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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선 사퇴 후폭풍…공무원 연금개혁 갈수록 꼬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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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선 사퇴 후폭풍…공무원 연금개혁 갈수록 꼬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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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후속 협상카드 마련 부심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의 전격 사퇴로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가 더 꼬이는 형국이다. 여당은 19일 무덤덤한 표정이지만 야당은 발끈했다. 조 수석 사퇴는 박근혜 대통령의 메시지가 담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탓이다. 다만 여야가 물밑 협상을 이어가기로 해 5월 임시국회에서 예정된 오는 28일 마지막 본회의에서 개혁안이 처리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위쪽 사진 왼쪽)와 이군현 사무총장,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아래쪽 사진 왼쪽)와 강기정 정책위의장이 19일 국회에서 각각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얼굴을 맞대고 얘기하고 있다.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청와대 조윤선 전 정무수석 사퇴와 공무원연금 개혁안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이재문 기자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위쪽 사진 왼쪽)와 이군현 사무총장,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아래쪽 사진 왼쪽)와 강기정 정책위의장이 19일 국회에서 각각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얼굴을 맞대고 얘기하고 있다.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청와대 조윤선 전 정무수석 사퇴와 공무원연금 개혁안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이재문 기자


◆“청와대의 국회 협박” 격앙된 야당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선두에서 청와대를 공격했다. 그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조 전 수석이 사의를 표했다지만 사실상 경질”이라며 “이는 사회적 합의에 대한 도발이고, 청와대가 국회를 협박하고 사회적 대타협을 깨려는 의도가 숨어있는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을 (그대로) 두고 새누리당도 ‘책임이 없다’고 말하는 정무수석을 자른 것은 국회로선 협박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도 “청와대가 협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문재인 대표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 분권단체 연석회의’에 참석해 “야당의 어려운 처지로 독선과 독주를 계속해도 괜찮을 것이라 오판하면 착각”이라고 거들었다.

야당이 이처럼 강력 반발하는 것은 지난 5월2일 ‘공무원연금 개혁과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로 인상’이라는 사회적 합의에 대한 청와대의 불만이 당·청 조율을 맡았던 조 수석 교체로 드러났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럼에도 5월 국회에서조차 개혁안 처리가 무산될 경우 그 역풍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고민도 많다. 이 원내대표가 이날 오후 비공개로 열린 당 고위전략회의 후 기초연금 연계안에 대해 “안 하기로 했다”며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로 인상을) 명기하는 것과 같은 내용을 관철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밝힌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가 19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열린 한국·인도 장애인 파트너십 공동선언 행사에 앞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환담이 취소되자 승용차에 올라 호텔을 떠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행사장 옆 VIP룸에서 환담을 위해 30여분간 기다렸다. 국회사진기자단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가 19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열린 한국·인도 장애인 파트너십 공동선언 행사에 앞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환담이 취소되자 승용차에 올라 호텔을 떠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행사장 옆 VIP룸에서 환담을 위해 30여분간 기다렸다. 국회사진기자단


◆무덤덤한 여당… 일각에선 불만도


새누리당은 조 전 수석의 사퇴에 대한 정치적 의미 부여에 거리를 두며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심하는 분위기였다. 김무성 대표는 당내 의원연구모임 ‘통일교실’에 참석한 뒤 조 전 수석 사퇴와 관련해 “그게 현실적으로 압박이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김 대표는 “나도 들은 바가 있는데, 경질이 아니다”며 “언론에서 경질로 몰고 가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 어려운 과정을 거쳐 최초로 국민대타협기구에서 전원 합의를 본 (개혁)안이지 않으냐. 어떤 형태로든 국회에서 빨리 통과시켜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야당 내에서 의견이 조율되면 우리 새누리당은 언제든 협상에 나서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피력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청와대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즉 조 수석의 사퇴가 결과적으로 새누리당의 협상 입지를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김성태 의원은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공무원연금 개혁 협상은 청와대가 사실상 책임자였고 복지수석이 있는데 정무수석이 나섰다”며 “새누리당보다 정부가 더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어야 할 문제인데, 여건이 되지 못해 작년 7월부터 김 대표가 총대를 멨다”고 쓴소리를 했다.

◆여야 협상 재개··· 정부 조속처리 촉구

여야는 5·2 합의안 준수 방식을 놓고 다른 해석을 하고 있지만, 물밑에선 접점을 모색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당장 공무원연금개혁특위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과 새정치연합 강기정 정책위의장이 20일 다시 만난다. 조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내일 마무리를 짓고 각 당 추인을 거쳐야 28일 본회의에서 개혁안을 처리할 수 있다”며 “야당에 제시할 공적연금 강화 관련 문구도 여러 가지 마련해 둔 상태”라고 밝혔다.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5월 국회에서 공무원연금 개혁법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대국회 활동에 총력을 다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근면 인사혁신처장도 “28일 본회의에선 처리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용출·김달중 기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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