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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인천·경기지역 교통카드 사업자인 이비카드가 카드사와 재계약을 앞두고 카드사에 정산수수료와 시스템 사용료를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이비카드 측이 원하는 조건에 카드사들이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거래 중단이 예상된다.
롯데그룹 계열의 이비카드는 버스나 지하철, 택시 등 대중교통 수단에 카드결제 단말기를 설치하고 교통카드 기능에 필요한 알리아스(alias)를 카드사에 팔아 수익을 올리는 회사이다. 이들은 경인 지역의 버스 2만5000대와 택시 5만여대, 인천메트로에 카드 단말기를 설치하고 카드사와 가맹점 계약을 맺고 있다. 아이비카드는 이비카드와 2012년 캐시비라는 브랜드로 통합됐다.
이비카드가 지역 시장을 독점해 다른 대안이 없는 카드사들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이미 후불교통카드 사업에서 손해를 보고 있는데 이비카드 측이 시장독점 지위를 이용해 ‘갑의 횡포’를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카드사들은 후불교통카드 결제액의 1.5%를 가맹점 수수료로 받고 있는데 이비카드 같은 교통카드 사업자는 결제액의 1.3~1.5%를 카드사로부터 정산수수료로 받는다. 사실상 카드사들이 후불교통카드에서 나오는 매출을 그대로 이비카드에 주고 있는 셈이다.
이밖에 카드사는 이비카드에 카드 1장당 500~700원에 달하는 시스템사용료, 교통카드 코드인 알리아스 구매비용 200~400원을 내는데 계산해보면 수수료로 받은 금액을 거의 다 정산수수료로 내주고 손해를 보고 있다.
이비카드 측은 3년 전 단말기 설치비용이나 유지보수 관리 등에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다며 사용료 인상 등을 요구했지만 시민들의 반발에 부딪쳤다. 이비카드는 지난주 카드업계와 만나 수수료 등을 올리자고 제안하고 요구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알리아스 배분을 중단하겠다는 뜻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몇 년 전에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는데 재계약 기간이 다가오니 또 같은 요구를 한다”며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시민들의 불편을 볼모삼아 교통카드 신규발급을 중단하겠다는 것은 명백한 ‘갑의 횡포’”라고 비판했다.
특히 카드사들은 도미노처럼 후불교통카드 수수료 인상이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국내 교통카드사업자는 권역별로 대중교통 가맹점을 독점하고 있는데 한국스마트카드(티머니)가 서울, 이비카드가 인천 경기, 마이비가 부산 경남지역을 독점 운영 중이다. 이비카드의 제안이 받아들여진다면 다른 권역별 교통카드 사업자들도 같은 요구를 할 것으로 보여 카드업계는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창명 기자 charming@mt.co.kr, 기성훈 기자 ki03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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