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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방산비리 법정다툼 본격화…"억울하다" Vs. "입증 자신"

이데일리 박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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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방산비리 법정다툼 본격화…"억울하다" Vs. "입증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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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 "사기칠 지위 아니었다"
이규태 회장 "중개상일뿐…하벨산과 SK C&C 계약"
[이데일리 박형수 전재욱 기자] 이규태(65) 일광공영 회장이 주도한 공군 전자전훈련장비(EWTS) 납품비리 사건에 대한 법정 공방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 회장은 비롯해 강모 일광공영 부회장,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 윤모 전 SK C&C 전무 등 주요 관련자가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과 치열한 법정 공방을 예고했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재판장 이동근)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정 사장과 윤 전 전무 측은 “SK C&C는 계약서 상 하벨산사(社)의 하도급업체에 불과해 방위사업청을 상대로 사기를 칠 지위에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 사장의 변호인은 “정보통신(IT)산업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SK C&C의 공공-금융사업부문장으로 임명됐다”며 “전임자로부터 EWTS 사업에 대한 인수인계도 받지 못해 실무자 의견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 회장 측도 “무기 중개상으로 거래를 중계했을 뿐 계약 당사자가 아니다”며 “하벨산과 SK C&C 간 계약에서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2009년 4월부터 2012년 7월 사이 하벨산사의 EWTS 국내 납품을 중개하며 방사청에서 연구·개발비 1100억여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정 사장 등은 이 회장의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피고인들은 서로 모르는 일이며 계약을 책임질 위치에 있지 않았다며 서로 책임을 돌리는 모양새다.

반면 검찰은 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다. 검찰은 이 회장이 2009년 터키 방산업체 하벨산이 EWTS 신규 기술을 개발하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알면서도 방위사업청을 속인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사장에 대해서도 SK C&C 공공-금융사업부문장으로 재직 중이던 2009년 4월부터 2012년 7월까지 EWTS 주요 구성부품인 통제 및 주전산장비(C2) 소프트웨어를 실제로 개발하지 않고도 마치 개발한 것처럼 방사청을 속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이 회장을 먼저 기소한 뒤 혐의가 밝혀지는 대로 관련자를 차례로 기소했다. 재판부가 EWTS 사건을 병합해 심리하기로 함에 따라 이 회장과 강모 부회장, 정 사장, 윤 전 전무에 대한 법원의 유무죄 판단은 한날한시에 내려질 전망이다. 정부는 형사소송과 별도로 이 회장을 상대로 사기피해액 환수 소송 및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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