확인해 보고 싶었다.
산림청이 운영하는 본신리의 금강소나무 생태경영림은 소중한 산림자원인 금강소나무의 생태를 연구하고 그 가치를 사람들에게 전해주는 곳이다. 금강소나무와 일반 소나무를 비교해볼 수 있는 '금강소나무 전시실'이 있다.
언뜻 보면 비슷한 두께지만 금강소나무는 200년이 되어야 90년 된 일반 소나무와 같은 굵기가 된다. 그만큼 단단하고 알차다는 이야기다.
그러고 보니 좀 우스운 생각이 든다. 소나무가 잘 크고 있는지 궁금해서 들렀다니..
이 소나무는 내가 태어나기도 전인 200년전에 태어나 발 아래에서 사람들이 태어나고 자라고 결혼하고 죽고 하는 모든 것을 보면서 언제나처럼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는데.. '누가 누구 크는 모습을 보러 왔단 말인가'
쭉쭉 뻗은 금강소나무의 기개. 수백년이 되었을 이 금강소나무가 하늘을 향해 올라간 모습을 보니 왠지 고맙고 부럽기도 하고 도시에서 악악대거리고 살아왔던 자신이 더 보잘것없이 느껴진다. 어느덧 소나무에게 말을 건네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언제부터 높은 나무와 바위와 대화를 해 왔을까.
그리고 그런 대화를 잊어버리고 살아온 것은 또 얼마쯤 됐을까.
구름다리를 건너가거나 주변에 널려 있는 것이 모두 금강소나무다. 경상도 사투리로 '천지삐까리' 금강소나무다.
그렇게 귀한 금강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살고 있다.
물고기 먹이통에서 먹이를 꺼내 물에 던져보니 물고기들이 제법 몰려드는 모습이 이채롭다.
이곳에서 만난 숲해설가 이상철씨는 "여름에는 이곳에서 아이들과 물놀이도 하고 금강소나무에 대한 설명도 듣는다"고 한다.
이 가을 사람들이 많이 몰려드는 축제장도 좋지만 조용한 시골마을 여행을 다녀오는 것도 나쁘지 않다.
검마산 자연휴양림의 야영장 데크는 2인 기준 1만원 가량이다.
polpo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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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진> 나를 꾸는 금강소나무… '영양 오지 여행' (영양=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지금 이 시기만큼 오지 여행에 좋은 계절은 없다. 경북 영양의 금강 소나무를 둘러보고 힐링할 시간을 가져보자. 사진은 출렁다리를 건너면 만날 수 있는 본신리 금강소나무 생태경영림. 2015.9.11 polpori@yna.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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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지금 이 시기만큼 오지 여행에 좋은 계절은 없다. 경북 영양의 검마산자연휴양림 데크에 올라간 작은 백패킹용 텐트. 2015.9.11 polpori@yna.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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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지금 이 시기만큼 오지 여행에 좋은 계절은 없다. 경북 영양의 검마산자연휴양림에 들어선 작은 '숲속 도서관'. 2015.9.11 polpori@yna.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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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지금 이 시기만큼 오지 여행에 좋은 계절은 없다. 경북 영양의 고냉지 배추는 벌써 수확을 하고 있다. 2015.9.11 polpori@yna.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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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지금 이 시기만큼 오지 여행에 좋은 계절은 없다. 경북 영양의 금강 소나무를 둘러보고 힐링할 시간을 가져보자. 사진은 출렁다리를 건너면 만날 수 있는 본신리 금강소나무 생태경영림. 2015.9.11 polpori@yna.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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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진> 영양 오지의 밥상 (영양=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지금 이 시기만큼 오지 여행에 좋은 계절은 없다. 경북 영양의 작은 시골 밥집에서 만난 맛난 밥상. 2015.9.11 polpori@yna.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