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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56년 역사 뒤로하고 신축 아스토리아호텔 이경수 대표 | 남산과 어우러진 아스토리아 기대하세요

매경이코노미 명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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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56년 역사 뒤로하고 신축 아스토리아호텔 이경수 대표 | 남산과 어우러진 아스토리아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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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생/ 연세대 경제학과/ 일경물산/ 아스토리아호텔 대표(현)

1970년생/ 연세대 경제학과/ 일경물산/ 아스토리아호텔 대표(현)


서울 충무로역에서 남산1호터널 쪽으로 100여m 걸어가다 보면 7층짜리 아담한 연녹색 호텔이 눈에 들어온다. 1959년 설립돼 반세기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아스토리아호텔이다. 국내 최장수급인 아스토리아호텔이 56년 역사를 뒤로하고 신축 공사에 들어간다. 이경수 아스토리아호텔 대표(45)는 ‘제3의 창업’이라는 표현을 썼다.

“1959년 할아버지께서 설립한 이후 3대째 가업을 잇고 있습니다. 6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호텔은 우리나라에서도 손꼽아요. 그간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줄곧 성장해왔다는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제가 호텔에 참여한 이후 로비에 ‘Since 1959’라는 문구를 넣은 이유기도 하고요.”

이 대표는 “건물을 완전히 허물고 새로 짓는다는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았다”며 “지금 호텔을 정비하지 않으면 미래도 없다고 판단했는데 아직도 두려움 반 기대 반의 심정”이라고 했다. 행정절차가 남아 있지만 계획대로라면 8월 시공에 들어가 2018년 15층 높이로 완공된다.

“몇몇 특급호텔을 제외하면 남산과 가장 맞닿아 있는 호텔입니다. 그래서 남산을 바라보며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했어요. 꼭대기 층에는 전망 좋은 수영장과 레스토랑을 만들 계획입니다. 객실로 만들어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어요. 하지만 휴식공간이 풍부한 호텔이라는 이미지를 심고 싶어요.”

아버지 도움받기 싫어 아르바이트 현장일부터 배워

이 대표는 가업을 물려받은 3세다. 그렇다고 부잣집 아들로 편하게 살았을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연세대를 졸업한 후 캐나다 밴쿠버로 유학을 떠났던 그는 아버지 도움이 싫어 각종 허드레 아르바이트부터 시작했다. 피자 배달, 레스토랑 서빙, 고깃집 숯불 아르바이트까지 다 해봤다. “젊어서 고생 안 하면 나중에 더 고생한다”는 생각에서다.

“밴쿠버는 오후 4시만 되면 어두워지고 비도 많이 와요. 저는 아예 우비를 뒤집어쓰고 물안경을 착용한 채 휴대용 전등으로 주소를 확인하며 배달 시간을 지켰어요. 덕분에 시간도 절약하고 빠른 배달로 팁도 많이 받았습니다. 고객을 생각하는 마음이 이때부터 생긴 것 같습니다.”


경제와 호텔, 관광을 공부한 그의 첫 직장은 아스토리아가 아닌 무역회사였다. 이 대표는 “국내에 잘 알려진 수입 브랜드를 마케팅하며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실감했다”고 했다. 다양한 공부와 현장 경험을 한 이후 2006년 아스토리아호텔에 들어왔고 처음 내건 화두가 ‘손길 경영’이었다.

“먼저 손을 뻗어 현장을 누비고 진심으로 다가가면 고객도 마음을 열더라고요. 영업 책임을 맡은 이후 봉사료를 과감하게 없앴어요. 호텔이라고 무조건 봉사료를 받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죠. 매출이 줄어든다며 반대가 많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매출을 다 회복했어요.”

이 대표는 “호텔을 신축하더라도 반세기 전통이 잘 묻어나도록 만들겠다”며 “향후 100년이 아닌 1000년을 이어갈 수 있는 호텔이 꿈”이라고 덧붙였다.


[명순영 기자 msy@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811호 (2015.06.10~06.1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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