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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물' 보수율, 업계 반발에도 공무원연금 모르쇠

머니투데이 김평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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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물' 보수율, 업계 반발에도 공무원연금 모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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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주식 운용 보수율, 국민연금 10bp 올렸지만 공무원연금 조정 없어]

터무니없이 낮은 국내 주식 운용수수료에 대한 운용사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국민연금은 최근 운용사 선정 과정에서 보수율을 10bp 상향조정했다. 이를 두고 자산운용업계에선 보수율 인상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공무원연금이 국내주식 운용수수료 보수한도를 30bp(1bp=0.01%) 수준인 현행대로 유지키로 하면서 업계에선 실망감이 역력하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공무원연금은 올 하반기부터 국내 주식 위탁운용을 맡을 업체 11곳(자산운용사 7곳, 투자자문사 4곳)을 선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8일 제안서 및 관련서류 접수를 마감했고 오는 29일 구술심사 대상기관을 통보할 예정이다.

공무원연금은 공모에 지원한 운용사들에게 종전과 같은 30bp의 보수한도를 제시했다. 공무원연금 관계자는 “보수율 상향에 대해 아직 검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급 보수율이 너무 높다는 감사원의 지적으로 하향 조정했던 보수율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각 운용사들은 이를 기준으로 각각 30bp 이하의 운용보수율을 공무원연금에 제시하게 된다. 운용보수율은 위탁운용사 선정기준에 포함되기 때문에 낮은 보수율을 제시할수록 유리하다.

자산운용업계는 당혹스런 눈치다. 최근 운용보수율을 약 10bp 올리기로 한 국민연금의 결정이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 등 다른 연기금의 보수율 상향 결정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이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달 2015년 상반기 배당주형 국내주식 위탁운용사 6개사를 선정하면서 이전보다 약 10bp 높은 30bp 수준의 보수율을 약정했다. 해외주식 운용 보수율과의 형평성을 고려한 조정이라는 분석이다.

이전까지 국민연금이 해외주식 위탁운용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는 연간 44bp로 국내주식 위탁운용 수수료(21bp)의 두 배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해 말 국민연금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0~2013년 해외주식 위탁운용사에 지급한 수수료는 3552억원에 달했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외국계 운용사가 차지하는 해외주식 부문과 국내 운용사 위주의 국내주식 부문에 대한 보수율이 2배 이상 차이난다는 점이 문제”라며 “형평성 차원에서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아울러 연기금·공제회의 수수료 후려치기와 운용사들 간 무모한 수수료 인하 경쟁으로 수수료가 지금 수준까지 낮아졌다”며 “운용 서비스의 품질을 회복하기 위해선 보수율 상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평화 기자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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