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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일본을 위해 아베 총리의 잘못을 바로 잡아야"...위안부 피해 할머니, 일본에서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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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일본을 위해 아베 총리의 잘못을 바로 잡아야"...위안부 피해 할머니, 일본에서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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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직 해방이 안 됐습니다. 일본 정부는 자기들이 한 짓이 아니다, 민간인이, 개인이 했다고 하니 답답합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89)는 23일 오후 일본 도쿄(東京)도 지요다(千代田)구의 참의원 의원회관에서 15살 때 끌려가 중국 광둥(廣東)성, 홍콩,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에서 군위안부 생활을 했던 경험을 증언한 뒤 이렇게 말했다.

일본의 시민단체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전국행동’과 ‘일본의 전쟁 책임자료센터’가 군위안부 문제의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안하기 위해 마련한 심포지엄에서 김 할머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우리가 죽기 전에 우리들의 일을 하루빨리 해결지어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일본의 국회의원, 시민단체 관계자 등 300여명이 참가했다.

김 할머니는 이날 자신의 비극은 전쟁에서 비롯됐다면서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로 가고 있는 아베 총리의 행보를 비판하기도 했다.

김 할머니는 “(일본 정부에)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지만, 하늘 아래 자식하나 없는 외로운 늙은이들이 돈이 탐나서 배상을 하라고 하겠느냐”며 “만약 돈을 받으면 우리처럼 뼈아프게 산 사람들에게 나눠주라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할머니는 미국 정부 요인들이 아베 총리의 미국 방문(26일)을 앞두고 아베 총리의 역사인식을 용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 “친한 친구일수록 친구가 나쁘게 한 것은 두둔하지 말고 바로 잡으라고 가르쳐 줘야 한다”고 말했다.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는 이날 심포지엄에서 “전후 70주년인 2015년, 피해자에게 안식과 평화를 주는 길은 일본 정부, 아베 총리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 주최측은 ‘군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사실을 인정할 것’, ‘명확하고 공식적인 방식으로 사죄할 것’, ‘사죄의 증거로서 피해자에 대해 배상할 것’ 등 한일 시민단체가 공동으로 마련한 문제 해결책을 다시 제안했다. 이런 제언은 지난해 5월 31일부터 6월 3일까지 도쿄에서 열린 ‘제12회 일본군 위안부 문제 아시아연대회의’에서 마련된 것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힘을 써온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도쿄대 명예교수는 이날 “가장 중요한 것은 사죄의 증표로서 일본 정부가 배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윤희일 특파원 yhi@kyunghyang.com>